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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Oct 09. 2021

일반인문 CLXXIV 한글날, 문맹률과 문해력 사이

; 1년에 몇권의 책을 읽고 있나요…

95돌, 575돌(?) 한글날.


임팩트 문제인가…미디어에서는 이제 ‘575돌’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실제 한글날은 한글이 반포된 지 8회갑, 480돌인 1926년에 음력 9월 29일에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입니다.

그러니 정확히 ‘한글날’이라면 95돌이 맞고 한글 창제(반포) 575돌이 정확한 말일 것입니다.

한글날에 한글을 바르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예가 됩니다.

한글의 위대함에 가려진 문해력의 한계

오늘은 한글날이니, 이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문맹률 0에 가까운 수치는 분명 한글의 위엄을 볼 수 있는 부분이고 전세계 문자중에도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만합니다.

영어 알파벳, 일어 가나를 읽을 줄 안다고 (소통까지도 바라지 않고)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우리선조(세종대왕과 한글 창제관련된 학자)들의 위대한 유산으로 우리는 읽을 수 있는 글을 갖게되었습니다.

여기부터는 우리의 노력이 없다면 그  유산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글을 아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다르게, 실제 우리나라는 문자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그리 높지 않습니다.

‘문해율’은 문자를 이해하고 문자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성인의 비율을 뜻합니다.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우리나라의 문해율은 OECD 하위권입니다.


문맹 文盲 | 명사.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름. 또는 그런 사람.

문맹률 文盲率 | 명사.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사람의 비율.

문해 文解 | 명사. 글을 읽고 이해함.

문해력 文解力 | 명사.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비문해 非文解 | 명사. 글을 읽고 이해하지 못함.


지난달(9월) 7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한국 성인의 기초 문해능력 수준을 조사한 제3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비문해'로 불리는 읽기·쓰기·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1은 (4.5%) 233만명, 읽기·쓰기·셈하기는 가능하지만 일상생활 활용이 미흡한 수준2는 (4.2%)217만명,  단순 일상생활 활용은 가능하지만 공공·경제생활 활용이 미흡한 수준3은 (11.4%) 590만명, 그리고 문해력을 갖춘 중학생 학력 이상 수준4는 (78.7%) 4,078만명 입니다.

사흘-4일?

작년(2020년) 정부가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 때문에 뜬금없는 ‘사흘’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사흘’을 3일이 아니라 4일로 알고 있었던 네티즌들이 예상보다 많았던 탓인지 ‘사흘’은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각종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사흘 논란’을 계기로 젊은 세대의 기초 어휘 이해가 부족하며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에 반해 비교적 연령이 높은 세대에서 문해력이 낮게 나왔다는 세대 비교 자료까지 나오면서 문해력 논란은 더욱 심화됐습니다.


낮은 문해력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줍니다.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상대방이 말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의사소통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문장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문해력은 독서율과 관련 있는데,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 발표한 ‘2019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간 책 한 권 읽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로 제일 많이 꼽힌 것은 성인의 경우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29.1%)으로 이전 조사에서 가장 많은 이유로 꼽혔던 '시간이 없어서'(27.7%)를 밀어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의 평균도 만 19세 이상 성인 평균 6.1권.

OECD 국가 평균 독서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2018년 9월 12일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원장 윤여각)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상을 읽고 나를 쓰다’를 주제로 ‘대한민국 문해의 달(9월)’ 선포식을 개최했었습니다.

2002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에서 16~24세의 실질 문해율은 22개국 중 3위였으나 55~65세의 실질 문해율은 22개국 중 최하위권인 20위였습니다. 

이후 문해율에 대한 지적이 일자, 2006년 교육부는 성인 문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 문해 학습자의 초·중학교 학력 취득 지원, 성인 문해 교육방송 개발 및 방영 등을 통해 약 30만명의 문해율 높이는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해의 달’ 선포식은 위 정책의 연장선입니다.

그런 정부의 정책에도 유튜브등 다른 컨텐츠의 이용이 늘어나며 독서량은 줄어들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지난달 영어사전을 개정하면서 

‘K-드라마(K-drama)’, ‘한류(hallyu)’, ‘먹방(mukbang)’, ‘만화(manhwa)’ , ‘동치미(dongchimi)’, ‘갈비(galbi)’, ‘한복(hanbok)’, ‘대박(daebak)’, ‘누나(noona)’, ‘오빠(oppa)’, ‘언니(unni)’, 한국식 영어표현인 ‘스킨십(skinship)’, ‘파이팅(fighting)’ 등 한국 단어 26개를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어들은 사전에 등재되기 전에 이미 세계 많은이들에게 읽혀져 왔습니다.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한글을 만든것은 액자에 담아 고이고이 모셔두라는 의도는 분명 아닐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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