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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Sep 28. 2020

술에 취한 사람을 제압하는 방법

나쁜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기술

 최근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봤습니다. 영상 속 한 남자는 술에 취해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언성이 높아지고 긴장이 고도 되던 그때, 그것을 지켜보던 한 시민분이 남성분에게 다가갑니다. 남성의 목에 팔을 두르고 경찰관를 도와 술 취한 남성을 제압하나 싶더니, 그대로 남성을 안아줍니다. 시민은 경찰관들께 괜찮다며 손사레를 치면서 남성분의 등을 조용히 토닥여줍니다. 품에 안긴 남성분은 이내 진정을 하시더니 시민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 저는 술에 취한 남성분을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남에게 민폐나 끼치는 못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상 후미에 시민에게 안겨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저의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나쁜 사람인줄만 알았던 남성분은 사실 힘겨운 삶에 지친 직장인이었습니다.


 1분도 안되는 이 영상은 극과 극의 감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술 취한 남성분이 제압 받을 때는 화를, 술 취한 남성분이 포옹을 받을 때는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1분 남짓의 짧은 영상에서 이러한 극과 극의 감정을 느낀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저는 이런 큰 감정의 격차는 그 사람을 대한 다른 사람의 태도에서 왔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한 사람에게 대한 서로 다른 태도는 그 사람의 모습을 다르게 보이게 했습니다. 술 취한 행인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취객처럼 보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눈물나게 하는 가엾은 직장인처럼 보이게도 했습니다. 저는 줄 곳 제 주변에 있는 나쁜 사람들보며 불만을 가졌었습니다. ‘쟤는 왜 맨날 저 모양이지? 쟤는 왜 맨날 저러지?’등과 같은 좋지 않은 시선을 보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은 그 사람들이 나빠보였던 것은 그 사람의 본질이 아니라, 그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였다는 것을 알게 해줬습니다.


 세상에 무조건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나쁜 시선만 있을 뿐입니다. 아마 그 사람도 자신의 표현 방식이 서툴러 혹은 자기 감정을 잘 몰라 본의 아니게 행동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 때, 그저 힘이나 폭력으로 그 사람을 제압하려 한다면 우리는 누군가가 꺾일 때까지 서로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계속 해야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것을 이해해주고 포옹한다면 우리는 좀 더 진정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에는 내가 상대를 이해할 능력이 없는 막힌 사람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상대가 열리지 않는 닫힌 사람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먼저 두 팔을 벌려 자신의 품을 내주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유튜브의 영상은 저에게 이러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주었습니다.




 사실 나에게 나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영상 속 시민처럼 이해와 관용을 배풀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과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면, 우리는 결국 그 사람을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건 자신을 따르게 하는 경찰의 진압이 아니라 그 사람을 이해하고 감싸는 시민의 포옹입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기 위해서,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따뜻한 허그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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