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랑’ 니즈에 성공한 셀럽 마케팅 소주와 전통주 사이
어제(15일) 저녁, 야근을 위한 가벼운 저녁을 마치고 잠시 휴식 중 SBS 뉴스에서 짤막하게 보도된 ‘박재범 소주와 전통주’에 관한 부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후죽순 늘어가는 전통소주를 보면 재밌습니다.
우리나라는 술의 민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면허생산이 아닌 각 가정에서 술을 빚었고 이렇게 집에서 담근 가양주(家釀酒; 집에서 빚은 술)는 지방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주류로 성장하기도 하면서 개발.제조하고 예절바른 술 문화를 전승해 왔습니다.
그래, 조선 말기에는 최소 2천종 이상의 술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07년 일제의 한반도 수탈정책으로 주세령이 공포된후 면허제를 활용한 엄격한 제조 통제정책으로 약주 탁주 소주와 더불어 일본청주와 맥주로 제조품목이 단순화되고 말았고 해방후에도 이러한 일본식 산업제도는 큰변화없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전문가들이 지난 20세기 1백년을 주류산업의 암흑기라고 이야기 합니다.
겨우 90년대 후반부터 정부 규제개혁위원회가 주도한 주류산업 규제개혁으로 특정 면허업체의 전유물이었던 제조시장을 개방하고 40년간 우리 술시장의 경쟁구조를 지배해왔던 탁주공급구역 제한제도를 폐지하는 등 유통제도 정비가 우리 술 산업화의 물꼬를 튼 이후 25년이 흐르는 동안 비온 뒤 엄청난 기세로 자라나는 죽순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류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됩니다.
증류식 소주 같은 전통주에 열광하는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익숙한 이들은 옷이든 술이든 음식이든 자랑하고픈 니즈에 딱 들어 맞는 셀럽들이 추천하거나 그들이 직접제작한 굿즈에 인증하는 트렌드.
JAY-Z의 Champagne Armand de Brignac Brut Gold 아르망 드 브리냑 샴페인, George Clooney 조지 클루니의 Casamigos Tequila 카사미고스 데킬라, Ryan Reynolds 라이언 레이놀즈의 Aviation American Gin 에비에이션 진, Matthew McConaughey 매튜 맥커너히의 Wild Turkey Long Branch 롱브랜치 버번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주류를 출시하기도 하는데 딱 여기까지가 적절한듯하네요.
오늘은 초복입니다.
복달임과 함께 짝을 이루는 하삭음河朔飮!
우리 술 가양주에는 화창한 봄날에는 음식과 가양주를 싸들고 소풍을 나가 꽃과 함께 술과 음식을 먹는 진달래꽃을 넣어 만든 ‘두견주’, 복숭아꽃을 넣은 ‘도화주’, 소나무 새순을 넣은 ‘송순주’ 가 있었고 단오에는 식욕 증진과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석창포 뿌리로 빚은 ‘창포주菖蒲酒’를 마셨습니다.
여름인 음력 6월 보름 유두일流頭日(지난 7월13일)에는 산속 폭포에서 머리를 감고 계곡에서 마시는 하삭음河朔飮, 더위를 피해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는 음력 7월 7일(올해 8월4일) 칠석음 七夕飮, 가을인 중양절 重陽節(9월 9일)에는 국화주를 즐겼고 추석에는 햅쌀로 빚은 신도주 新稻酒로 제주를 올렸죠.
겨울철의 대표적인 술로는 설날에 온 가족이 마시는 산초와 방풍, 백출, 길경 등의 약재를 붉은 주머니에 담아 마을 우물에 넣었다가 꺼내어 담근 도소주屠蘇酒가 있었고 머슴의 날(2월 1일)에 머슴들이 마시던 탁주(막걸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찬 미팅을 나가지만 초복인 오늘 저녁은 복달임과 함께 하삭음 약속이 있습니다.
河朔飮 하삭음은 당의 서견 등이 편찬한 初學記 초학기에 나오는 말로 후한말 유송이 원소의 자제와 함께 하삭, 즉 하북에서 삼복더위를 피하기 위해 밤낮 주연을 연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함안군수시절, 오홍묵은 ‘함안총쇄록 咸安叢瑣錄’에서 1890년 6월 2일 초복날 저녁에 "해가 서쪽에 있을 때 닭을 삶아 술을 마셨다." 그러면서 "하삭지음(河朔之飮)을 본받았다"고 적고 있습니다.
초복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