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자리에서...
人之餘也 餘者 神所寄也. 인지여야 여자 신소기야
여백이야말로 그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燕巖集 煙湘閣選本 연암집 연산각선본
작년, 2021년 제주 월정리 해변은 제주의 공식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동안 비지정 해수욕장으로 운영되던 월정 해변을 공식 해수욕장으로 지정함에 따라 지정 해수욕장은 제주시에 월정해수욕장을 비롯해 김녕, 함덕, 삼양, 금능, 협재, 곽지, 이호테우 등 8곳, 서귀포시에 화순 금모래, 중문 색달, 표선, 신양섭지 등 4곳으로 총 12곳으로 늘었습니다.
Gentrification이 섬 전체로 퍼져 있는 제주는 중국자본이 주춤하는 사이 그 속도가 둔화되었기는 하지만 이미 망쳐진 모습이 두드러진 곳 중 하나가 월정리 입니다.
몇 해 전에는 키친애월을 통해 한담공원 주변을 이야기 했는데 오늘은 마구잡이로 세워진 상업건축들과 핫플이라고 인증샷을위해 들리는이들로 그 여유로움이 사라진 월정리를 생각하게된것은 이제 개인적으로 카페테리어와 비스트로 중간 어디쯤에 있을 매장을 제주에 구상하다보니 10년 전의 월정리 아일랜드 조르바가 어른거려서입니다.
2010년 이전의 월정리 바다는 동네를 돌아다니는 개, 멀리 물질 준비한는 해녀, 감태 주으러 나온 할머니만이 드문드문 보이던 분필가루처럼 날리는 모래해변이 전부였었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해변의 중간쯤에 있던 ‘아일랜드 조르바’라는 이름이 쓰인 하얀 천을 드리운 작고 네모난 창고에서 디아나, 바비야, 키미라고 스스로를 부르던 여인들이 누가 오든 말든 모카포트로 느리게 내리는 커피 향이 흐르게되고 그 커피향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 했습니다.
해변에 내놓은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 느림보 커피를 음미하던 한적하던 시절의 아일랜드 조르바는 2012년 갑자기 문을 닫습니다.
그때 그 시절 월정리 바다를 지키던 바비야의 아일랜드조르바는 지금 한적한 평대리 마을로 자리를 옮겼고 그 자리에 있던 카페는 세여인 중 키미가 ‘고래가 될’이라는 이름으로 지키고 있다 지금은 폐점해 사라졌습니다.
지금의 월정리는 이제 ‘카페촌’이라 불릴 정도로 변모해 도저히 여유를 찾아 볼 수 없는 곳이되었지요.
지금까지 건축을 하며 일상에서 빠져나와 월정리의 모카포트로 느리게 내리는 커피 한 잔을 들고 바닷가 모래언덕 사이에 묻힌 아일랜드 조르바에서 자연스레 보헤미안이 되어가는 자연스럽고 여유로움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래 지금 준비하는 것들도 그리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당시 사진을 올려 봅니다.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그러나 환상처럼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그러나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카페...
그리고 모카포트로 내리는 느린 커피 한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