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chitect Y Feb 21. 2016

건축가의 주유천하 VI 충청 옥류각

대전을 거닐다...04 九曲구곡의 경영, 옥류각

옥류관을 바라보며...

조선의 선비들에게 최고의 이상은 九曲구곡의 경영이었다.

대체로 심산유곡의 경승지에 계류를 따라 굽이굽이 산책로를 만들고 아홉개 정도의 명소를 九景구경으로 지정하여 이름을 짓고 완성한다.

관직에서 물러나 閑居한거하거나 제자들을 모아 講論강론하면서 아홉굽이의 변화에 자신을 내맡긴 채 담론과 詩畵시화로 내면세계를 닦는 것을 선비의 이상으로 삼은 것이다.

여기서 건축은 중요하지 않다.

구경 가운데 한군데 쯤 초옥이나 정자를 지어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 산 1-11.

대전유형문화재 제7호

1639년 송준길이 건립. 골짜기에 ‘옥같이 맑은 물이 흐른다’하여 옥류각. 소실.

1693년 제월당 송규렴이 중건. 송준길 본관 은진. 호 동춘당(同春堂). 스승은 김장생.

1649년 효종 즉위하자 김집의 천거로 벼슬길 나서고. 북벌정책 추진하다 김자점이 청에 밀고 하자 낙향.

1658년 대사헌.

1659년 병조판서. 영의정 추증. 충현서원에 배향. 송규렴. 송준길, 송시열과 함께 회덕의 삼송.

1677년 송준길, 송시열 신원 주장하다 파직. 원래 이 옥류각 위에 '비래암'이라는 은진 송씨 서당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이 동네 이름이 비래동이다.

지금 비래암 자리에는 '비래사'라는 절이들어서 있다.

비래사는 우암 송시열이 후손들의 강학소로 세운 건물인데 스님들이 점령했다.

은진 송씨의 원찰이 되고.

토요일, 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내리며 비래사는 알아도 옥류각은 모르고 지나친다.  

호 霽月堂제월당.

(霽月: 송나라의 시인 황정견이 주돈이를 존경해 쓴 글에서 발췌. 여광풍제월 如光風霽月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빛과도 같도다.)

소쇄원의 제월당과 같은 뜻이다.

시호(정2품 이상의 신료나 대학자에게 내리는 호) 문희文僖.

집안 어른 송준길의 문인. 19세에 사마시, 26세에 식년문과 합격.

1666년 효종 붕어. 서인과 남인 대립.

서인 송시열은 효종은 차남이므로 1년 상이 맞다고 하고, 남인 윤휴는 왕위를 계승했으니 3년 상이 맞다고 주장하는데 서인 승리하여 인조의 계비 자의대비는 1년 동안 상복을 입었다.

1674년 효종비 인선대비 상으로 서인과 남인 또 대립.

송시열은 둘째 며느리는 9개월 상을 윤휴는 중전에 올랐으니 1년 상을 주장한 남인 승리로 자의대비는 1년 동안 상복을 입었다.

다음해 현종도 붕어.

우암 송시열 덕원으로 유배가고 남인이 정권을 잡았다.

송시열의 후손 송규렴이 1677년 사간司諫에 오른다.

우암을 옹호하다가 퇴진되고 남인은 정권을 잡는다.

서인을 전부 죽이자는 허목 중심의 청남파, 서인을 봐 주자는 허적의 탁남파로 다시 나뉘어 싸운다.

1680년 영의정 허적의 아들 허견이 전하의 5촌인 복선군과 역모를 꾸민다는 상소가 올라 왔다.  

허적, 허견, 복선군 사형.

이것이 드라마 장옥정 초기에 나오는 경신庚申환국(換局:권력 주체가 바뀌는것.) 서인 김수항 영의정 등극.

제월당은 사성司成으로 복귀고 숙종의 계비 민 씨가 아들을 못 낳는다.

후궁 장 씨가 아들 출산하여 왕자 윤을 원자에 책봉하겠다고 한다.

서인 영수 송시열의 서두르지 말라는 상소로 정권 잡은 지 9년 만에 전부 유배보내지는데... 기사환국.

또 뒤집어지고, 여러 사람 다치고, 죽고 제월당도 낙향한다.  

대전시 대덕구 미호동 188번지에 서당 건립. 현판을 걸었다.

1694년 갑술옥사甲戌獄事.

폐비 민 씨의 복위를 반대하던 서인 영수 민암 사형당하고 나머지 남인 전부 유배가게되고 계비 장씨 퇴출되고 폐비 민씨 복권되어 제월당 복관.  

숙종에게 목숨 걸고 시폐(時幣:그 시대의 잘못된 폐단)사조를 올렸다.  


1. 덜 받으라는 세금을 더 거두고, 임금이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다.

2. 관청인원을 조정, 경비를 절약하고, 임금의 사유재산도 국비에 보태라.

3. 임금의 사치를 배격하고 솔선수범하여 낭비풍토를 없애라.

4. 지방 관리들이 세금을 횡령하니 철저히 조사하여 처벌하라.  


제월당의 유언.  

男兒事業泰山如 남아사업태산여

九?工夫可忽諸 구인공부가홀제

意馬易奔宣猛制 의마역분선맹제

心田難闢盍精鋤 심전난벽합정서

要全德性須疏酒 요전덕성수소주

欲立身名在讀書 욕립신명재독서

歲月一過追不得 세월일과추불득

莫敎虛老歎窮盧 막교허노탄궁노


남아의 사업은 태산과도 같나니 아홉 길 쌓는 공부 소홀할 수 있으랴.  

뜻은 쉬 달아나니 통제를 엄히 하고 마음 개간 어려우니 호미질은 정밀해야.  

덕성 보존하려 하면 술을 멀리해야 하고 몸과 이름 세우는 것은 독서에 달려있다.  

세월은 한번 가면 되돌릴 수 없는 법. 허송세월 집안 가난 탄식하지 말려무나.  


동춘당 글씨

超然物外초연물외(속세의 물욕에 물들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겠다.)

옥류각 앞 바위에 새겨져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권력은 십년을 가지 못하고, 꽃은 열흘을 붉지 못한다.  

정은 자연 속에 지은 그냥 간단한 집.

누는 이층으로 떠 있는 집, 각은 이에 사랑채나 온돌방이 더해진다.

그래서 흐르는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이 옥류각에서는 잘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건축가의 주유천하 V 전라 俛仰亭면앙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