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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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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18. 2021

coffee break...눈오는 날에

;  함박눈, 싸락눈, 가루눈, 날린눈, 진눈깨비

폭설과 한파가 지나간지 열흘만에 다시 많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초저녁에 내린 눈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간헐적으로 뿌리고 잇습니다.

바쁜 월요일 이지만 잠시 창밖의 눈을 보시면서 여유를 가져보시라, 눈과 관련된 이야기를 올려 봅니다.

눈 | 명사.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어서 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


겨울밤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면 머지않아 눈이 온다

지금이야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3,40년 전 만해도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을 많이 들어 보셨을것입니다.

아침에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 여쭙던 인사로 건강을 살피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시작된것은 눈과 관련된 속담이라고 합니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맑지만 겨울에는 이동성 고기압 뒤에 기압골이 만들어지고 이 기압골이 우리나라로 이동을 합니다. 

현재가 맑은 날씨라면 그다음 날에는 대게 기압골 영향을 받아서 눈이나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기상학적 근거가 담긴 '겨울밤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면 머지않아 눈이 온다'는 속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눈 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
정문입설도_정선

'눈 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는 속담도 들어 보셨을것입니다.

최근엔 미세먼지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겨울 기후 모습인 ‘삼한사온’이 지켜지지않지만 7.80년대만 해도 너무나 정확히 ‘삼한사온’이 지켜졌습니다.

한랭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3일 동안은 아주 춥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4일간은 아주 따뜻하다는 이런 주기적 변화를 이야기하는것이죠.

따뜻한 4일간 중에서 나흘째 되는 날, 기압골이 바로 들어오기 전날은 대게 기압골이 들어오게 되면 눈이나 비를 내린 다음에 다시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워집니다. 

그런데 기압골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경우는 그렇지는 않은데, 1년에 몇 번 정도는 남쪽에서 기압골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 

이런 경우는 먼저 구름부터 들어오고 기온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복사냉각이 없다 보니 거기다 이제 바람이 주로 남서풍이나 남풍 계열의 바람이 들어오다 보니까 굉장히 따뜻해집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실제로 기온이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올라가 한겨울에 물이 얼거나 응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또 이때는 응결하면서 공기 중으로 응결 열을 또 내뿜기 때문에 기온이 그만큼 따뜻해지는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남풍이 들어오고 그다음에 이제 우리가 예보할 때 실제로 예상하는 것보다 기온이 굉장히 큰 폭으로 올라가게되고 이런 날씨 덕분에 '눈 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는 속담이 생겨난것입니다.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

겨울철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세력을 확장해오면 추위와 함께 이때 이제 강한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이 서해의 습기를 머금고 충청과 호남지역의 차령산맥이나 소백산맥을 넘어갈 때 '우-우 웅'하는 이런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를 이 지역 사람들은 산이 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눈이 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데서 유래한 속담입니다.

빈 병에 대고 바람을 불면 '우웅'하고 소리가 나는것을 알고 있으시죠.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서해상을 지나오면서 육지의 산맥(골과 능)에 부딪히면 산맥의 골과 능의 영향으로 인해서 우는 소리가 만들어지는데  계곡이 굉장히 좁고 깊으면 소리가 굉장히 높고 계곡이 좀 넓고 낮으면 소리가 낮은 독특한 소리가 납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우는 바람뿐만 아니라 눈구름도 만들죠. 

찬 공기가 따뜻한 서해상을 지날 때 사실 이제 온도 차에 의해서 증발한 수분들이 응결되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집니다. 

이 눈구름이 이제 바로 서해상, 서해안지역, 충남, 호남, 제주도에 눈을 많이 내리게 되는데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이제 바람이 강하게 오기 시작하고 대게 한 5~6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웅' 소리가 들리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최첨단 장비가 없었던 시대에 우리 선조들이 그런 속담을 사용한 것을 보면 지혜가 좀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속담 몇개 더 봅니다.

눈 위에 서리 친다. 

비슷한 의미를 담은 뜻으로는 설상가상으로 어려운 일들이 더욱 더 어렵게 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 

한 해의 첫 계절을 알리는 시작이 바로 봄이지요. 

그래서 봄이 한 해의 농사를 짓는 시기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봄철에 씨를 뿌릴 시기에 게으름을 부리게 된다면 한해 수확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여 굶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겨울속담입니다.  


이월 눈이 지게를 덮는다. 

겨울의 끝자락 또는 늦은 겨울날에 오는 눈이 지게를 덮을 만큼 많이 온다는 속담인데, 한창 겨울인 시기에만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봄에 접어들기 직전에도 눈이 많이 내릴 수 있으니 예상 외의 상황들을 미리미리 알고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 겨울에 내리는 하얀 눈을 가리키는 우리말 표현을 들여다 봅니다.

함박눈은 다수의 눈 결정이 서로 달라붙어서 눈송이를 형성하여 내리는 눈을 말하며, 영하 15도 정도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에서 형성된다. 함박눈에는 습기가 많으며, 결정의 모양은 육각형입니다. 

싸락눈은 구름으로부터 떨어지는 백색의 불투명한 얼음알갱이로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에서 만들어져 둥근 모양이나 깔때기 모양으로 크기는 약 2~5mm 정도입니다. 

가루눈은 얼음의 미세한 결정으로 되어있는데 전혀 뭉쳐지지 않는 건조한 가루모양의 적설을 뜻하고 대체로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한 날씨에서 나타납니다. 

날린눈은 지표면에 쌓인 눈이 어느 정도 높이까지 날려 올라가 눈 높이의 수평시정을 악화시키는 눈으로  때로는 강한 바람에 의해 날린눈이 온 하늘을 덮고, 해를 가려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눈깨비는 눈이 녹아서 비와 섞여 내리는 현상을 말하는데, 비와 눈이 함께 내리는 경우를 말하기도 합니다. 


가랑눈 | 명사.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분설, 세설.

가루눈 | 명사. 가루 모양으로 내리는 눈. 기온이 낮고 수증기가 적을 때 내린다.

길눈 | 명사. 한 길이 될 만큼 많이 쌓인 눈.

누리 | 명사. =우박. 큰 물방울들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얼음덩어리. 크기는 지름 5mm쯤 되며, 주로 적란운에서 내린다.

눈발 | 명사. 눈이 힘차게 내려 줄이 죽죽 져 보이는 상태.

도둑눈 | 명사.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린 눈. ≒도적눈.

마른눈 | 명사. 비가 섞이지 않고 내리는 눈.

밤눈 | 명사. 밤에 내리는 눈. ≒야설.

소나기눈 | 명사.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눈.

싸락눈 | 명사. 싸라기눈의 준말.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 

자국눈 | 명사.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눈. ≒박설.

잣눈 | 명사. 많이 쌓인 눈. =척설.

진눈깨비 | 명사. 비가 섞여 내리는 눈.

첫눈 | 명사. 그해 겨울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내리는 눈. ≒초설.

포슬눈 | 명사. 가늘고 성기게 내리는 눈.

풋눈 | 명사. 초겨울에 들어서 조금 내린 눈.

함박눈 | 명사.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


눈꽃 | 명사. 나뭇가지 따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힌 눈.

눈보라 | 명사. 바람에 불리어 휘몰아쳐 날리는 눈. ≒취설.


<우리말샘>

떡눈 : 북한어. 물기가 있어서 척척 붙는 눈송이.

솜눈 : 함박눈의 황해도 방언

송이눈 : 함박눈의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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