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란 Jun 29. 2024

비에이투어는 성수기에 가는 거다

비수기에 내가 가봐서 아는데 가려면 가보던가~

한국에서 미리 결제를 하고 온 비에이 투어날이 되었다. 집결지는 스지키노역 인근에서 투어 버스를 만나 이동하게 된다. 삿포로에서 스즈키노 까지 빠른걸음으로 이동하면서 아침풍경을 바라보는것도 쏠쏠했다. 아침 냄새와 아침색깔은 정오의 시간보다 더 깨끗한 느낌이고 그게 나의 코를 시원하게 뚫어주었다.

일본은 미세먼지가 별로 없다고 한다. 섬이라서 그런가, 그런데 훗카이도는 더 깨끗한거 같았다. 숨쉬는 공기가 편하니 비염인으로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투어버스 결시간은 8시 30분

사전에 차 넘버라던지 누가 나오게 된다던지의 공지 따윈 없다. 그냥 정시에 시간 맞춰 장소에 도착하면 한국 가이드가 한국인들을 기가 막히게 알아보고 차에 태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 근처에 있는 버스마다 한국말로 이 버스가 투어버스인가요? 구글링 해서 일본어로 한번 한국어로 한번 냅다 던지기를 시전 했다. 그렇게 세네 번 묻고 나니 정해준 장소보다 10미터 정도 비껴간 곳에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저렇게 심하게 얼굴을 가린다면 한국인으로 한 번쯤 의심해 볼 법해서 근처에 어슬렁 거렸더니 투어 오신 거냐며 이름확인하고 버스로 안내해 주었다.


출발 시간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여행자들이 타는 버스다 보니 2명의 인원이 도착하지 않았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어 그냥 출발하겠습니다~ 하고 출발해 버렸다.

생각보다 홀로 여행 온 사람이 많았다 40인승 정도 되는 버스에 36명가량 탑승했고 적어도 8명은 홀로 온 여행객이었다.

가이드 말로는 투어진행할 때마다 분위기가 다르다고 하는데 나중에 후기를 보면 가족 같고 통통 튀고 나중에 투어에서 만난 분들끼리 저녁도 먹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추억을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시기 바란다.


비에이 지역은 아이폰배경화면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유명사진작가가 비에이지역에 정착해 이곳이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막상 오면 자연밖에 없는 시골마을이다.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와 비슷하다고 한다. 땅에서 나는 농산물 감자 같은 게 잘 자라는 곳이라고 한다. 또 우유가 유명한데 오면 시그니처우유(한 병에 1만 5천 원)를 한번 사서 먹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라고 가이드가 알려주었다. 물론 나는 알뜰여행자였으므로 우유는 처다도 보지 않았다.


삿포로에서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1시간가량을 달리게 된다. 고속도로 진입 전에 편의점에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 화장실이 있다. 음료나 간단한 간식은 허용하되 고속도로를 타면 화장실이 없으니 커피, 우유(흘릴까 봐) 금지령이 떨어졌다. 간단한 간식을 구매해서 요기해도 좋다고 했다. 아침을 먹지 않았다면 필요했을 텐데 든든히 아침을 챙겨 먹고 왔기 때문에 나는 물 한 병만 샀다. 이렇게 화장실을 갈 수 없다고 반복해서 말하니 없는 것도 짜내어 보내고(?) 버스로 올라탔다.


처음 방문한 곳은 와인 양조장인데 쇼핑하는 곳이었다. 와인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는 짧은 쇼핑코스다. 빠르게 훑고 가는 곳인데 투어 안에서 기념품을 구매할수 있는곳이 별로 없다보니 추가 된 곳인것 같았다. 와인가게가 독채로 있다. 시작하기 전에 살짝 와인으로 예열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와인도 맛있었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카페다. 딸기에 초콜릿이 발려있는 과자와 케이크가 유명하다고 한다. 시간을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여름에는 포도밭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뷰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디저트들이 예쁘게 포장되어있는데 가격도 비싸지않고 눈으로 보는 색감의 즐거움도 있다. 카페가 통유리창으로 되어있어 탁 트인 뷰가 인상적이다.


내가 갔을 때는 밭이 갈려 있어 아주 돌멩이 하나 없이 매끈한 모습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언젠가 포도가 열리고 나뭇잎이 열리겠지. 사막 아니고요. 포도밭이에요..

날씨도 좋았고 풍경도 펼쳐져있지만 포도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정규코스에 들어갔다 팜도미타 홋카이도에서 사진촬영지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곳이라고 한다. 기대되는곳이기도 했다. 규모가 아주 크지 않지만 적당한 크기 안에서  정원이 있는 곳이다. 언덕에 깔린 라벤더와 여러 꽃이 향기롭게 공기를 채운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볼 수없었다.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유명해서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라고 하셨는데 투어시간이 길어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왔더니 배가 불러서 먹을 수 없었다.

나는 홋카이도 최고의 사진촬영지에서 전성기를 담은 이곳의 사진엽서만 보다가 왔다. 원래는 이런 곳 아니고요. 제가 비수기에 왔더니 이렇더라고요. 비에이 투어는 자연관람이 많아 사실 비수기에는 볼게 없다라는것을 알고있었으나 돈을 쓰고 확신할수있게되어었다.

라벤더야 어디갔니 팜도미타


두 번째 도착지는 세븐스타의 나무. 세븐스타담배패키지이미지로 사용된 것을 계기로 유명해진 장소다. 비에이언덕풍경을 360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라고 한다.

원래 푸릇푸릇한 나무가 있어야 하는 곳인데 춥디 추운 앙상한 나뭇가지가 있었다.

여러분 혹시 몰라서 사진저작권이 있을까 봐 퍼오지는 못했는데 이게 바로 제가 본 세븐스타 나무입니다.

비에이지연은 언덕들과 나무들의 스토리가 몇개 있었다. 이거말고 가족나무(?)라고 세그루 나무가 있는 모습도 버스로 이동하면서 보았는데 눈으로 봤을때는 별게 없다 생각이 되었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의미있게 느껴졌다. 역시 마케팅이 중요하다.


눈꽃이나 나뭇잎이 있었다면 예뻣겠지?



세 번째 도착지는 탁신관

탁신관은 사진갤러리인데. 유명 일본풍경사진작가 마에다 신조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다채로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비에이를 널리 알린 인물로 그의 작픔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때마침 비수기라고 탁신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가서 문을 닫았고요. 옆에 있는 자작나무길을 걸을 수 있었는데 그마저 눈이 녹으면서 흙탕물이 되어 미끄럽고 신발이 전부 진흙투성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 하얀색 나뭇가지 이쁘죠?

비수기의 비에이 탁신관. 관광지와 맛집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다


사계채의 언덕

6-7월에 오면 예쁘다고 합니다

이제 무럭무럭 자라날 예정인 사계채의 언덕


도착지는 청의 호수

시로가네 아오이이케 라고도 하는데 인공호수로 자연재해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아름다운 색깔덕분에 관광명소가 되어었다.

 아름다운 파란 연못으로 유명하다.애플맥북의 바탕화면 및 아이폰 이미지로 선정되어 몽환적인 호수 사진 한장으로 화제가 된 곳이다.

 물의 성분이 빛과 만나서 물이 푸르게 보인다는 멋진 광경이 있는 청의 호수지만 물이 다 얼어버렸어요.

구석구석 찾다 보면 파란 물 보이긴 하는데 긴가민가 싶긴 한다 파랗긴 하니까 신기하긴 하죠?


꽁꽁 얼어버린 청의 호수 진흙밭이라 위험하기도 했다



흰 수염폭포

자연이 만든 경의로운 신비의 폭포로 시로가네 온천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마치 하얀수염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지하수가 암젹에 갈라진 틈에서 흘러내리는 참류 폭포로 일본에서 드문 형태의 폭포이다. 한겨울에도 지하수는 얼지않아 수증기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수빙현상을 만들어낸다. 지하수의 알루미늄이 섞인물로 비에이강과 만나면서 코발트블루 빛으로 변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확실히 사람이 없어서 인증숏 찍기는 좋은 것 같은데 수염폭포는 재대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의미를 몰랐다면 어떻게 보는것인지 아리송했을것이다. 멀리 떨어져있어 감동이 떨어진다.  


투어의 완성도를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지만 나는 맥주박물관에서 배운 게 있다. 처음 간 곳이 너무 완벽하면 내가 앞으로 경험할 투어는 불만족 투성이 일 것이라는 거다.

비에이투어의 실패를 통해(그러나 아주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 가이드님을 통해 정보는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투어를 통해 앞으로 떠날 투어들에 대해 만족할 수 있게 되었다.

비수기 투어 이 이후에 행복을 위해 투자해보고 싶으시다면 적극 추천하고요.

자연을 봐야 하는 콘셉트의 투어이기 때문에 솔직히 말한다면 성수기가 아니라면 볼 것이 아무것도 없답니다. 흐엉 ㅠㅠ

여러분들은 부디 저처럼 실패하지 않으시길 바라요



이전 10화 JR타워는 무조건 가세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