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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r 10. 2021

차에 대하여

; 차나무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차

매번 제주 출장때는 시간을 흘리는 10년지기 차 밭이 있습니다.

그래, 이번에는 잠시 차 이야기를 해 봅니다.

표준국어 사전에는 아직 올라가지 못한 차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재 표제어로 올라 있는 이름들은 이렇습니다.


녹차1 綠차 | 명사. 푸른빛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부드러운 찻잎. 또는 그 찻잎을 우린 물.

황차1 黃차 | 명사. 누런빛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찻잎. 또는 그 찻잎을 우린 물. 찻잎의 엽록소가 파괴되어 황색을 띠고 맛이 순하며 부드럽다

홍차 紅차 | 명사. 차의 하나. 차나무의 어린잎을 발효시켜서 녹색을 빼내고 말린 것으로, 끓는 물에 넣으면 맑은 홍색을 띠고 향기가 난다. 주로 중국, 일본, 스리랑카 등지에서 생산된다.


말차 末차 | 명사. 차나무의 애순을 말려 가루로 만든 차.

우롱차 烏龍차 | 명사. 중국에서 나는 차의 하나. 차의 생잎을 발효 도중에 볶아 만들며, 주로 중국의 푸젠성(福建省)과 광저우(廣州), 대만 등지에서 난다.


처음 차를 접할 때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차의 종류만 하더라도 녹차, 홍차, 보이차는 대충 알겠는데 백차, 청차, 우롱차, 황차, 흑차, 숙차, 생차 등은 선뜻 친해지기 어렵습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서양인들은 녹차와 홍차가 각기 다른 품종의 차나무로부터 생산된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차는 산화 과정의 여부, 산화의 정도, 발효의 여부 등 그 가공 방식에 따라 크게 여섯 종류로 분류됩니다.


차는 찻잎을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여러 분류로 나뉘는데 서양에서 분류하는 방식과 차의 원산지인 중국에서 분류하는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백차(白茶, White Tea), 녹차(綠茶, Green Tea), 우롱차(烏龍茶, Wulong, Oolong Tea), 보이차(普洱茶, Pu er, Pu-erh Tea), 홍차(紅茶, Black Tea)로 보통 다섯 가지로 분류하는 서양에 비해 중국에서는 백차, 녹차, 홍차, 청차(靑茶, Blue Tea), 흑차(黑茶, Dark Tea), 황차(黃茶, Yellow Tea)의 여섯 가지로 분류합니다. 

차의 분류 기준은 산화 여부, 산화 정도, 발효 여부로, 

산화를 완전히 억제시킨 비산화차인 녹차, 

산화를 100% 진행시킨 완전 산화차인 홍차, 

산화 정도가 10~70%로 부분 산화차인 청차(우롱차가 여기에 속합니다), 

미생물의 발효 과정을 거친 후발효차인 흑차(보이차는 여기에 속하고), 

경미한 발효 과정인 민황을 거친 황차 등입니다.


제가 제주 10년지기 다원에서 구입해 오는 차는 제자 주로 마시는 녹차 우전(곡우전에 채다)*과 음식에 사용하려고 가루녹차, 선물용으로 카페인이 없고 차의 찬 기운을 없앤 황차 이렇게 3가지 입니다.

다원에 가면 혼자 앉아 녹차 세 주전자, 황차 세 주전자 퍼 마시고 한바퀴 돌아 나옵니다.

*녹차의 종류는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 우전, 세작(작설차; 곡우 이후에서 5월 5일전 채다), 중작(5월 중순까지 채다), 대작(5월 하순에 채다), 엽차(6~7월 채취되는 굳은 잎이 대부분으로, 숭늉대신 끓여 마시는 차)

찻잎에는 수백 가지 성분이 있는데 카테킨(Catechin)이라는 폴리페놀이 가장 중요한데, 바로 이 성분이 차를 차답게 만드는 핵심 성분입니다. 

찻잎이 시들고 마르면 산화작용을 통해 다른 성분으로 변합니다. 

찻잎 뒷면에는 산화효소가 보호막 안에 갇혀있는데 이파리가 마르면 이 막이 깨지면서 효소가 활성화, 즉 발효, 또는 숙성이 시작됩니다. 

발효가 어느 정도 진전되느냐에 따라 차의 맛과 향, 그리고 영양소마저 바뀌는데 차를 분류하고 특성지을 때 발효가 가장 의미 있는 기준이 됩니다.


백차는 가공 과정이 가장 최소한이되게 찻잎들을 자연 건조시키거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팬을 사용해 건조시켜 생산하고 최고 품질의 백차는 가격이 비싼 오직 새싹만으로 만듧니다. 

맛과 향이 매우 섬세하고 싱그럽고 해열 효능이 있어 중국에서는 민간 해열제로 사용해 왔으며, 차 카페인인 ‘테인(Thein)’의 함유량도 적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녹차는 산화 과정을 인위적으로 억제시킨 비산화차로 생산됩니다.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든 찻잎을 비벼 산화효소를 나오게 한 다음 뜨겁게 열을 가해 죽이는데 효소는 일종의 단백질이기 때문에 높은 열을 가하면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이 작업을 살청(殺靑)이라고 하고 100% 살청한 차는 더 이상 발효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은 나라마다 다른데, 중국에서는 산화를 일으키는 산화 효소(Oxidase)를 비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찻잎들을 뜨거운 불에 달궈진 솥에 덖는 ‘초청(炒靑, Fired)’ 방식을 주로 사용하여 이렇게 생산된 녹차를 ‘초청 녹차’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산화 효소를 비활성화하는 방법으로 뜨거운 증기로 가득한 원통에 찻잎을 넣고 찌는 ‘증청(蒸靑, Steamed)’ 방식을 주로 사용하여 이렇게 생산된 녹차를 ‘증청 녹차’라고 합니다. 


황차는 찻잎을 축축한 천으로 덮은 상태에서 증기를 쫴 찻잎의 온도를 높이는 등의 과정을에서 효소 산화가 약하게 일어나 찻잎과 이를 우린 티의 찻빛이 노란색을 띠게 됩니다. 

이런 경미한 발효 과정을 ‘민황((悶黃)’이라고 합니다. 


청차는 부분 산화차이며, 우롱차가 대표적입니다. 

찻잎을 비비거나 굴리는 성형에 앞서 부분 산화를 거쳐 만그는데 중국인과 대만인들은 두 가지 형태의 우롱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찻잎을 약 10~30% 정도로 약하게 산화시켜 바디감이 가볍고 달콤한 꽃 향이 풍기는, 녹차와 유사한 ‘청향형(清香型)’

그리고 약 40~70% 정도로 강하게 산화시켜 바디감이 무겁고 목향, 과일 향, 그리고 때때로 캐러멜 향이 나는 ‘농향형(濃香型)’입니다. 


홍차는 찻잎을 100% 산화시켜 만든 완전 산화차로 보통 습도는 80~90%, 주위 온도는 섭씨 22~23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찻잎을 완전히 산화시킬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 찻잎을 우리면 찻빛이 구릿빛을 띠어 ‘붉은 티’라는 뜻에서 ‘홍차(紅茶)’라 불렀지만, 서양에서는 건조 찻잎이 검은색을 띠어 ‘블랙 티(Black Tea)’라고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흑차는 미생물 발효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중국 남부 지방 윈난성의 푸얼현에서 생산되는 보이차가 있습니다. 

야생에서 자라는 오래된 차나무로부터 찻잎을 채엽한 후  압축해 떡의 형태인 ‘병차(餠茶, Bricks)’로 만들어 운반했습니다. 

보이차는 다시 생차와 숙차로 나뉘는데 보이생차는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산화효소를 적절히 살려놓아 세월이 지나면서 천천히 발효되도록 만든 차로 40, 50년 전 만든 차가 수억원에 팔린다는 이야기는 바로 보이생차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보이숙차는 보이생차가 천천히 발효되는 단점을 보완해서 만든 차로 단기간에 보이생차와 비슷한 성분의 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찻잎을 톤 단위로 엄청 쌓아놓고 물을 뿌리면서 습도를 높이면 자체에서 생기는 미생물, 즉 곰팡이를 이용해 발효를 촉진시키는데 이 작업을 악퇴(渥堆)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발효촉진을 위해 아예 외부에서 곰팡이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술을 빚을 때 누룩곰팡이를 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중의학 의사들은 수세기 동안 보이차를 소화 촉진과 청결 작용을 위한 효능제로 사용해 왔습니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홍차나 오래된 보이차, 흑차와 같은 발효차가 좋습니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끄는 차는 백차로 이론상 오랫동안 발효가 가능해서 보이생차와 빗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차 광고를 보면 3년 지나면 약이 되고, 7년 지나면 보물이 된다는 구절도 나오는데 이 부분은 아직 검증이 안 된 부분입니다.

마시기 편하고 청량감을 느끼고 싶으면 청차, 즉 우롱차가 좋고, 초보자가 안전하게 마시고 싶으면 대만 우롱차도 괜찮습니다. 

제자 다원에서 구입하는 황차는 그리 대중적이지 못해 생소하고 조금은 낯섭니다. 

그래도 여성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은 차 입니다.


차밭에서 차를 마시다보니 바람이 불어 풍경이 바람을 타고 있어 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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