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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Nov 11.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치유의숲

예순일곱. 상처받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오름주변 서귀포치유의 숲

겨울이 다가오기 직전, 늦은 가을을 느끼며 걷기 좋은 숲이 있다.

화창하면 화창한 날대로, 흐리면 흐린 날대로, 비오면 비오는 날대로 항상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에 언제나 기다려지는 오름산행.

시오름

긴 등성이를 이루면서 봉우리가 불쑥 솟아오른 오름이나 굼부리(분화구)없이 봉우리만 있는 형태의 오름을 통칭하여 숫오름이라 부르고, 반대로 움푹 파인 굼부리를 지닌 오름을 암메라 부른다 한다.

시오름은 숫오름이란 또다른 이름처럼 봉우리에 굼부리(분화구)가 없다.

시오름 정상 부근은 키큰 나무들로 둘러싸여 시원한 전망은 볼 수 없다.

고도가 높은 오름이라서 아래쪽의 상록활엽수과 낙엽활엽수가 혼재된 식생은 물론 윗쪽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제주조릿대 등 다양한 식생들을 볼 수 있었기에 제법 재미있는 오름이다.

난개발로 제주도의 산림이 파괴되고 있는 요즘, 있는 그대로 훼손하지 않으면서 공존하며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숲길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시오름 주변에 서귀포시는 사업비 52억4000만원을 들여 산림청 국유림 174㏊에 지난 6월 26일 치유의 숲을 개장했다.

디지털에 빠진 바쁜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주고자 마련된 숲이라고 한다.

서귀포시 호근동 산4번지.

면적으로는 장성 치유의 숲에 이은 국내 두 번째 규모다.

서귀포 치유의 숲

서귀포 치유의 숲은 숲의 기능은 보존하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숲길을 보완하여 코스를 만들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 숲길을 걸으면서 숲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치유의 숲에 가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들이 있는데 숲 전체가 금연구역이라 담배와 인화 물질을 소지할 수 없으며, 숲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의미에서 휴대전화는 반드시 진동으로 놓아 둘 것, 반려동물과도 함께할 수 없으며 생태계를 위해 음식물 반입 또한 금지되어 있다.

그래 식당이나 매점도 없다.

서귀포 치유의 숲 입구
방문자 센터

제주도에는 인기를 끌고 있는 숲길이 여럿 있는데, 전국적으로 인기가 있는 사려니숲길을 포함하여 절물휴양림과 장생의 숲길, 서귀포 휴양림을 비롯하여 곶자왈 지대인 선흘곶자왈과 화순곶자왈 또한 숲의 기운을 만끽하며 힐링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기존 다른 곳에 존재하는 숲길은 입출구를 정해놓고 숲길을 걸어 돌아 나오는 단순기능의 숲길이라면 이곳 치유의 숲은 숲길 곳곳에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쉼팡, 명상벤치, 치유실, 힐링센터 등의 기능을 접목시켜 지루하지 않으면서 숲 속에만 존재하고 있는 자연의 에너지를 충분히 만끽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총 11km의 치유의 숲에는 수령 60여년이 넘는 편백숲과 삼나무숲을 비롯하며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 등으로 골고루 분포된 자연 숲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곳으로서 탐방객들이 선택하여 걸을 수 있는 3개의 코스와 함께 코스 중간 중간에 10개의 구간에숲길의 이름을 정해 놓고 있다.


첫째로 음이온과 물소리, 흙내음이 좋은 빙삭빙삭 숲내음 코스는 치유의 숲길 중 가장 높은 해발600고지에 낙엽활엽수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사계절이 아름다운 변화를 느낄수 있다.


두번째는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물소리를 들으며 힐링을 하고 편백이 울창한 꼬닥꼬닥 놀멍코스는 편안히 걷고 쉴 수 있는 코스다.


마지막 코스는 거친 숨을 돌리고 내려오면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의 울창한 숲과 60여년 이상의 삼나무 그늘아래서 편히 누울 수 있는 쉼이 있는 엉금엉금 시오름 코스는 가파르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은 매우 아름답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초록빛 이끼로 덮인 돌담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 있는 돌담은 오래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으로 밭에 있는 돌들을 모아 담을 만들어 거센 바람으로부터 농작물과 집을 보호했던 것으로 돌담은 제주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우리 조상의 지혜였고 초록 이끼는 사람들이 떠난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알려준다.

이것 역시 제주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치유의 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인적은 사라졌지만 숲과 어우러진 돌담
숲 초입에 만들어 놓은 자연 스틱
쉼 팡

음식물 반입이 제한되고 식당, 매점이 없는 까닭에 치유의 숲에 가면 마을주민들이 지역의 건강한 맛을 담아 만든 도시락을 맛 볼 수 있다.

차롱 치유도시락

차롱은 과거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사용하던 대나무를 엮어 만든, 음식을 보호한 조그마한 바구니다.

1인분에 맞게 적당한 음식을 넣어 제공해야 하기에 특별히 제작된 차롱은 옛날에도 볼 수 없었던 아주 작은 사이즈다.

귀엽게 생긴 차롱 안에는 마을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요리해서 만들어 놓은 쌈밥, 과일, 산적 등 시선하고 깔끔한 웰빙 음식으로 가득하다.

도시락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차롱 도시락은 시간에 맞춰 내놓아야 하기에 사전에 예약을 해야한다.

차롱도시락 사전예약(치유프로그램 안내 등) 064-760-3773~3777

차롱
차롱 치유 도시락


나무가 잘 자라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보통 오전 10시부터 정오 12시 사이에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테르핀, 음이온 등이 가장 많이 발생된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지친 심신을 치유받을 수 있는 곳 서귀포 치유의숲에서 느린걸음을 걸으며 잠시 여유를 가져보는것도 바쁜 일상을 치유하기 좋은 경험이 될것이다.

치유 프로그램 이용료는 2만원(1일 20명 이내, 소요시간은 3시간).

마을해설사는 주중 1일(300명) 주말 1일(600명) 숲길탐방을 실시하며 이용료는 1000~3000원.

차롱 치유도시락은 조금 비싼 감은 있지만 일인분에 1만5천원.

2017년1월1일부터는 거문오름처럼 치유프로그램과 숲길 탐방코스를 구분해 사전예약제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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