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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목 Oct 09. 2021

2021.10.07.목요일

기록 2일차

2021. 10. 07 목요일


 오늘은 일주일 중에 유일하게 쉬는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일주일에 꼭 하루는 쉬어줘야만 하는 시기인가 봐요. 조금만 무리하면 입안이 헐어버리는 경우들이 생기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하루를 잘, 그리고 아주 푹 쉬려 노력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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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를 적기로 마음 먹은 이유가 별다른 것은 없어요. 그냥 자주 건망증이 도지길래 이러다 기억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록한다고 해서 잘 잊지 않아 지는 것은 당연히 아니겠죠. 다만 워낙 기억을 잘 하지 않는 습관이 있어 무엇이 기쁘게 했고 무엇이 그토록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혹은 분노하게 했는지 등 인생의 희노애락을 기록해 두고 싶어 졌거든요.


 간혹 사랑하는 이가 묻습니다. 어떤 일이 기억나느냐고. 그러면 저는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로 되받아 친답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나를 알고 있지 않냐며 말이죠.


 가장 감사한 것은 기억을 못한다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못해서 귀여운 부분이 있다며 보듬어 주는 것 입니다. 카드를 수십개를 잃어 버려도, 어디에 책을 두었는지 기억을 잊어버려 난리를 쳐도 결국은 제 편입니다.


“내가 대신 기억해 줄게”


 비련한 남주가 나오는 영화의 한장면 속에 있는 것 같았던 그 달콤하고도 든든한 멘트에 저도 모르게 꼭 그래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가장 따스한 말이지 않을까요. 정신머리 없다는 질책이 아닌 대신 기억해 주겠다는 그 다정하고도 애정 가득한 말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은 이 글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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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오늘 그녀가 일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길래 그녀가 좋아하는 과일들을 준비 해 보았습니다. 감말랭이와무화과 그리고 자두


여름이 다 끝나가건만 이번 여름엔 자두를 못 먹었다 하소연 하던 모습이 생각나서요.


유튜브에서 자두 씨도 빼고 깔끔히 자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옛날엔 글로 배웠다는 말을 줄 곧 사용했었는데 이제는 영상으로 배웠다는 말이 더 많이 쓰이는 시대가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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