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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15. 2016

세계건축 이야기 I 일본 미호미술관

일본 Miho Museum 미호 미술관

Shiga, JAPAN

Miho Museum 미호 미술관

1997년 완공


Architect : I. M. PEI  

                  Pei Cobb Freed & Partners (formerly I. M. Pei & Partners)

삼림보호지역의 두개의 봉우리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미호 미술관은 찾아가는 그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도시의 일반적인 미술관과는 달리 산자락에 파묻힌 은신처를 찾아가는 기분으로 꼬불꼬불 냇가를,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가면 나타나는 것은 큰 철창문이었다.   

깊숙이 들어가면 일본식 회벽과 타일로 된 리셉션 별관이 방문자를 맞아준다.  

조금 걸으면 터널 Tunnel이 나오는데,  반원같은 천정과 벽은 노출 콘크리트 Architectural Concrete 이고, 벽에 붙어 있는 조명들 Wall-scans은 바닥의 Pattern과 완벽하게 맞도록 배열되었다.   

터널의 바닥은 스테인레스 스틸 프레임 Stainless Steel Frame 속의 아스팔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폭신한 가죽위를 딛는듯 싶다.

이 바닥과 벽 사이의 물받이도 조심스럽게 마무리 되어 있다.

약간 굽은 이 터널이 끝날때쯤에 현수교의 케이블 사이로 자그마한 일본집 지붕 같은것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관람객은 터널로부터 떠올라 현수교를 통해 나오자마자의 산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미술관의 작은 일부를 첫인상으로 간직하게 된다.    

입구쪽에서 보는 미술관 건물은 불과 전체 건물의 5% 정도이며, 나머지는 대지에 묻히도록 하여 주변의 풍부한 삼림과 기존의 경관을 가능한 그대로 보존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설계된 덕분에 미술관의 외관은 마치 지면위에 추녀마루만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건물의 수직입면이 가장 잘드러난 곳은 서쪽 FACADE로서 20% 정도의 건물이 외부에 노출된다.   

그리고 이 FACADE는 이미 존재하는 신지 슈메이카이 사원과 I. M. Pei가 설계한 종탑쪽에서의 전경이다.   

대지의 윤곽선을 따라 연결된 그 높이가 결코 13m를 넘지 않는다.

I. M. Pei는 이 프로젝트에서 전체 개념 디자인 및 설계 뿐 아니라 현수교와 터널의 설계 그리고 경관 조경 및 전시공간과 전시조명, 전시디자인까지 담당하였다.   

나무와 돌도 항상 직접 고르는 I. M. Pei는 이 경우에도 교토에서 건축주 Owner와 함께 석재와 식수의 종류를 직접 결정하였다.   

그 때 I. M. Pei의 머리속에는 미술관 주변 경관에 대한 확고한 Plan이 있었다.   

완성된 미술관 주변의 경관은 병풍속의 수려한 산수화처럼 보인다.   

전반적인 미술관 및 주변은 그 분위기가 고요하며 극히 차분함을 가지고 있으며, 규모의 웅장함이나 위용을 드러내지 않는다.  

깎아지른 절벽위의 터널과 현수교를 통과한 관람객들은 곧 바로 원형의 미술관 광장으로 도달하게 된다.   

미술관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둥근 입구 모양을 보게되는데 건축가 I. M. Pei가 영감을 얻었다는 중국의 고전수필인 도연명의 ‘무릉도원’을 떠올리게 된다.   

일본의 사원을 연상시키는 여러층에 걸친 테라스를 올라가면 기하학적으로 나뉘어진 창틀로 만들어진 천창이 있는 미술관의 주요 공공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이 내부는 알루미늄 차양으로 빛을 조절하는데 이 알루미늄 차양의 표면은 마치 이 지역 원목 특유의 질감과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모든것이 전통과 과학기술, 동양과 서양 문화,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킨다.

입구 Entrance Hall 끝으로 보이는 외부의 전경은 소나무와 슈메이카이 사원 그리고 I .M. Pei가 디자인한 종탑 Bell Tower이 하나의 느낌으로 이 “병풍”안에 녹아들어 있다.   

이 외부의 경관은 미술관의 창과 만나면서 유리창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한폭의 “병풍”이 된다.  

이 “병풍”왼편으로는 고목 그 자체를 최대한으로 살린 벤치가 있다.   

이 벤치의 위는 조심스럽게 다듬어 사람들이 앉을수 있게 하였고, 밑 부분은 거친 그대로 둠으로써 I. M. Pei 가 흔히 사용하는 바깥의 돌 조경을 연상시킨다.


슈메이 문화재단 산하의 신지 슈메이카이에 의해 운영되는 이 미술관은 슈메이家의 수집품의 항구적인 소장공간으로써, 17,429㎡의 면적에 달하는 두개의 별관 Wing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소장한 Collection자체도 매우 독특하다.   

남관 South Wing은 고대 이집트 유적, 그리스-로마 유적, 남아시아, 중국 그리고 고대 이슬람과 페르시아의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I. M. Pei는 전시품의 특성을 하나하나 살릴수 있도록 전시 Case 하나하나의 설계와 디자인에 직접 관여하였다.   

둥근 형태의 작품을 덮는 전시 Case의 경우 반투명 윗 부분중 가운데를 둥글고 투명하게 한뒤 엑센트 조명을 줌으로써 전시효과를 더 빛낸다든가, 변할수 있게 4가지 색의 조그마한 전등을 두었으나 2개는 켜져있고 2개는 꺼져 있도록 하여 꺼진 부분은 눈여겨 보지 않고서는 볼수 없을 정도로 세세한 면까지 신경을 쓴것은 전형적인 I. M. Pei 특성을 보여준다.   

북관 North Wing은 일본 예슬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유물도 있으나 Pei Office에서 디자인 디테일을 모두 한것이 아닌만큼 자세히 보면 그 디테일에서 남관과의 미세한 차이를 발견할수 있다.

자연 보존 측면에서도 특별히 설계, 시공된 이 미술관은 공사에 있어 건축기간중 선별적인 굴착공사를 시행하여 기존의 산 사면과 수목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하였다.  

또한 주변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특별 진입 도로를 설계했으며 주변 대지의 수목과 수문학 Hydrology을 보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건물의 많은 부분이 대지에 묻히기 때문에 내진 방재벽이 요구되었다.  

공사가 끝난 현재 산은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되었고 흙으로 덮인 콘크리트 지붕은 원래 디자인된대로 나무가 다시 심겨졌다.

이 미술관은 건물 그 자체의 훌륭함과 내부 디테일 하나하나의 완벽함은 물론이지만 자연을 생각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써 그 성공이 더욱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앞으로 곧 다가올 미래건축에의 좋은 교훈이다.

자연을 살리기 위해 산 하나를 임시로 옮겨놓고 지하에 미술관을 지은 다음, 산을 그대로 다시 옮겨놓는 것은 물론이거니와(간단하게 설명해서), 문고리 하나하나, 전시 Case 하나하나 까지, 건축가의 온갖 정력을 다 쏟게한 건축주와, 건축가의 의도에 맞춰 빈틈없이 지어준 시공사 역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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