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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Jan 05. 2021

올바른 단어 사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어는 별과 같은 것이다.

 저는 종종 글쓰기 지적을 받습니다. 이 지적에는 "돼"와"되", "제"와"쟤" 같은 올바른 철자 사용에 관한 것도 있지만, 문장에 들어가는 올바른 단어 사용에 관한 지적도 있습니다. "사유하며 생각하다.", "스스로 자기 검열하다."와 같은 문장이 이에 대한 예시입니다.


 이런 식의 문장을 왜 썼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그런 느낌이 나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어떤 단어가 연상케 하는 두리뭉실한 이미지를 통해 단어를 인식했습니다. 그리고 문장을 이런 이미지들의 결합이라 생각했습니다. 즉 단어의 실질적인 뜻이 아니라, 단어가 내게 주는 이미지를 통해 글을 써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 중앙일보 칼럼을 읽습니다. 이 칼럼에서 김영민 교수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곧 안다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어떤 단어는 그저 그럴싸하게 들린다는 이유로 사용된다 한다.(중략) 그런 식으로 사용될 때, 그 단어는 “멍멍!”과 크게 다르지 않다." , "특정 단어를 집요하게 기피하는 사람이 그 단어 뜻을 더 잘 알 수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글을 읽고 나니 너무나 제 얘기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동안 단어를 몰랐던 것입니다. 느낌으로 썼다는 것은 그 단어가 그럴싸해 보이기에 썼다는 뜻입니다. 이는 단어를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구름은 힘이 없고 희미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상상하기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 않고 여러 가지를 섞어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그동안 단어를 구름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단어를 어렴풋이 상상하며 사용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그 크기를 조절하고, 아무 단어와 섞으며 자유롭게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장은 힘을 잃고 희미했습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단어는 구름이 아니라 별이었습니다. 

 

 별은 스스로 완벽한 형태를 가집니다. 그리고 강한 힘을 가집니다. 그래서 이것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고,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별이 다른 별과 어떻게 관계하느냐는 각 별의 상태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어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단어는 그 자체로 완벽하고 강한 힘을 가집니다. 그 힘은 문장을 일그러뜨리기도 하고, 주변 단어의 뜻을 바꿔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힘을 고려하지 않고 단어를 사용하면 의미 전달될 수 없습니다. 김용민 교수님의 말처럼, 단어의 강한 힘을 안다면 단어를 함부로 배치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간 제게 누군가가 올바른 단어 사용을 지적하면 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장이 가지는 뉘앙스는 그럴듯하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문장을 그럴듯하게 쓰는 것이었습니다. 희미하고 힘없는 문장은 생각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문장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쓰여야 합니다.


이제 단어를 구름이 아니라, 별이라고 생각합니다. 놓은 별이 오차 없이 올바르게 균형을 이룰 때, 그 속에서 생명체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올바른 단어 사용은 문장이 생명력을 가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단어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글쓰기를 시작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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