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그해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는데 올해의 다섯개 후보가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물론 2022년의 올해의 사자성어는 전국의 대학교수 935명이 설문에서 476표(50.9%)를 차지한 논어 위령공편의 過而不改 과이불개입니다.
過而不改 과이불개
과이불개를 추천한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는 추천 이유를 여당이나 야당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대통령 탓’이라고 말하고 고칠 생각을 않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올해의 한자에 과이불개를 선택한 교수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잘못
현재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
여당이 야당되었을 때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 똑같다.
자성과 갱신이 현명한 사람의 길인 반면, 자기정당화로 과오를 덮으려 하는 것이 소인배의 길
잘못하고 뉘위침과 개선이 없는 현실에 비통함마저 느껴진다
이념진영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 내지 피해자가 될 것 같다는 강박에 일단 우기고 보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듯
자한편(子罕篇)에서는 "잘못하거든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 하였고,
이인편(里仁篇)에는 " 그사람의 잘못을 보고 그의 착함을 알게 된다(觀過斯知仁矣)"고 하였습니다.
공자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는 말로 논어에는 이와 비슷한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과이불개는 논어뿐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에도 여러 차례 나오는데,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 것에 대해 신료들이 반대했지만 과실 고치기를 꺼려 고치지 않음을 비판했다.(연산군일기」 3년 6월 27일)
비단 폭군 연산이 아니라 성군으로 우리의 자랑인 세종실록에도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한다고 말한 기록만도 10여 차례 이상입니다.
사람을 잘못 임명해 외교망신을 당했을 때, 세종은 ‘사람을 잘못 알고 보낸 것을 심히 후회한다’라고 말했고 나랏일에 몰두하느라 자신과 신하들의 건강을 돌보지 않은 것도 ‘뉘우친다’고 했습니다.
세종8년 한성부의 화재를 보고 予深悔之 여심회지(깊은 후회를 한다) 했고 세종 11년 8월 의금부에 명하여 태평관의 영조 책임자인 김방을 가두고 국문하면서 외국 사신 숙소인 태평관을 고쳐지으려 할 때 최윤덕 장군이 “사정전과 경회루 공사가 이미 진행 중인데 태평관까지 시작하면, 백성들이 너무 힘들 것”이라고 반대했지만 세종은 국가의 인증 없이 살아가는 승려들에게 일을 시키고, 승려인가증을 발급해 준다면 태평관 공사도 이뤄지고, 백성들도 괴롭히지 않게 되어, 두 가지 일이 다 잘 되지 않겠느냐며 강행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공사는 “한 치의 공효(功效)도 없이 많은 승려들이 죽고 다치는” 것으로 끝났을때 세종은 “사람을 잘못 알고 보낸 것을 심히 후회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후회로 끝난것이 아니고 이 후 사고가 났을때 이를 바로잡습니다.
다음달(세종11년 9월) 강감(용산의 군수품의 출납을 맡아보던 관아)이 기울어진 곳을 수리하다 5명이 압사당하고 30명이 부상을 당하자, 세종은 “압사당한 사람들이 매우 가엾다”면서 모든 정치 일정을 멈추게 했고 공사 현장의 감독관은 물론, 공사 설계자들과 국가 공사의 최고책임자인 공조판서(국토부장관)까지 구금했릏뿐 아니라 군자감을 처음 지을 때의 책임자까지 체포하여 수사하게 했습니다다.
그리고 즉시 의사를 보내 치료케하고,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고향집에 관리를 보내 위로하고 보호하게 했습니다.
참사 발생 이틀 뒤인 9월 17일 세종은 의금부 책임자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기울어져서 위험한 건물을 바로잡으려면, 마땅히 기계를 모두 준비하고, 삼가고 조심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후환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군자감 관리들은 기계를 갖추지 않았으니 그 죄의 첫째이며,
그 집이 기울어져 전복되게 한 일이 그 죄의 둘째이다.
많은 사람들을 압사하게 한 점이 그 죄의 셋째이며,
즉시 즉시 치료하여 살리지 아니했으니 그 죄의 넷째이며,
즉시 치료활동을 하지 아니하고 다투어 돌아온 것이 그 죄의 다섯째이다.
세종대왕이 그리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