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관지시편

겨울 아침에

by 관지


너는 잘 있느냐

눈 내리고 바람 에이는 이 겨울 아침에

그래, 너는 잘 있느냐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물기어린 손을 닦으며

내 마음은 너에게로 간다


지나버린 날들이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오고

바람이 멎고 눈발은 고요해진다


이렇게 뒤돌아보는 이 시간이

우리에게 허락된 인연의 전부라 해도

이제는 아쉬워하지 않고 감사하리니


사랑은 보이지 않을 때도

그 숨을 멈추지 않기 때문


겨울의 땅 밑으로 흐르는

생명의 기운을 우리 안다면

이 침묵의 시간도 사실은 사랑인 것을


너는 잘 있느냐

이른 아침 창가에 서서

내 마음이 잠시 너에게로 간다


note....

허공에 흩날리는 눈을 보니

마치 봉인된 그리움이 가슴을 풀어헤치고

날아다니는 것 같다.


눈이 오는 날은

누구든 그리워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듯...


그러나 사실, 그때 네가 누구였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 곁에는

여러 모양의 '너는'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바람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