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작은 기쁨들을 떠올려 봅니다
세상에 노력하지 않고도 거저 얻을 수 있는 게 몇 가지나 될까요?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는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수많은 글에서 언급된 걸 봤고, 그렇게 제게 도착한 작품입니다.
영화가 제게 자연스럽게 왔듯
모든 요소를 다 챙긴 분석보단
개인적 느낌 위주의 영화 감상평이 저절로 나왔어요.
영화 <퍼펙트 데이즈>
시작한 지 10분이 넘어서야
주인공 히라야마의 첫 대사가 나올 만큼
조용이 길다.
청소부 히라야마는
기분 상할 법한 상황에선 대부분 침묵하나
자신이 포착한 즐거움 안에선 꼭
얼굴 근육을 미세하게 움직여 반응한다.
- 일하다 잠깐 본 나무, 흔들림
- 화분, 소중히 하는 마음
- 곧 더러워질 일도 자신을 대하듯 최선히
- 일에 진심인 사람이 듣는 "그렇게까지"
- 누군가 취향을 알아줄 때의 자족
- 모르는 이와 시차를 두고 하는 빙고
- 남몰래 하는 친절 등
안으로 퍼지는 작은 기쁨들이, 연이어 나온다.
(* '최선히'는 비문을 만들지만 운율상 유지합니다)
차에서, 목욕탕에서
커지는 표정과 감정에선
별 거 없는 루틴한 일상에도
행복이 도처에 깔려 있다는 메시지가
확신으로 읽힌다.
화면 밖에 서서
주인공을 초라하거나 남루한 인생으로
담을 생각이 전혀 없는 감독도
여지없이 눈에 들어온다.
일상이 반복돼 나오기에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그 한 번으로 인상을 남긴다.
'작은 기쁨들을 사랑하라고'
영화에서 유독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자주 등장한다.
주인공의 '작은 기쁨'이자 '잦은 기쁨'이기에 그렇다.
나에게도 자주 올려다보는 나무가 있다.
그 나무는 겨우내 앙상했지만
따뜻해진 햇살이 바람마저 데우는 날이면
연두잎이 가지 사이 사이를 채울 것이다.
푸르름으로 차오를 것이다.
그 나무의 머릿결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자연보다 앞서 눈에 그려본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끝인상은 '봄을 기다림'이 되었다.
이 영화, 여러분은 어떤 장면에서 마음이 저릿하셨나요?
음... 저는 외국인에게 화장실 사용법을 알려주고 웃는 씬이요.
배우 야쿠쇼 코지가 미세 근육으로 슬몃 웃는데
섬세한 사람만이 보이는 그 작은 미소를 발견하곤
이 영화가 재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은
각자만의 작은 기쁨을 발견하며 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