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문 CCXIII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by Architect Y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망령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우울의 망령에 완전히 정복당하고 나면 사람의 영혼엔 오직 분노만이 남게 된다.

외로워서 화가 나고, 피곤해서 화가 나고, 남들이 행복해서 화가 나고, 마침내 화만 나는 내가 싫어서 미칠 듯이 화가 난다.- p.30


제목부터 도발적인책의 저자,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절망에서 태어났지만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절망은 끝이 아니고 하나의 몰락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잉태하고 태어나는 위대한 절망입니다.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절망은 궁극의 희망입니다.

그의 도서들과 편지, 일기 등에서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통찰과 정곡을 찌르는 인생 조언을 모아 엮은 이 책은 2012년 tvN의 영화배우 박신양의 러시아 유학시절의 에피소드로 더욱 많이 알려졌죠.

배우 박신양은 러시아로 연기유학을 갔을 때 그 돈도 없고 적응하기도 힘들었던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왜 이렇게 힘든걸까를 늘 생각하며 살았지만, 정작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싯구에 인생을 다시금 바라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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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유학 갔을때 첫 해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선생님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요?" 였어요. 그 선생님이 대답 대신 시를 하나 주시면서 공부해오라고 하셨는데, 무슨 말이었냐면...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말이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그런 얘기를 들어본적이 없었어요. 인생은 행복하고 힘들지 않아야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힘들면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요? 잘 생각해 보게 됐어요. 힘들때와 힘들지 않을때가 얼만큼씩 있지? 거의 50 씩 인것 같고요. 조금 더 생각해보면 즐거울때보다 힘들때가 더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그 힘든 시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뜻이 되요. 힘든 시간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 박신양, tvN 스타특강쇼 中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큰 흐름에서 본다면 메이저급 철학자가 아니죠.

하지만 쇼펜하우어를 이 정도 철학자로 보기에는, 그의 대중적인 유명세가 너무 큽니다.

니체의 철학, 헤세와 카프카의 문학,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세상을 떠난 지 1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가 오늘날까지 쇼펜하우어를 기억하고 그가 남긴 저서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으려합니다.

사실 그는 철학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철학자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애처로운 시간은 먼 훗날, 관 속에 누울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을 때, 일생을 헛된 욕망을 좇느라 세월을 탕진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는 한 번 더 시간이 주어지기를 가만히 소망해보는 때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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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염세주의는 앞으로도 주요한 철학 사조가 되기는 힘들지만 우리는 그것이 함축하는 중요한 의미 하나인 인간에 대한 극도의 혐오는 역설적으로 인간이면 당연히 이래야 한다는 높은 기대치에서 나온다는것을 놓쳐서는 안 될것입니다.

숱한 비난과 조롱에도 쇼펜하우어는 단순한 기인이 아닌, 현대 사상과 문명에서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철학자로 언급되고 있는것이 바로 그의 사상 내면에 깊이 깔린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 때문입니다.


요즘은 어린아이들마저 가난을 죄로 여긴다. 가난을 죄로 여기는 사상은 사냥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대로 죽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하는 동물들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발상이다. 이 땅에서 가난하다는 것은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죄도 아니다. 무능력과 태만의 결과도 아니다. 가난은 원석과도 같다. 이 돌 속에 어떤 보석이 숨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 p.164

그의 도서들과 편지, 일기 등에서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통찰과 정곡을 찌르는 인생 조언을 모아 엮은 책으로 쇼펜하우어의 독설 안에 감춰진 열망과 투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를 알고 있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이 책을 읽게 되는 순간, 옛 철학자의 독설 안에 감춰진 열망과 투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인생의 진실과 가르침을 통해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을 위한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인생은 고통이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집착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에 대한 비관’을 제시하고 있기에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행복해지고 싶어 결국 불행해져 버린 현대인들에게 주는 바가 크기에 철학적인 깊이와 문학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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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을 기르는 습관이 있다면 그것은 인내다.

인내는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 몸이 견딜 수 있는 범위를 깨닫고 그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인내다.

견뎌내지 못할 때까지 버티는 건 멍청한 짓이다.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동반 자살이나 다름없다. - p.26


내가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뭔가를 얻기보다는 뭔가를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라는 것이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해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즐겁게 놀기보다는 욕을 먹거나 비난받지 않도록 한다.

이것은 다분히 현실적인 생활수칙이다.

이 수칙들을 지킨다면 작지만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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