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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Sep 04. 2016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고등학생의 메일 질문에 답변한 내용입니다.

한 여고생이 제가 쓴 글 '30년 후 최고의 직업은 무엇일까요?'를 읽고 메일로 질문을 해왔습니다. 참고로 글을 링크합니다. https://brunch.co.kr/@archicwy/1

간단히 답변하려 했으나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 공개적인 답변을 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문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건축사님 저는 현재 대구 OO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OOO이라고 합니다.

다름 아니라 카카오페이지에서 우연히 건축사님께서 쓰신 건축가의  미래 전망에 관해 쓰신 글을 보고 이렇게 이메일을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 시간이 되셔서 이 이메일을 보신다면 건축가가 되기 위해 제가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조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건축사님 연락 꼭 기다리고 있을게요!!



OOO 학생! 반가워요.

쉽게 읽고 지나칠 수 있는 글을 유심히 읽고 본인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그렇게 했다는 것에 우선 칭찬하고 싶네요.~^^


건축사가 되는 길은 미래 전망이 유망한 것과는 별도로 매우 험난한 길입니다. 우선 건축사 시험에 합격하기도 어렵고, 건축사가 된다 한들 전성기도 늦게 오기 때문에 오래 참고 기다리며,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환경을 넘어 건축사로 잘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면으로 느긋한 성품도 있어야 하고,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짧은 글로 건축사에 대해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여러 경로를 통해 건축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지가 있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정보에 대해 꽤 의미 있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그때 다시 추가 질문해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사가 되기 위한 길을 안내해 드린다면, 조건은 크게 보면 아래 3가지입니다. 예외적인 방법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일반적인 길을 제시합니다.


1. 건축학과 5년제에 진학하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건축학과는 대부분 5년제입니다. 건축사가 되기 위해서는 5년제 건축학과에 진학하는 게 우선입니다. 4년제 건축공학과도 있지만, 길이 다릅니다. 설계를 하는 건축사가 되기 위해서는 5년제 건축학과, 시공 쪽 일을 하고 싶다면 4년제 건축공학과를 간다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서울이냐 지방이냐는 중요하지 않지만, 가급적 소위 명문대라고 하는 곳이 좋긴 합니다. 사회적으로 좋은 지위에 계시는 선배님들이 많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방대를 간다고 해서 결코 문제 되진 않습니다. 본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미래 환경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 졸업 후 3년간 인턴쉽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건축사사무소에서 3년간의 인턴생활을 해야만 비로소 건축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집니다. 이때 건축사사무소는 정식으로 국가가 인정하는 '건축사사무소'여야 합니다.


3. 건축사 자격시험 합격

  인턴을 마치면 건축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는 있으나 합격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시험제도가 그렇습니다. 지난 10년간 평균 합격률이 7%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이라고 할 수 있겠죠. 보통 의사고시 합격율이 90% 이상,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합격율이 95% 이상인 것을 생각해 보면 건축사 자격시험 합격율이 7%라는 건 정말 바늘구멍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어떤 해에는 1년에 300명도 안 뽑은 해도 있었으니까요.


위 세 가지 조건을 다 갖추면 건축사가 될 수 있습니다. 워낙 어려운 조건이라 합격하기도 쉽지 않지만, 위 조건을 모두 갖추고 건축사 시험에 합격한다면, 빨라도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 여자의 경우 20대 후반 정도 될 것입니다. 군대 기간의 차이입니다.


제가 쓴 글 "30년 후 최고의 직업은 무엇일까요?"는 지금의 10~20대가 30년 후 40~50대가 되는 시기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건축사 활동의 전성기죠. 현재 건축사의 전성기는 50대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달라지리라 봅니다. 지금은 일반 대중이 건축설계를 포함하는 건축행위를 직접 발주하는 사례가 드뭅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국 통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주거 형식 중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을 포함한 공동주거의 비율이 전체 주거의 대략 60% 정도이고, 그중 아파트가 50% 정도로 공동주택의 대부분을 아파트가 차지합니다. 그러한 공동주택은 보통 규모가 큰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하지요. 그래서 소규모로 운영하는 건축사들이 소위 '수주(일을 의뢰받는 것)'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자신의 건축을 직접 발주하는 일반 대중 건축주가 매우 많아지리라 보기 때문에 단독주택을 포함한 소규모 건축물 설계를 수주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많아지고 그 덕분에 건축사 활동의 전성기도 점점 더 젊어지리라 보는 것입니다. 물론 건축사뿐만 아니라 건축 관련한 산업이 함께 발전하리라 봅니다. 게다가 지금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3D 프린터 산업까지 가세한 새로운 건축의 유형이 등장하겠지요. 아래 표를 보시면 우리나라 지역별 주택유형이 어떻게 되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2014년까지의 자료를 2015년에 갱신한 통계청 자료입니다. 표를 클릭하면 큰 글씨로 볼 수 있습니다.


통계청 사이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2014년까지의 자료를 2015년에 갱신한 것입니다. 출처 : http://kosis.kr/




이상 건축사가 되고 싶은 이가 거쳐야 할 과정과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 유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중고등학생의 경우 위 1번, 즉 5년제 건축학과에 진학하는 게 최우선 순위가 되겠습니다만, 이에 대한 방법은 제가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개개인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다만, 시험은 그렇다 치더라도 건축사의 소양은 시험공부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니 이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유익한 2가지 방법을 제시한다면, 첫째는 독서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사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여행입니다. 여행이란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을 떠나 새로운 것을 만나는 행위입니다. 그냥 떠나는 게 아니라 익숙한 곳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지요. 독서와 여행, 이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한데, 모두 '사람'에 집중하는 관점입니다. 건축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건축을 잘할 수 없습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최고의 방법으로 좋은 집을 지어주는 일을 건축사( 또는 건축가)가 하는 것입니다. 그게 건축사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그러려면 어릴 때부터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람과 소통하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공부 잘한다고 해서, 그림 잘 그린다고 해서, 공간지각력이 좋다고 해서, 손재주가 좋다고 해서, 창의력이 좋다고 해서.. 등등 이런 재주가 있다고 해서 건축을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흉내는 낼 수 있을지언정 진짜 건축을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건축을 진짜 잘 하기 위한 최고의 소양은 바로 '소통 능력', 즉 사람을 잘 이해하고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야 의뢰인의 입장에서 그에게 가장 잘 맞는 집을 설계하고 지어줄 수 있겠지요. 건축사가 자신의 입장에서 '내가 설계해서 작품을 지었으니 여기에 맞춰 사세요.'라고 한다면 그게 횡포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사람과의 소통능력을 갖추는 것은 그래서 어려서부터 노력하며 키워야 합니다. 어느 날 건축사가 된다고 해서 없던 능력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기 때문이죠.


더불어 자신의 내면 성장을 위해 사색과 묵상이 더해지면 좋습니다. 사색은 깊이 생각하는 것이고, 묵상은 대상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 비록 무생물이라 할지라도 그 대상과 대화하려는 생각을 갖고 깊이 사색하면 묵상이 됩니다. 그런 과정이 어려서부터 준비된다면 진정한 건축가가 될 소양이 갖춰지는 것이지요.


이전 글 "30년 후 최고의 직업은 무엇일까요?"에서도 언급했지만, 누구나 건축사가 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다만, 누구나 자기 인생은 스스로 지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인생 건축가> 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건축하는 과정과 비슷한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건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누구나 자신의 집을 짓거나 혹은 사거나 또는 임대해서라도 사는 건축주가 되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건축을 잘 이해하고 공부하면 역시 자기 인생에 도움이 됩니다.


정리합니다.

건축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독서와 여행, 그리고 사색과 묵상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다른 사람에 대한 집중이고, 뒤의 두 가지는 자신에 대한 집중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어쩌면 건축가의 길은 자기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셔야 될지도 모릅니다. 모두 필요한 것이니 시간 날 때마다 혹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 조금씩이라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물리적으로 도저히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면 '사람'에 대한 자기만의 관심과 사랑법을 찾아내 훈련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을 사랑하는 좋은 건축가의 자질이 꼭꼭 채워지게 될 테니까요.


OOO 학생!

건축가의 꿈을 꾸고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 잘 기억하시고  꼭 실천해서 꿈꾸는 그 길 잘 열어가시길 바라고 응원할게요~^^



조아저씨, 조원용 건축사 드림




바로 답장이 와서 추가 질문을 하네요. 역시 공개적으로 답장합니다.



건축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후 건축가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고 뭘 해야 되는지 물었을 때 제 주변에는 명확하게 대답을 해주실 수 있는 분이 없어서 정말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에게 이렇게 성심성의껏 답장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일단 건축가가 되기 전에 건축학과로 진학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건축학과는 간호학과나 유아교육과와 같은 일반적인 학과들에 비해서 건축과 관련된 활동이나 봉사 , 포트폴리오를 찾기가 힘들어서 지금 현재 건축동아리 활동과 건축 쪽에 관한 ppt(예를 들어 각 나라의 건축의 특징. 내가 살고 싶은 건축물. 살아오면서 봐왔던 건물들 등)를 만들어오고 있는데 혹시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까요?



도움이 됐다니 저도 기쁩니다.~^^

OOO학생이 언급한 모든 활동이 다 의미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도 내용면에서 꽉 차고 화려하면 더 좋겠지요. 그러나 '본질'을 놓치면 그 화려한 스펙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꼭 '사람'중심의 관점으로 활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목표'가 앞서 자칫 '목적'을 놓치기 쉬운 때입니다. 자신의 삶의 목적을 반드시 중심에 놓고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대학을 진학하는 것은 목표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건축가가 되는 것 역시 삶의 한 목표이지 목적이 아니지요. 목적을 반드시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게 본질입니다. 목적을 잘 세우면 목표는 자신의 능력(재능)에 맞게 세우면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목적(WHY)은 개인 개인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목표(WHAT)는 그 행복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HOW)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전에 써놓은 글이 있어 아래에 링크하니 잘 읽어보시기 바라며, 본인의 삶을 행복하게 잘 지어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https://brunch.co.kr/@archicw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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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학생이라 역시 또 바로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본인뿐 아니라 부모님께도 좀 더 설득력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번에도 저의 궁금증을 잘 해결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사실 건축사님께 더감사드리는 게 있어요..!!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건축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여자가 건축가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여자라서 안된다는 반대를 줄곤 하셨는데요... 그런 부모님의 반대는 제가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그 꿈을 꿋꿋이 지켜왔습니다.


처음에 이 글을 본 후 부모님께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부모님께서 건축가를 반대하시는 이유가 여자인 이유 말고 한 가지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다름 아닌 건축사님께서 올려주신 글의 주제와 동일한 건축가의 미래 전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만약 이 글을 부모님께 보여드린다면 현재 학생의 신분을 가진 저보다는 그 분야에서 현재 종사하는 분이고 인정받는 분이라면 더 설득력 있고 허락해주시지 않을까란 마음에 건축사님의 글을 보여드렸습니다. 하지만 그 글을 보신 후에도 건축가란 직업을 썩 내켜하신진 않으셨습니다. 그래도 전보다는 반대하시지 않는 것 같아요.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건축사님께서 말씀해주셨듯이 의지가 있고 그것에 대해 노력한다면 어떠한 종류의 정보도 얻을 수 있고 계속해서 그렇게 하다 보면 스스로 어렵고 힘든 일을 극복해 나갈 수 있듯이 제가 건축가가 되기 위해 이러한 정보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앞으로 계속해서 부모님께 보여드린다면 언젠간 저의 꿈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앞으로 더 노력하려고 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인상 깊은 조언은 건축사님께서 사색과 묵상을 하라고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지금부터는 제 주변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그 사람에게 맞는 집에 대한 주제로 ppt를 만들어 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저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시고 제 꿈에 대해 더 많은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람은 작은 우주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큰 우주고 어린이는 작은 우주가 아니죠. 모두가 고유의 삶을 살아가는 거대한 우주입니다. 부모가 자식의 삶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관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저 자식이 잘 되길 바라고 믿어주며 묵묵히 지지해 줄 뿐입니다. 다만 어린 자녀는 자신이 만들어 갈 큰 우주를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부모님의 생각대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저의 작은 조언이 건축가의 꿈을 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꼭 건축가만이 아니라 자신의 우주를 만들어가는 모든 친구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타고난 유전자(DNA)를 잘 활용해 '생긴 대로' 잘 살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조아저씨, 조원용 건축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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