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세월의 변화처럼
오랜만에 반가운 빗줄기가 세상을 촉촉히 적신다.
후두둑거리는 소리에 새벽잠을 깨고 내리는 비에 취해 잠시 시간을 잡는다.
그 더웠던 여름의 시간이 어쩌면 자연스레 차례를 맞이하는 모습을 생각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
일이란 시간의 흐름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할 것을 뒤에 하거나 나중에 할 것을 먼저 할 수 없다.
두세 가지 이상을 동시에 처리할 수도 없다.
누군가가 나는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더라도 그것은 착각이다.
Multi-tasking 멀티테스킹(다중처리능력)을 이야기 하지만 한 연구에서처럼 2배, 혹은 3배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한가지일에서 소모되는 양의 에너지를 여러일에서 전부 소진 한다는 말이다.
안달을 한다고 빨라지지도 않고 기대하고 소망한다고 여름이 겨울이 될 수 없는 삼라만상의 모습처럼 우리의 일은 누구나 무엇이나 자연스러운 순서를 밟아야 한다.
대학은 말한다.
知所先後 則近道矣 지소선후 즉근도의 (모든 일에는 마침과 처음이 있으니, 앞서 할 것과 뒤에 할 것을 잘 알면 길에 가까워진다)
새벽 비속에 자연의 순리를 생각하며 나를, 세상을 돌아본다.
弓先調而後求勁 궁선조이후구경
馬先順而後求良 마선순이후구량
人先信而後求能 인선신이후구능
- 文子 上德 문자 상덕
활은 먼저 조율한 뒤에 굳셈을 구하고,
말은 먼저 길들이고 난 뒤에 훌륭함을 구하고,
사람은 먼저 미쁘게 된 뒤에 유능함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