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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Oct 15. 2020

현대판 카니발리즘.

인터넷에 퍼져 있는 추악한 풍습.

식인은 문명 발생 이래로 대를 찾아볼 수 없는 추악하고 악랄한 행위다. 역사적으로 몇몇 부족이 종교나 기근의 이유로 이를 자행해 왔지만, 현대 문명을 접한 인류는 누구나 이런 행위가 추악하고 반인륜적인 행위란 것을 안다.


나는 이런 끔찍하고 소름 끼치는 문화가 현대의 문명이 자리 잡고 난 이후에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반인륜적이고 끔찍한 행위는 여전히 문명이 채 자리 잡지 못한 음산한 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인터넷. 덕과 문화를 쌓을 시간도 없이 지극히 짧은 역사를 가진 이 공간은 온갖 같잖고 더러운 일들이 창궐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나를 가장 토악질 나게 하는 것은 현재 이곳에서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현대판 카니발리즘(cannibalism)'이다.


 '현대판 카니발리즘'은 유명인의 피와 살을 취하면 그들과 같은 고귀함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미개한 '넷 카니발(net-cannibal)'들이, 넷상의 잘 익고 아름다운 셀럽을 골라 사냥하는 행위다. 넷 카니발들은 너무도 나약하고 빈약한 몸을 가졌기에, 셀럽들과 정면 승부를 펼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음산한 음지에 숨어 부단한 노력과 끈기로 자신의 살을 채우는 셀럽들을 눈여겨본다. 그러다 그들의 아름다운 몸에 숨겨져 있는 티끌만 한 약점이라도 발견하는 순간, 미친개처럼 달려들어 그 자리에 상처를 낸다. 당연히 초반에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육체를 가진 셀럽들에게 상대도 되지 않지만, 몇 번의 공방만 버티고 나면 피 냄새를 맡은 들짐승들이 몰려들 것을 안다. 들짐승들은 더럽고 냄새나는 카니발 대신, 아름답고 향기로운 샐럽의 몸을 탐낸다. 아무리 강하고 성숙한 몸을 지닌 셀럽일지라도 이들의 무자비한 공격에 처참히 무너지고 잡아먹힌다.


 넷 카니발들은 이런 자신들의 행동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자신보다 거대하고 강한 적과 맞서 싸운 용기, 많은 들짐승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한 자상함. 마치 자신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정의의 사도라 생각한다. 몇몇 정신 나간 들짐승들은 콩고물이라도 떨어질 량 그들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몸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사람의 의지를 난도질하는 끔찍한 살인범이다. 한 사람이 이루어낸 아름답고 고귀한 살결을 손쉽게 취득하려 하는 게으른 산 짐승이다. 이들은 아무리 강인하고 고귀한 샐럽의 살점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고귀해질 수 없다. 비쩍 마르고 야윈 그들의 추악한 몰골은 그들의 탐스러운 살결로도 정화될 수 없다. 이들이 식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성스럽고 아름다운 진화가 아닌, 절망과 죽음으로 가득 찬 질병과 바이러스다.



 

 우리는 현재 인터넷 세상이 이런 추잡하고 끔찍한 시궁창 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눈에 훤히 보이는 이러한 살인 행각을 못 본 채 해서는 안된다. 또 다른 세계가 될 인터넷 세계를 발전시키고 문명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러한 추악한 카니발을 소탕할 수 있어야 한다. 들짐승을 꼬드기고 자라나는 새싹을 짓밟는 이런 쓰레기들이 사라지고, 노력과 연구로 아름다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정당한 세상이 될 때 인터넷 세상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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