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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담 Jun 04. 2023

”목구조” 다 같은 모습일까?

15호_건축과 방학_프로잡담

작성 : 프로잡담러 E

게재 : Vol.15 건축과 방학, 2021년 여름

 

 

나는 어릴 적부터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리고 학교에서 매년 지구온난화 포스터 그리기를 했다. 시간이 지나 지구온난화 포스터를 그리던 꼬마는 건축학도가 되었고 교수님에게 친환경적인 건축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이제는 지구온난화 포스터가 아닌 실제로 건축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친환경적인 건축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최근 여러 국가에서도 이상 기후의 가속화로 인해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건축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목재의 친환경적인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목재를 이용한 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목구조의 개념과 장점 그리고 목구조의 다양한 구조와 공법 중에서도 중량목구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목구조

현재 한국에서는 목구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대부분의 저층 주택이 목조주택이며 일본에서는 전체 주택의 58.9%가 목조주택이다. 왜 이들은 목조주택을 선택한 것일까? 먼저 목구조의 개념을 살펴보자. 목구조는 구조재, 공학 목재, OSB 등 구조용으로 인증받은 목조제품을 이용하여 주택에 작용하는 여러 하중을 분산하여 지지한다. 이러한 목구조의 공통적인 장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목구조의 장점

• 경제성

목구조는 콘크리트 구조보다 10~25% 정도 더 저렴하다. 하지만 한국은 대부분 목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의 오르내림이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인한 생산 차질과 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해 목재의 가격이 상승했다.

• 내구성

목재는 무게 대비 인장강도가 철의 약 4.4배, 콘크리트의 2.25배이며 무게 대비 압축강도는 철의 약 2.1배, 콘크리트의 9.5배, 무게 대비 휨강도는 철의 약 15.3배 콘크리트의 400배로 다른 재료에 비해 내구성이 강하다.

• 쾌적성

목재는 조습 작용을 하므로 실내를 쾌적하게 해준다. 수치로 살펴보면 건조한 공기 1k g은 10.3g의 수분을 흡수하지만, 목재 1kg은 건조한 공기의 10~15배의 수분을 흡수한다. 또한 목재는 피톤치드를 방출하여 스트레스 해소, 항균, 심리 안정 등 신체에 도움을 준다.

• 단열성능

목재는 살아있는 유기체로 수백만 개의 작은 공기주머니를 지니고 있다. 겨울에는 뜨거운 공기를, 여름에는 차가운 공기를 보관했다가 방출한다. 덕분에 단열성능이 콘크리트의 4배, 벽돌의 6배 더 우수하다.

• 친환경

목재의 가장 큰 장점을 뽑자면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목재를 얻기 위한 벌목 행위가 숲을 파괴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노령화된 수목의 경우에는 CO2 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나무를 심는다면 더 효율적으로 건강한 숲을 가꿀 수 있다.


노령화된 수목을 길이 3m, 폭 10.5cm의 목제 기둥으로 만든다고 가정을 하면 목제 기둥 1개는 8.3kg의 CO2를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CO2가 대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목재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지구환경에도 좋다. 철근 콘크리트 주택과 목조주택을 비교하면 철근 콘크리트 주택을 지을 때 목조주택보다 4.24배의 CO2가 더 방출된다. 또한, 목재는 91% 건축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어 다른 건축자재에 비해 훨씬 재활용률이 높다. 살펴본 것처럼 목구조에는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그렇지만 목구조는 각각의 구조와 공법에 따라 시공 방법, 가격 등이 천차만별이다.


지금부터는 목구조 중에서도 최근 국내에서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중량목구조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중량목구조

중량목구조는 120mm, 105mm 사이즈의 부재를 활용하여 기둥과 보를 만들고 구조물을 지지하는 방식이다. 중량목구조는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사용해오던 건축구조이다. 과거 백제의 장인들은 일본에 넘어가서 중량목구조 기술을 전수해 주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전수받은 기술과 자신들의 노하우를 기술 서적을 통하여 후손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과거 한국 또한 공사 관계 보고서를 작성하였으나 기술 서적의 성격보단 공사 관계 진행기록서에 가까웠으며 목조건축에 관한 기술들은 목수들의 목소리로 전달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후 본격적으로 포틀랜드시멘트 제조기술이 도입되었고 1965년 이후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보편화하였다.


현재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알다시피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다. 지진이라는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콘크리트 건축은 일본에 맞지 않았고 목조주택이 더 발전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생겼다. 특히 고베 대지진 이후에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공법이 개발되었고 한국에서도 일본의 중량목구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중량목구조의 장점은 뭘까?



중량목구조의 장점

• 내구성

중량목구조는 구조재가 두껍고 무거운 부재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뒤틀림, 변형, 지진에 강하며 방 배치나 천장의 높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 구조적 특성

중량목구조는 기둥과 보의 조합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뒤 증축이나 리모델링 시 방의 배치를 바꾸기 쉽다. 또한, 기둥과 보의 노출되는 부분을 잘 활용하여 목재의 아름다움을 부각할 수 있다.

• 내화성

중량목구조의 두꺼운 목재는 불에 타는 성질을 이용하여 화재에서 잘 버틴다. 목재가 불에 타기 시작하면 목재의 겉면에 탄화층이 생긴다. 겉면에 형성된 탄화층은 기둥이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하며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또한 목재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유독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더 안전하다. 국내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구조용 집성재의 내화인정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중량목구조는 다양한 장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중량목구조의 공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중량목구조의 공법



A.재래축조공법 

재래축조공법은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사용해 온 전통적인 공법이다. 각각의 부재에 홈을 파서 이음과 맞춤으로 구조재끼리 결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단순히 결구시키는 방식은 시공이 빠르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음과 맞춤으로 결합하게 되면 목재에 홈을 파야 하므로 단면 결손이 생기게 되고 결국에는 휨강도가 저하된다. 또한 구조재가 견고하게 결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직 하중과 횡하중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하기 어렵다.


B.프리컷공법

사전에 공장에서 구조재 및 부자재를 가공하여 현장에서 바로 시공하는 공법이다. 프리컷 공법은 1990년대부터 일본에서 상용화되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프리컷용 CAD를 이용하여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높은 정밀도를 구사하며 건축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부재의 모든 공정이 공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건축자재를 보관할 장소가 필요 없고 공사 기간이 단축된다.



C.철물공법 

철물 공법은 프리컷 공법을 이용하여 목재를 사전에 가공한 다음 연결 철물을 사용하여 접합하는 공법이다. 앞서 재래축조공법에서는 이음과 맞춤으로 결합을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단면 결손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철물 공법은 한쪽 구조재에 부착된 연결 철물에 다른 한쪽의 구조재를 짜 맞추고 드리프트 핀을 박아 고정함으로써 결손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또한 보강 철물이 필요 없고 연결 철물을 사용하여 내부로 숨겨지도록 하므로 구조를 드러내더라도 접합부가 깔끔하게 마감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안전성을 위해 철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건축 비용이 상승한다.



중량목구조의 미래

지금까지 중량목구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량목구조가 가진 많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중량목구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고층화되고 있다. 


한그린 목조관 /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중량목구조 건물 (계단실, 엘리베이터실은 콘크리트 구조)

하지만 아직은 중량목구조 주택이 다른 목구조에 시공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중량목구조의 수요가 많은 일본과 달리 전문업체가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건축주가 중량목구조를 선택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량목구조의 기술발전과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미야자키현. (2016). 중목구조 입문. 미야자키현: Xno wledge.

김봉건. (1922). 전통목조건축의 구조해석. 대한건축학회지, 36, 66-72.

강석화, 정란. (2009). 콘크리트 발달사. 콘크리트학회지, 21, 44-53.

서범석. (2021). 미친 목재가격, 목재밥 40년 내공도 포기했다. 나무신문.

국립산림과학원. (연도미상). 국립산림과학원.

Sean. (2021). (일본 목조주택, 단독주택 비율) 일본 목재 프리컷 공장 견학.

P1 Corporation. (2021). P1 Architecture. 


도판목록

사진제공 - 1 | 박영채 작가. ht tps://post.naver.com

사진제공 - 2, 3 | 반 하우스. ht tp://www.barnhouse.co.kr


  

  


WRITTEN BY

프로잡담러 E | 홍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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