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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Feb 08. 2018

음식문화 I 그 하나의 독립된 인문, 음식

; SNS의 음식 홍수속에...

몇해 전 마라도 자장관련 글을 올렸다.
조금 깊이 이어본다.


음식 문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고민하는 일은 늘 즐겁고 흥미롭다.

하지만 음식의 낱낱에만 관심이 있지 그 음식을 조리하고 먹는 행위에 대한 인문학적 시각은 멀리한다. 

먹는 것에 뭐 그리 심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다.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식문화처럼 접근하는 방법이 다양한 분야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멋지게 차려내는 음식점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에서 크게는 한 음식의 문화·역사적 배경이 궁금해지는 단계까지 사람들의 시각과 관심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오기때문이다.


또한 그 시대의 상황에 편승해 

먹거리가 부족했던 전쟁이나 극심한 흉년에는 그저 배고픔을 해소하기위한 구황작물이  시대를 풍미하기도하고 대풍이 이어지거나 여유로운 웰빙을 추구하기도 한다.


2018년을 살아가는 지금의 상황은 음식을 문화로 해석하지도 않으면서도 음식문화 음식문화 이야기 한다. 
특정의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을 음식문화라고 우긴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과 마찬가지로 음식도 유행을 타며 관심이 갑자기 커진 적도 없는 것 같다.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사람들이 미각에 대해 혹은 음식과 관련해 건강을 추구하는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 본다. 

미디어들은 이를 방관하지 않는다.

앞다투어 정체모를 이야기를 앞세우며 가쉽을 늘어 놓는다.

언론의 가벼움은 소비자의 가벼움으로 확장된다. 
음식을  인증거리 정도로 여길 뿐이다.

역사와 문화를 등에 업고 꾸준히 이어져온 음식은 그 문화 안에는 분명 이야기를 담고 있다.

늘 먹어왔지만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음식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재미있거나 맛과 건강의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때 대한민국사람들을 답사여행길로 이끈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저만치 있던 박물관 지식을 일상의 지식으로 만들었다는 데는 그 의의가 있다. 
각각의 문화에 대한 자잘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당시를 살았던 그들의 마음이 500년, 1,000년, 2,000년 후 현재 우리의 마음과 다름없음에 눈뜨게 했다. 
그가 책에 쓴 말처럼 눈뜸의 도구는 사랑이다. 
음식을 문화로 읽기 위해서도 이런 사랑이 필요하다.
서양엔 이런 말이 있다.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전부는 아니지만 실제로 이 말이 맞다. 

좋아하는 음식 하나로 그 사람의 출신지, 가족관계, 가정환경, 성격 등등을 대충 맞힐 수 있다.
한 사람의 음식 기호를 읽어내듯이 한 지역 또는 한 나라 사람들의 음식 기호를 분석해볼 수 있다. 


짜고 매운 음식을 먹는 경상도 사람, 
향신료를 범벅으로 해서 먹는 인도 사람 하는 식이다. 


여기에 음식을 먹는 방법이나 예절 따위를 엮고, 그 주변부의 정치, 경제, 사회적 요소들을 가미해 분류, 체계화하면 음식문화라고 불리는 것이 된다. 
그러니까 음식에는 어느 지역의 당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이를 잘 발라 먹으면 문화를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음식을 문화로 먹고 싶다고 한국음식문화의 이해같은 아카데믹한 책을 읽는 이들이 있는데, 일상의 음식이 아닌, 학문적으로 개념화된 음식을 두고 쓰인 탓에 오히려 박물관 지식만 알게 될 때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라는 인문을 뭔가 고급스럽고 전통적이며 격식이 있는, 그러니까 겉보기에 그럴싸한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있는 듯하다. 
음식문화하면 조선시대의 격조 있는 궁중음식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음식문화 중에 조선시대 궁중음식이 차지하는 일정한 몫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몫이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우리에게 문헌으로 전하는 옛 음식은 권력자들의 음식이다. 
민중들은 먹고 사느라고 바빠 그들이 먹는 음식을 글로 남기지 못했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 주막도 속의 장국밥도 민중들이 먹던 음식이 문화인것이다.

음식은 그 시대의 생산물과 경제, 정치, 문화의 모든 여건이 어우러져 담겨 있는 게 음식이다. 
음식에는 당대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다. 

음식을 나 여기서 이것 먹었다하는 인증거리 정도로 여기지도 말고 언론은 더 이상 특정의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을 음식문화라고 우기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건 전과 같지 않다. - 유홍준


*음식이란...

https://brunch.co.kr/@architect-shlee/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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