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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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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r 05. 2024

coffee break…尺蠖之屈 척확지굴

; 움추렸던 몸을 펴며 도약하는 날이 되기를

개구리하면 생각나는 고사성어는 늘 우물과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아무래도 도약을 위해 움츠린다는 속담처럼 개구리는 한자문화에서 좋은 이미지가 아닌듯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경칩은 본래 개구리와 상관없는 날로 한자 ‘驚蟄’에서 알 수 있듯이 놀라는 것은 벌레입니다.

‘蟄’이 “숨다” 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를 뜻하는데, 옛사람들은 겨울이 지나고 봄비가 내리는 이 무렵에 올해의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에 겨울잠에서 깬 벌레들이 땅 밖으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열 계(啓)’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후한의 역사가 반고의 한서에는 그렇게 기록돼 있습니다.


‘계칩’이 ‘경칩’으로 바뀐 것은 중국 전한의 6대 황제 경제의 본명이 劉啓유계로, 피휘를 위해 ‘열 계’를 ‘놀랄 경’으로 바꾼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합니다.


참고로 조선의 왕실에서는 백성들이 거의 쓰지 않는 한자로 이름을 지었으며, 한 글자로 지었는데 국왕·조상·성인 등이 쓰는 이름에 들어간 글자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백성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이를 避諱피휘라고 했습니다.


피휘란 국왕·조상·성인 등이 쓰는 이름에 들어간 글자를 사용하지 않는 관습을 뜻한다.

조선의 왕실에서는 백성들이 거의 쓰지 않는 한자로 이름을 지었으며, 한 글자로 짓는 일도 많았다. 백성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경칩에 놀라는 것이 개구리인지 벌레인지는 중요하지 않죠.

추운 겨울에는 보이지 않다가 따뜻한 기운을 받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생명이라는 사실이 중요할것입니다.


尺蠖之屈 以求信也 척확지굴 이구신야

역경에 나오는 말로 우리 속담의 멀리 뛰기위해 움추리는 개구리라는 뜻의 움추리는 자볼레를 이야기합니다.

경칩의 원래 의미가 벌레에서 시작이되었든 한자선택에서 황제이름의 단어가 바뀌었든 오늘은 도약을 위해 잠깬 개구리의 모습처럼 이제 움추렸던 몸을 펴 우물 밖 개구리로 탈바꿈하는 날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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