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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Feb 09. 2021

불안하고 우울한 진로 고민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른 한걸음.

우리에게 어둠은 익숙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어둠을 경험했죠. 그 수많은 어둠 중 여러분을 가장 공포에 떨게 한 어둠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장 무서웠던 어둠은 계획했던 것이 물거품이 되고 걸어오던 길이 사라졌을 때 찾아온 어둠입니다. 저는 몇십 년간 사회가 만들어준 포장된 길을 걸었습니다. 남들보다 꾸준히 노력하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저보다 뒤처진 사람을 보며 자신만만해하고, 저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보며 질투했습니다. 제 목표는 오로지 이 길을 누구보다 빠르게 걸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은 눈앞에서 길이 끊어졌습니다. 포장된 길은 사라지고, 눈앞에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만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둠을 만나왔지만, 이 어둠은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춥고, 공허하고, 살이 찌릿한 기분.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에 수많은 고민이 드는 이 어둠은 너무도 무거워 몇 번이고 저를 주저앉혔습니다. 저는 길을 잃었고,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나를 인도해주던 길은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가장 올바른 곳으로 발을 내딛는 것. 살을 에는 추위를 맨살로 견디고, 무거운 중압감을 두 다리로 버티며, 깊은 고민을 실은 한 걸음을 어둠을 향해 내딛는 것이었습니다.


걸음이 향하는 곳이 예전에 내가 가고자 했던 곳인지 아닌지는 더 이상 중요치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는 먼 곳을 볼 수도, 속도를 낼 수도 없습니다. 더 이상 경쟁은 무의미합니다. 어둠이 닥친 순간부터 제게 남은 것은, 오직 이 어둠을 잘 헤쳐나가는 것뿐입니다. 이 어둠을 나아가려면, 지금 내시야 안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올바른 걸음을 내딛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갖고 올 불안한 미래, 우울한 결말 따위는 집어치우고, 그저 순간순간 가장 바른 판단을 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우리는 언젠가 새벽을 마주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모든 것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새벽이 찾아왔을 때, 우리가 서 있을 그곳은 누군가가 알려준 타인의 공간이 아니라 누구도 가보지 못한 나만의 공간일 것입니다.


스스로 선택하며 걸어온 우리는 미래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쟁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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