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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의 젊은 청춘

by 아키세라믹

가장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관처럼 거침없고 조야스러운 생각 끝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도 네 것이라고 생각하면 버려라.


그리고 나는 채 십 분도 지나지 않아 사과했다.

미안하다 친구야 터진 입이라고 말을 가려하지 못했구나.


그 시절 우리는 제한적인 언어 속에서도 풍성한 의미를 더해가며 건강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보편적인 젊음의 패던은 고단한 어려움 속에서도 빨리 회복했고, 내일도 오늘과 같은 회복을 반복하는 에너지 없는 무한동력 같았다.


하지만 젊음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빠른 회복 속에서도 첫 경험처럼 힘들고 어려웠다.

고통은 덧입혀지지 않고 새로운 자리만 찾아가 한 번도 느끼지 못한 통증을 경험하게 했다.


때로는 빠른 회복이 악화되는 속도를 이겨 내지 못하고 끝을 마주할 때도 있었다. 젊음의 아픔은 저항력과 면역력 없이 생경했으나 아프면서 성장하고 있어도 늘 낯설어했다.


예측 가능하지만 통증의 강도는 변하지 않는 달거리의 고통스럽고 반복적인 아픔처럼 모양은 변하지 않았다.

젊음은 강한 자력으로 동극보다 이극을 빨아들이며 부족한 영역에 자신만의 영역 표시를 남기며 지나갔다.


우리는 결혼을 했고 때로 다시 처음과 같이 살았다. 첫 경험을 되돌렸고 흔적 없이 저만 홀로 남기도 했다.

무리는 무리 지어 만났고 힘든 일도 크게 소리 내는 것에 어색함이 없었다.


모든 것이 내 것처럼 소중했다가 내 고통처럼 더해졌다가 흔적 없는 결말처럼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우리의 고통이었다. 우리 것이었다. 젊음은 그렇게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았다.


때로는 고통 속에 남아 있는 젊음이 눈에 밟혀 오래도록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친구도 있었다. 너와 나를 남으로 단정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오래도록 하나였다. 그의 수고로움은 다른 우리들이 오래도록 고마워했다.


우리의 젊음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갈라질 때가 왔을 때 우리는 나름의 고통을 앞세워 살아가고 있었다.

아직 우리의 경험은 미천했지만 보잘것없는 우리 경험을, 반복되는 실수라고 꾸지람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시선을 달리하고 짝을 맞추어 지내고 있을 때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홀로 서있었다.

그 오래된 청춘은 저만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면서 소리 없이 그 위에 슬픔과 고통을 더해가고 있었다.


이제와 나는 친구의 고통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의 술잔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 이야기를

우리와 더불어 함께 하려고 했을 때 친구의 아픔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우리는 지금도 오래된 자신의 결정과 슬픔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되돌리고 싶은 결정과 마주 할 때마다 우리는 슬프다. 때로는 나의 슬픈 결정은 내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오래전 젊은 청춘이 마주했던 결정이 이제와 친구의 아픔이 된다면 그건 너무 가혹한 일이다. 결정에 답한 이도 결정에 질문한 이도 같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되묻지 못했다.


결혼한 딸에게서 청첩장을 받지 못했어?

연락이 없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는 오래된 젊은 청춘의 슬픔을 위로하지 못했다. 술잔에 우리의 얼굴만 담겨 있었다.

우리에게 젊은 청춘의 흔적은 남아 있기나 한 것일까.

때로 우리는 가혹한 고통의 당사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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