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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Nov 13. 2019

일반인문 CXX 내일이라는 희망과 그 시작

;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과 마가렛 히긴스

포항과 영덕 강구항 사이, 장사 해수욕장 남쪽에는 장사상륙작전전승기념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생소한 장소와 사건 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국전쟁 당시 더 이상 밀릴 수 없던 낙동강전선에서 숨을 고르다 한방, 회심의 일격을 가한것이 인천 상륙작전이라면 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내어준 살이 장사상륙작전이었다. 

시선을 포항으로 돌리지 못했다면 성공 하더라도 많은 피해를 감수해야 했던 인천상륙작전은 산화한 어린 학도병들에의해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올해 가을 이 학도병들의 눈이 부신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되살아났다 

이미 크랭크인(start filming)전부터 New York Herald-Tribune 뉴욕 헤럴드트리뷴사의 기자로 한국전쟁에 종군해 여성 최초로 Pulitzer Prize 퓰리처상을 수상한 Marguerite Higgins역으로 할리우드 톱스타 메간 폭스가 맞기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동해 앞바다에서는 인천상륙작전 하루전날 10대 학도병 유격대원들이 필사의 상륙작전을 감행했다. 

한국전쟁 시 북한군에 밀리던 UN군의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1950년 9월 14일 오전4시30분 감행된 장사(長沙)상륙작전(작전명령 제174호)이다. 


772명으로 조직된 10대 학도병 유격대원들은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일반화물선인 LST문산호(선체길이 100여m, 너비 30m의 2700t급)을 타고 해안접안을 시도했으나, 4~5m에 달하는 파도로 장사리 해안변 30m 지점에 이르러 ‘쿠웅’하는 소리와 함께 문산호는 좌초됐다. 

상륙명령과 함께 해안가 30여m에 이르는 소나무까지 간신히 줄을 연결한 뒤, 줄을 붙잡고 상륙을 시도했으며,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쓰러져가는 동료 대원들을 보듬을 겨를도 없이 10여 시간의 사투 끝에 상륙에 성공했다. 

이후 9월 14일∼19일까지 6일간의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속에서 북한 인민군 제5사단과 제2군단의 후방로를 완전 차단하고 주력부대를 동해안으로 유인한 결과 그 유명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케 만들었고 경주·부산을 사수했으며 서울을 수복하는 한국전쟁의 전세를 완전히 반전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비 오듯 쏟아지는 총탄과 육지의 고지에서 쏴대는 적기관총과 로켓포에 유격대원들이 줄줄이 목숨을 잃은 장사상륙작전은 231명 사상(사망 139명, 부상 92명)과 문산호 1척이 침몰하는 피비린내 나는 사투였으나 이 전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안타까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1980년 7월 14일 전투에 참전했다가 생존한 대원 38명이 명예회복과 함께 유적지 성역화를 위해 대구에서 장사상륙작전 유격동지회를 결성하고 경기도 양평 청운사 주지스님의 전국적인 모금 추진으로 1991년 9월 14일 상륙작전지였던 장사리 해변에 위령탑과 전적비를 세워 30여년 간 먼저 간 동지들의 영혼을 달래고 있다. 


특히 1997년 3월 6일 상륙작전지였던 남정면 장사리 앞 바다 속을 수색하던 해병대 제1사단 대원 12명이 갯벌에 박혀있는 LST문산호를 발견했으며 이를 계기로 기념사업에 대한 준비와 함께 재조명이 시작되었다. 


이후, 2007년부터 체계적인 재평가 작업을 위해 영덕군 유격동지회와 함께 추모음악회, 학술세미나, 국군의 날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 등 전국적인 홍보를 통해 잊혀져가는 장사상륙작전지를 호국정신의 발원지로 조성하고자하는 일련의 노력으로, 국가보훈처로부터 약 240억원 규모의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조성사업이 결정되는 결실을 맺었다. 


20세기 마지막 상륙작전인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케 만든 장사상륙작전은 6·25전쟁의 전세를 완전히 역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이에, 맥아더 장군은 1960년 10월 31일 유격동지회에 ‘772유격대의 동지들이 보여준 용맹과 희생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영원히 빛나는 귀감이 되며, 찬사를 받을 만하다’는 친필 서한을 보내왔다. 


영화 내내 학도병들의 삶에 관한 애착은 매간폭스가 역할을 했던 여 종군기자의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은 'War In Korea(한국 전쟁)’과 닿아 있다.

마가렛 히긴스는 위험한 전장을 누비며 취재한 New York Herald-Tribune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여성 종군기자로, 6.25 전쟁의 이면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한국지원을 요청했던 전설적 인물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는 영하 40도에 이르는 강추위와 폭설 속에서 연합군과 중국군(당시 중국 공산당 인민군)이 맞붙게 된 전투를 취재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맛보지 못한 추위와 눈앞에 놓인 죽음의 공포에 떨며 피로가 가득 쌓인 병사들이 꽁꽁 언 통조림을 먹고 있었다.

마침 그녀 옆에는 키가 무척 큰 한 병사가 지친 표정으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생각도 없이 그저 순간순간을 견디고 있는 병사의 표정에 그녀는 그가 어떠한 심정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그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만일 제가 당신에게 무엇이든지 해 줄 수 있는 하나님이라면 당신은 제일 먼저 무엇을 요구하고 싶습니까?”

병사는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잠시 후 이렇게 대답했다.

“저에게 내일을 주십시오.”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내일이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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