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洗盞更酌 세잔경작

; 가을의 새벽을 열며...

by Architect Y

새로운 계절, 새로운 달의 시작을 열며 잠시 눈을 감는다.
지난시간의 모든것이 칼로 무를 베듯 잘라지는것이 아니듯 살아가면 새로운 계절이나, 새로운 시간이 종지부를 찍고 다시시작하는것은 아니지만 마음가짐으로 그 끝과 시작이됨을 생각한다.


蓋將自其變者而觀之 개장자기변자이관지
則天地曾不能以一瞬 칙천지증불능이일순
自其不變者而觀之 자기불변자이관지,
物與我皆無盡 측물여아개무진야
而又何羨乎? 이우하진호


客喜而笑 洗盞更酌 객희이소 세잔경작


- 赤壁賦 蘇軾 적벽부 소식


그것이 소동파가 써내려간 적벽부.


대체로 만약 변화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천지는 일찍이 한순간도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
자체 변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만물과 나는 모두 다함이 없다.
그런데 또 무엇을 부러워하는가?


손님이 즐거워 웃고, 잔을 씻어 다시 대작하니


임술년 가을, 황주의 적벽에서는 시인들이 모여 시를 읊고 있었다.한 객이 퉁소를 불어 슬픈 곡을 연주하자 마치 원망하는 듯도 하고 사모하는 듯도 하며, 흐느끼는 듯도 하고 하소연하는 듯도 했다.
사람들은 천하를 호령하고 주름잡던 영웅호걸들도 한번 가면 오지 않으니 인간사란 참으로 헛된 것이라면서 한숨을 쉬었다.
소동파는 말했다.


그런가?
오히려 이 무진장한, 자연이란 보물을 그들이 전유하지 않고 우리에게까지 오게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천지의 사물은 주인이 따로 없으니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기뻐해야할 일을 어찌 슬퍼들 하시는가?


저 물과 달을 보시오.
물은 흘러가니 사라진 것 같지만 다시 돌아와 흐르지 않는가.
달은 이지러지니 서럽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온전한 달이 되지 않던가?
변화하는 입장에 서서 보면 모든 게 안타깝고 천지도 한 순간처럼 짧지만, 변하지 않는 것의 입장에 서서 보면, 변화하는 것 또한 그대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천지나 나나 끝나는 것은 없으니, 아쉬울 것도 없고 부러울 것도 없지 않는가?


이 말에 좌중은 크게 웃으며 다시 잔을 씻어 술을 따랐다.


난 왜 요모양 요꼴로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하고 고개 틀어 어깨에 멜 필요 또한 없는 것이다.
그저 헌 잔을 씻어, 새 술을 한잔 더 따르면 그만이다.
취할 시간은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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