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봄

일일시호일

by 관지


다도에 관한 일본영화다.

한번 보고 난 후에

귀담아 들어야 할 것들이 있어

다음날 한번 더 봤다.



내용은 단순하다.

스무 살 여대생이 별 관심이나 의지도 없이 다도에 입문하고

거기 세월과 더불어 천천히 스며드는 과정과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해 주는 다도선생을 통해 드러나는

다도의 생태와 모습들.


그냥 좋았다.

그리고 그 대사들이 곱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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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건 가벼운 둣

가벼운 건 무거운 듯...."


"차는 형식이 먼저예요

처음에 형태를 잡고 거기에 마음을 담는 거죠."


"형식만 따르면 형식주의잖아요

뭔가 의미가 있는 건가요?"


"머리로 생각하니 그런 생각이 들겠죠.

머리로 따지면 안 돼요

배우기보다 익숙해져야죠

반복이 중요해요

하다 보면 손이 절로 움직여요"


어느 날 주인공은 " 마치 조종당하듯 손이 움직이는 순간"을 경험하고

머리로 외우고 계산하는 세계에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세상에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그게 이상하게 기분 좋다."

"어라? 손이 저절로 물통으로 갔어요."

"손이 아는 거예요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손을 믿어요."


그리고 어느 날은 미세한 소리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더운물과 찬물의 소리의 차이

더운물은 뭉근하고

찬물은 경쾌한 소리....



"걱정이라 여기지 않는 자는 지혜롭다."


"똑같은 날은 오지 않아요.

생애 단 한 번이라 생각하고 임해주세요."


사실 다도는 차를 마시는 격식이 아니라

차를 매개로 하는 마음공부이고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 손을 모으듯 몸으로 모아들여

삶과 우리를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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