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chitect shlee Jan 02. 2018

제주의 음식 08 접짝뼈국

; 정의가 불가능한  배지근한 소울 보양식

제주에는 돼지를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는 음식이 많다.

해산물의 경우 그대로 육수가 국물이 되지만 돼지 사골을 우려낸 국물은 이곳 저곳에 섞여지며 다양한 부재료로서 그 기능을 갖는다.


제주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소에 비해 대중적으로 많이 퍼져 있던 돼지를 쌀 재배가 어려워 먹거리가 부실했던 민중의 단백질과 지방의 중요한 수단으로 잔치나 행사때 돼지를 잡아왔다.

감초식당 순대국밥
몸국

육수국물과 함께 곱창, 부속을 넣으면 순대국이 되고, 모자반을 넣고 끓이다 메밀가루를 풀어 넣어 마무리하면 몸국이되었다.

그리고 소사골육수와 함께 해장국의 보조국물이되기도 하고 그 국물에 중면을 삶아 살코기편과 함께 내면 고기국수가 되기도 한다

삼대국수회관 고기국수
대춘식당 해장국

여기에 무를 같이 넣고 어깨부분의 뼈를 함께 고면 이름도 생소한 접짝뼈국이된다.


접짝뼛국.

육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음식명.


2013년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진행되어온 올리브의 전국 지역대표 요리서바이벌쇼인 한식대첩 시즌4에서 제주대표 김명선 고봉자팀은 60분 동안 토종흑돼지를 이용한 음식중 접짝뼈국을 내어 화제가 된바 있다.

제주팀은 한식대첩 시즌1~3이 진행되는 동안 한 번도 우승을 가져가 본적이 없다 힌식대첩 시즌4 첫 대결에서 첫우승을 차지함으로 접짝뼈국의 생소한 이름은 전국을 강타했다.

접짝뼈.

국어사전, 다음사전, 네이버사전에도 없다. 


더 난감하게 하는 것은 접짝뼈에 대한 정의가 제각각이다. 

'뼈'라는 공통점외에는 주장하는 부위, 상태가 모두 다르다.

연세 지긋한, 제주도 토박이분들은 돼지 갈비뼈 위에서 목까지 걸쳐진 부위를 뼈를 이야기하고 도축관계자분들은 등갈비 위에서 뒷목까지의 뼈를 이야기하고 학계분들은  뒷목에서 시작된 척추부터 꼬리뼈까지 모두 포함해서 이야기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이 음식을 오랜동안(38년) 만들어 팔아오신 접짝뼈국집의 이야기를 인정할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접짝뼈의 정의는 1번에서 4번 경추부분의 뼈가된다.

모호한 설명이지만 접짝뼈의 정의는 이걸로 일단락짓고 넘어가기로한다.


뼈를 우린 국물에 메밀가루와 순무를 넣어 아주 걸쭉한 국물을 낸다. 

보기에 느끼해 보일 수 있지만 국은 담백하면서 감칠 맛 넘치고 살코기는 매우 부드럽다. 

뼈국이다보니 감자탕을 연상하기 쉬운데 제주도식 갈비탕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다.

곰탕이나 설렁탕과를 사뭇 다른 느낌이다.


국물은 걸쭉해 숟가락을 놓으면 국물이 숟가락을 감싸듯이 모여든다. 

제주 흑돼지 접짝뼈를 온종일 고아 국물을 만들기에 이런 비주얼이 탄생한다고 한다. 

자극적인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 배지근(담백하다는 제주도 방언)하다

걸죽한 국물이 뼈를 우려낸 듯 빈 속을 꽉 채워주는 듯한 느낌이 술 마신 다음날 해장용으로 그만일 것 같다


지금에 이르러 접짝뼈국은 제주 사람들에게도 생소한 음식이 되었지만,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던 과거에 최소한의 재료로 많은 구성원들이 배불리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걸쭉한 국 조리법이 유행하게 된 것 같다. 

척박한 땅 위에 함께 살아가고자 했던 제주도민의 공동체 의식이 담긴 음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만덕이네 접짝뼈국
해오름식당 접짝뼈국
화성식당 접짝뼈국


이전 07화 제주의 음식 07 고기국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