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림과 멈춤
재 너머 성권농 집에 술 익단 말 어제 듣고
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타고
아이야 네 권농 계시냐 정좌수 왔다 하여라
- 송강 정철
긴 연휴의 처음 시작이되는 주말의 나른한 봄날, 느릿함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느림과 멈춤을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국민성이나, 민족색을 설명할 수는 없다
전통문화단절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치유되기 전, 한국전쟁이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우리나라는 극한의 조건속에 국가재건이라는 거국적 목표 아래 주위는 전혀 돌아보지 않고 오직 전진만을 강조하게 되었다.
옆은 돌아보지않고 내 갈 길만 바쁘게 내달리며 중단없는 전진이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 자연스레 주위의 모습과 주위의 상황들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다.
자라며 빨리 하면 칭찬을 받으며 자신만 앞서 가기 위해 주위의 사람들과 사물들을 짓밟고 있는 사람을 말리지도 않았고, 넘어져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지도 않았다.
그런 7,80년의 시간 동안 서로의 속도 차이 때문에 세대간에 점점 더 벌어지고 갈등의 단계를 지나 소통 불가의 벽이 서로를 가로막고 있다.
눈을 뜨기 시작한지 겨우 십여년동안 지쳐 있던 많은것을 토로하듯 치유나 Healing이라는 말이 세상을 덮었다.
책이나 방송을 장악한 멈춤에 대한 이슈들...
하지만 지난 모든 삶동안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휴식은 감당하기 너무나 힘들었다.
현대인의 일상이라는 것이 아마 여유만으로는 살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끔은 일부러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걸음을 멈추고서 주위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연휴를 통해 많은 생각으로 빠름을 외치면서 보지 못하고 있던 무언가를 찾기를 바래본다.
不識騎牛好 부식기우호
今因無馬知 금인무마지
夕陽芳草路 석양방초로
春日共遲遲 춘일공지지
- 學圃集 偶吟, 梁彭孫 학포집 우음, 양팽손
소타는 것 좋은 줄을 몰랐었더니
말이 없고 보니 오늘에야 알겠어라
석양 녘 방초 어우러진 길을
봄날도 함께 느릿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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