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예기치 않게 스포일러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은 그 사람의 본모습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어떤 음식을 사거나 만들어서 어디서 어떻게 혼밥을 하시나요?
호르헤 추기경이 킁킁 냄새 맡던 오레가노가 어느새 라칭거 교황의 손에 들려있는 걸 보니, 그들이 주고받은 가시 돋친 말만으로는 관계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하나 봅니다. 더 이상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이 되고 싶지 않다던 호르헤 추기경은 교황이 꺼트린 초의 연기가 하늘을 향하지 않았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깊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은 가르침을 받고도 저마다의 믿음으로 신의 의도를 해석하는 인간은 완벽하지 않아서 아름답다고 여겨집니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과연 맞는 길인지 의심 속에 살아가는 자만이 신과 가깝다고 저는 믿습니다. 자기 의심 없이 확신에만 가득 찬 인간은 악을 닮아있습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걸 하나부터 열까지 동의할 수 없지만 벽이 아닌 다리를 짓길 희망하는 사람을 응원하거나, 같이 마셔도 환타는 맛있다는 걸 라칭거 교황은 알아갑니다. 그렇게 각자의 소명에 대한 여정이 시작되고 연기는 다시, 하늘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