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문장으로 기억될까?

당신의 선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by 알아주다

“주변에 좋은 사람 있어?”


최근 지인에게서 소개팅할 사람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바로 떠오른 사람이 있었고, 지인에게 그 친구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 친구는 소외된 사람을 잘 챙겨주는 사람이야”


내가 본 그 친구(편의상 M)는

누구나 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궁금해하고 말을 걸어줬다.

그 사람이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는다면

왜 참여하지 않는지, 표면적인 이유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찾았다.

“나는 쟤가 왜 그냥 가는지 진짜 궁금해.

그리고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지 않고 그냥 보내는 게 아쉬워.”


그리고 주변을 잘 챙기는 성품은 내게도 이어졌다.

내가 먼 지역으로 이사를 가서

동네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 때

M은 나를 보러 가깝지 않은 거리를 선뜻 와주기도 했다.


그때의 고마움이 잊히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의 섬에 사는데

육지 친구가 섬에 사는 나를 만나러

바다를 건너와준 기분이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한 사람에게 잘한다.

그때의 내 입지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나를 중요한 사람처럼

소중히 대해준 M의 행동은 내 낮은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 사실이 하도 고마워서, 나도 M을 만나러

서울의 바깥 대한민국의 더 깊은 곳으로 찾아갔다.

운전을 하며 M이 나를 챙긴 건

아마도 M이 받고 싶은 정성이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찾는 성의로 고마움을 주고받았다.


엄밀히 따지면 사실 나는 받은 것을 되갚기만 했다.

M이 내게 준 감동엔 한참 못 미치는 보답이었다.


‘당신의 선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생각지 못했고 바라지도 않았지만

한 사람에게 꼭 필요했던 선의.

그 기대를 채워주는 일은

무의식에 상대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긴다.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독일 뮌헨


문득 누군가를 기억할 때 바로 떠올려지는 한 문장.

“그 친구는 소외된 사람을 잘 챙겨주는 사람이야.”


그리고 내가 한 문장으로 떠올려본 주변 지인들.

내 친구는 사랑이 많아. 이렇게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도 된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지! 그 앞에선 나 자꾸 마음이 놓여.”

“그분은 환대하는 사람이야. 사람들을 반갑게 맞고 필요한 때를 기다렸다가 채워주는 사람.”

“내게 항상 괜찮다고 말해주는 분이 있어, 그분은 주변을 안심하게 만들어. 그분 옆에선 나도 금세 균형을 잡아.”

“OO님은 내가 힘들 때 아침마다 전화해 준 사람이야. 그게 잔소리일 때도 있었지만 힘이 많이 됐어.”

"OO님은 존댓말 하는 사람 중에 제일 웃기는 사람이야. 눈에는 장난기가 그득그득하고 만나면 서로 웃기고 싶어서 안달 나 있지."

“그 사람은 스타성이 있어. 눈길이 가게하고 영향력이 있어.”

“그 친구는 내 뮤즈였어. 떠올리기만 해도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거든.”

“OOO은 아름다운 사람이야. 그 사람 앞에 서면 아름다운 것을 마주했을 때 시간이 정체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그 사람은 매력 있는 사람이야. 정말 존재만으로도 이로워.”



그렇다면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문장으로 기억될까?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독일 뮌헨



[작가의 말]

M을 통해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문장으로 기억될까?’란 질문을 마음에 품게 됐어요.

내 마음은 아닌지라 단 한 문장도 알 수 없었죠.


그러다 어느 날 아침, 알고 지내던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제가 이사를 갔기에, 요즘은 특별히 만날 일이 없는 옛 동네 친구.

“꿈에 언니가 나왔는데 너무 반가워서 와락 안아버렸어요.”


가만히 듣다 혹시 ”요즘 힘든 일 있는지“ 물어봤어요.

순순히 "그렇다"라고 하더군요.

결혼 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도, 결혼을 다하고도

기쁜 마음속에 힘듦을 숨겨야 했던 친구.

가을이 오면 한참을 힘들어했는데

그때 우리는 많은 위로의 말을 주고받았었어요.


그 동생에게 저는 어떤 문장으로 기억되고 있을까요?

언어화하진 않았지만 그녀에게 적어도 저는

‘힘들 때 옆에 있어줬던 사람’쯤은 된 것 같아요.


그래요, 우리의 선의는 사라지지 않아요.

한 사람에게 어떤 문장으로 기억될지

저는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요.

작사가, 인터뷰어, 카피라이터, 시인, 작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소외된 사람을 챙기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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