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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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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y 09. 2021

coffee break...5월이 슬픈

; 어버이날을 보내고

맥수지탄, 풍수지탄, 고분지탄, 망양지탄. 

나라를 잃고, 부모를 잃고, 아내를 잃고, 자신을 잃고  '~했더라면'의 인생 가정법으로 후회하는 인생 회한을 담은 사자성어들.


어버이날이 스치듯 지나가버린 내게 ‘風樹之嘆 풍수지탄’은 절절히 다가오는 말입니다.

부모님묘를 정리하러 동트는 시각에 선산에 왔습니다.

10년도 훌쩍넘긴 시간이지만 먹먹함은 오히려 더욱 강렬하고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공자가 뜻을 펴기 위해 이 나라 저 나라로 주유(周遊)할 때였는데, 이날도 제나라를 돌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날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몹시 슬피 우는 소리가 공자의 귀에 들려왔습니다. 

울음소리를 따라가 보니 곡성의 장본인은 고어皐魚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공자가 우는 까닭을 묻자 울음을 그친 고어가 입을 열었습니다. 

"저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되는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부를 한답시고 집을 떠났다가 고향에 돌아오니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둘째는 저의 경륜을 받아들이려는 군주를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셋째는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것입니다." 

고어는 한숨을 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아무리 바람이 조용히 있고 싶어도 불어온 바람이 멎지 않으니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樹欲靜而風不止). 마찬가지로 자식이 효도를 다하려고 해도 그때까지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子欲養而親不待).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는 뵙지 못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저는 이제 이대로 서서 말라 죽으려고 합니다." 


5월이 슬픈것은 어버이날만이 아니라 생일이 있어 더욱 어머니가 생각나기때문입니다

그래, 생일을 챙기지 않습니다.


애지중지키운 아들 하나가 홀어머니의 근심될만큼 버릇이 나빠졌습니다.

어떻게든 바로잡아주기를 소원하던 어머니는 아들이 속을 석일 때마다 마루 가운데 서 있는 기둥에다 못을 하나씩 박았습니다.

십여 년이 지나자 더 이상 박을 수 없을 정도로 못이 다닥다닥 박혔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기둥에 박힌 못을 보고 의아해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울먹이며 아들에게 이유를 설명하자 아들은 마음을 고쳐먹고 날마다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힘든 일을 거들기도 하면서 기쁘게 해드렸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그때마다 기둥에 박힌 못을 하나씩 빼내었습니다. 

십여 년이 지나며 박혔던 못이 모두 빠지고 없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 얼굴의 주름살을 보고 나서 기둥에 뚫린 못 자국을 보더니 눈물을 흘렸습니다

- 鄭鳳采閑談 정봉채한담 중 '母心之釘 모심지정'


산을 내려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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