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시 반의 기상

<적고 싶었다> #56

by 윤목


꿈일지도 아니면 사라져 버린 기억일지도 모르는 다섯 시간의 밤을 흘려보냈다. 고요한 적막의 새벽 어느새 귓가에 들리는 기계음에 정신이 깨어났다. 불도 켜지 않은 채 멍하니 천장을 응시했다. ‘아 잠은 다 잤구나...’ 아쉬우면서도 아쉽지 않아 하는 마음으로 주변의 빛을 살폈다. 공기 청정기의 푸른빛, 가습기의 하얀빛, 멀티탭의 붉은빛이 주변을 은은히 밝히고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멍한 동공을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어둠에 숨어 끔뻑임을 반복했다. 눈알 굴리는 소리와 눈꺼풀의 감김으로 방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 지 5분쯤 지난 후였을까. 고요한 적막을 깨고 있는 잔잔한 기계음들이 들려왔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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