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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안해 행복을 외면해서

by 아키세라믹

편안한 인생에 대하여 혹은 즐겁거나 행복한 인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나의 삶은 편안함, 행복하다는 개념에 따라붙거나 혹은 앞서는 적절한 단어가 있기는 했던가?


걱정 없는 것

가지 않아도 되는 것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

슬퍼하지 않아도 충분한 것

하지 않아도 좋은 것, 걱정 없이 싫은 것.


모든 것이 나에게 없었다. 그러기를 바라는 것만 있었을 뿐 그래서 행복까지는 미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편하다 : 거북하거나 괴롭지 아니하여 좋다.

행복하다 : 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하다.

흐뭇하다 : 만족스러워 불만이 없이 푸근하다

즐겁다 : 마음에 들어 흐뭇하고 기쁘다


나는 편안한 상태를 행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편안한 때는 거북하거나 괴롭지 아니한 때이지 행복한 때는 아닌 것이다. 물론 거북하지 않거나 괴롭지 않은 것이 행복하다 한다면 그것도 옳은 의미가 될 수 있어서 강한 부정 없이 당신도 옳다.


그러면 거북하거나 괴롭지 않아서 행복했을까? 나는 그저 거북하지만 않아도 괴롭지만 않아도 적절한 표현 없이 편했고 행복했다. 왜 그랬을까? 불편하지 않은 것으로 만족했을까? 불편하지 만 않아도 편안했을까?

과연 행복했을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자신의 기준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맞추려는 횡포를 자신에게 적용했다. 그래서 모든 삶의 순간에 편안함을 행복으로 착각 했고 그렇게 생활했다.


편안할 때가 아니면 불편한 때가 맞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나아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심각한 오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행복하지 않아도 편하면 족하다고 생각했으니 뒤따라오는 다른 형태의 위안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정화시켜 갔다. 나의 이러한 오류의 발견은 삶의 저쪽 끝에 가까이 다가서면서 우연한 시간에 알아차렸다.


걱정 없는 상태가 무감해질 때 혹은 내게 넘쳐날 때 나를 행복과 마주 보게 했지만, 이미 여지를 줄 수 없을 정도로 경화된 생각은 자연스러운 변화를 수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능동태 : 주어가 어떤 동작이나 작용을 스스로 하였을 때 그 관계를 나타내는 서술어의 태처럼 나는 스스로

주어의 행동을 가지지 못했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과 변화를 쉽게 받아들여 인정해 줄 만큼 가까이 하지 못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수정해도 나는 내가 행복한 상태로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지 생각했다.


편안함을 조금 벗어나면 불편함을 쉽게 마주했다. 나는 다시 편안함을 찾는 일에 몰두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합의 효과에 지나지 않았다.


[잘못된 합의 효과 : 자신의 의견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회 가치로 간주하고 근거 없이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


편안한 상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이고, 걱정이 없는 상태이고, 행복하지 않아도 나를 괴롭게 하지 않는 상태임으로 행복하다는 결론을 마주하게 했다.


낯설었다 편안함에서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처음부터 익숙하지 못한 어휘처럼 어색했다.


바닥을 치는 감정상태에서도 나는 편안한 상태라고 자위하고 있으면 항상 불편한 편안함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감정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눈에 들어오는 때가 되었을 때 비로소


비로소 : 어떤 일이나 현상이 다른 어떤 계기로 말미암아 또는 꽤 오랜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이루어짐을

나타내는 말.



눈물 나도록 나에게 미안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행복을 외면하고 그곳에 있게 해서 눈물 나도록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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