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거울로서 AI - 기록 평가의 윤리와 반사성
기록 평가*는 오랫동안 합리적 판단과 체계적 절차의 주요한 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및 하위 규정은 기록의 중요도에 따라 보존기간을 영구·준영구·10년·5년·3년·1년 등으로 구분하며, 행정적·법적·역사적 가치를 근거로 책정하도록 명시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적 장치가 실제로 ‘중요한 것’을 정의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보존기간이 곧 중요성의 지표라면, 인간의 기억과 행위는 그보다 훨씬 불규칙하고 감정적입니다. 무엇을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규칙이 아니라 감정의 문제이며, 따라서 기록 평가의 객관성은 근본적으로 허구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문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일러두기: 본 글에서 언급하는 ‘기록 평가’는 평가심의제도나 그 절차적 운영방식보다는, 기록이 사회 제도 속에서 가치와 중요성을 부여받는 개념적 구조와 상징적 성격을 중심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행정적 판단 절차보다는 기록의 의미를 형성하는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염두에 둔 개념적 사용임을 미리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