글쓰기, 투자, 등산 ✔ 클리어
소싯적 늘 새해 계획 세우고, (음력) 설에 반성을 담아 다시 새출발했다가, 연말이면 지키지 못한 결심을 뒤로하고 다음 해를 기약했습니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나,' '계획 나열하는 건 좀 촌스럽지?!'라는 무의식도 한몫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다 몇 년 전, 다시 새해 계획을 쓰기 시작했어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달리기를 시작했고, 독일 자영업자 지원금으로 첫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게 계기 같아요. 즉, 달리기와 투자에 눈 뜬 해를 알차게 보내며 '계획인(人)'으로 거듭난 겁니다.
A4 용지에 인쇄해 차곡차곡 모아둔 새해 계획을 살펴보니... 유주얼 서스펙트 투성입니다. 독일어 공부, 글쓰기, 운동, 노동 & 금융 소득 올리기 등 매년 내용이 비슷한 게 말이죠. 늘 간절히 원하지만, 매년 어려움을 겪는 것들입니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독일어 공부"가 아닌 "매일 아침 짧은 DW 뉴스 듣고 내 입말에 맞게 한 줄 요약해 녹음하기"라고 해둬도 못 지키긴 마찬가지네요.
그래도 어김없이 연말이면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목록에서 최소 한 가지는 '완료'하거나 '거의 완료'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꾸준히 글을 썼고 달렸고 투자 배당금/분배금 고정액을 늘렸고, 딸과 알프스를 올랐습니다. 세웠던 계획 중 반타작은 한 셈이니, 이번에도 부푼 맘으로 계획을 세웁니다. 내 가치관, 우선순위는 크게 바뀌지 않아서 내년 계획도 올해 것을 재활용, 업사이클링하면 충분합니다.
새것을 쓰기 전, 올해 세운 7가지 결심 중 지킨 4가지를 돌아봅니다.
- 글쓰기
온라인 글쓰기 모임 덕분에 방학 제외한 매주 일요일 글을 올리고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오마이 뉴스 기고도 시작했습니다. 꾸준한 나에게 칭찬을 쏟아붓습니다.
- 가족과 자연
딸과 함께 알프스 등반 또는 산티아고 성지순례를 하고 싶었습니다. 내 계획에 타인이 연루되면 "설득"부터 장애물이죠. 성지순례 설득은 실패, 등산은 승낙받아서 화창한 6월, 독일 알프스를 올랐습니다. 종교 전파하는 마음이 이런 걸까요. 내가 좋아하는 활동의 희열을 딸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순수한 바람! 달리기, 음악감상 취미 전도에는 실패했지만, 등산은 성공했습니다.
- 인간 관계: 화해
재작년, 내게 매우 소중한 사람과 크게 갈등해서 연이 끊어질 뻔했습니다. 가슴을 짓누른다는 게 어떤 일인지 겪게 됐죠. 명랑한 일상을 살다가도 그 일을 생각하면 순식간에 슬픔이 몰려왔어요. 용기를 내서 화해해 보기로 결심했고, 실천했습니다. 내가 넘은 선, 내가 허문 신뢰를 재건하기 위해 온 마음을 다했습니다. 아직은 매우 조심스럽지만... 서로의 고통은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인생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싶습니다.
- 돈: 투자금 늘리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내가 하던 종류의 번역으로 생계유지가 안 되는 시점이 올 하반기에 온 것 같아요. 기계 번역 가성비가 훨씬 좋으니까요. 검토 위주 '포스트 에디팅' 일감이 늘고, 목돈 받는 큰 프로젝트 대신 자잘한 자투리 번역, 감수가 늘었습니다. 대신 책 읽고, 모임하고, 주식 공부할 시간이 늘었습니다. 노동에서 밀려나 금융 소득에 의탁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과 독일 주식 플랫폼에서 배당금, 분배금 높은 지수 투자로 의미 있는 고정 수입을 "일단은" 내기 시작했습니다. 경제, 증시, 환율은 언제 어떻게 파국이 닥칠지 모르죠. 위험을 늘 안고, 위기관리 연습을 해둡니다. 현재 80% 한국 경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잘 나가야 나도 잘 살기 때문에, 투표와 정당 활동도 열심히 합니다.
이제 올해 성찰을 기반으로 내년을 계획해 봅니다.
- 전라도 여행
광주, 군산, 목포를 꼼꼼히 둘러보고, 지리산, 해남도 보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연고가 있는 경상도, 여름에 가기 좋은 강원도, 본가인 수도권에 머물렀는데, 내년에는 전라도에 경의를 표하고 오고 싶습니다. 그럼 찐 한국인이 될 것 같습니다.
- 달리기 루틴 유지
연간 대회 3번 참가(대회 2개 신청 완료함), 매주 2회 달리기(주중 4~5km, 주말 6~7km)
- 글쓰기
주 1회 모임 글쓰기
문학상 최소 2회 투고
오마이 뉴스 발행 글 최소 2편
- 좋은 사람들로 주변 채우기, 가족 사랑
벌써 왜 이리 흐뭇한 걸까요 ♥️♥️♥️
(사진: Unsplash의BoliviaIntelige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