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습관이 된 노력을 뽐낼 기회가 있다면!

예고되지 않은 순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by 알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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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의 여행자가 될 때나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살 때

유독 가을이라는 계절이 오면, 마주한다.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

그 우연한 만남은, 누군가에게 큰 선물이 된다.


그리고 또 보게 된다.

노래하는 이도, 연주자도 없이 덩그러니 있는 악기를.

사람들이 모이는

게스트하우스의 로비에서

특색 있는 거리에서

작정하고 나간 쇼핑몰에서

강가에서 공원에서.

이제는 악기들이 기다린다,

끼 있고 재능 있는 사람들을.

연주 자체로 충만해질 이들을.


켜켜이 자리 잡은 생각.

예고되지 않은 순간, 악기를 만났을 때

한두 곡 정도는 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갑자기 그 사람이 얼마나 근사해 보이는지 모른다.

매너가 사람을 만들고

보유 악기가 그의 낭만을 결정한다.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한국 서울 대학로




[작가의 말]

스무 살 때부터 줄곧 저는

‘내공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우선으로 챙겼죠.

전공인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

클래식 기타를 잘 다뤄서 평생의 취미로 만드는 것.

피아노를 세 곡 정도 마스터 하는 것.

사진/영상을 느낌 있게 촬영하는 것.

영상편집으로 메시지나 정서를 전달하는 것.

글을 잘 쓰는 것.

마음공부를 해두는 것.


더 나아가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싶었어요.

이를테면

손가락 테크닉은 물론 감정까지 싣는 악기 연주,

사람들 인생에 각인되는 한 문장 쓰기,

시절을 상징하는 사진을 남기거나

기획자의 의도가 느껴지는 콘텐츠 만들기 등으로요.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그렇게 쌓인 내공으로

예고되지 않은 순간,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짜잔- 하고 제 역량을 펼쳐 보이고 싶었습니다.

마치 계획되지 않음을 계획했다고 할까요?

관계 안에서는 한 사람에게 쌓이는 이미지가 있을 텐데

그 전형적임을 벗어나는 것에 늘 흥미가 있었어요.

의외성을 보여주는 사람은 정말 매력적이잖아요.


그중 악기 연주는, 우연히 맞닥뜨리고 누군가 해냈을 때 근사하다고 여긴 것 중 하나예요.

그래서 장학금을 타거나 첫 월급을 타는 등 큰돈이 생기면

눈여겨보았던 악기를 척척 구매했죠.

평소 제 소비보다 훨씬 담대하게요.

"악기 사는 데 돈 아끼는 거 아니다"

"악기는 사둬야 는다"

"보유 악기가 그 사람의 낭만을 결정한다"

이런 말들은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니랍니다.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한국 서울


내공을 쌓는 데 시간과 돈을 집중하는 건,

조금은 생뚱맞지만 일찍 결혼하는 지인을 보며 강화됐어요.

수수하게 입고 다니던 지인이 메이크업과 웨딩드레스로 금세 화려해지는 거예요.

전문가들의 힘을 빌리니, 신부화장을 한 그녀는 꼭 연예인이 된 것 같았어요.

제가 그런 시선으로 보게 됐죠. 그리고 깨닫습니다.

‘외부의 도움으로 금방 해결되는 것들이 많구나!

그럼 더더욱 외적인 것보다는 내 안에 쌓이는 것들을 챙겨 놓자’

외모와 관련된 것 중에서는 피부나 몸매처럼,

단시간에 관리되지 않는 것들에 힘을 실었죠.


그러나 패션/뷰티의 수많은 제품의 차이를 알고 사는 일.

이를 ‘나’에 적용해 외모를 가꾸는 일.

카메라 앞에서 멋을 내고 포즈를 취하는 일.

인테리어로 집안 공기를 환기하는 일.

그릇과 식기류의 디테일을 찾아 고르는 일.

식재료를 다양하게 사서 나와 타인을 대접하는 일 등

나를 바깥으로 드러내고, 분위기를 완성하는 아이템을 사는 것도

정말 많은 감각이 쌓여야 한다는 걸 차차 알게 됐어요.

이제는 외적인 것도 중요해진 것이죠.

특히 상대에 맞는 선물을 고를 때 애를 먹어서 그 필요를 절실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사람은 변하지 않지만 변합니다.

모순적인 배열이지만 진실을 담고 있어요.

경험이 쌓이고 좋아하는 게 누적되다 보면

취향이 바뀌며 자리 잡게 되는 것을, 안다면요.


그래서 이제는 내적인 것도, 외적인 것도

모두 내공이 필요한 일이 돼 버렸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한국 인천 영종도


예고되지 않은 순간에 만난 악기에

칠 수 있는 곡들이 몇 준비 됐거든요.

늘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습관이 된 노력을 뽐낼 기회를요.


계획되지 않음도 계획하는

'내공 있는 사람'이

제 안에 조금은 차 있으니까요.




▶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요.

작사가, 인터뷰어, 카피라이터, 시인, 작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아무렇지 않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arazuda의 글, 유튜브로 들어보세요!

브런치로 오디오/팟캐스트도 만들고 있어요.
AI가 아닌 제 목소리로 여러분과 수다를 떨고 싶어요.

이 시도를 응원하고 귀 기울여 주신다면
오늘도 계속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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