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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붙잡거나, 아니면 두려워만 하거나.

by 생각쟁이

가끔씩 저는 제가 쓴 책을 꺼내봅니다.

부족한 점도 눈에 띄고,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저기 저 책 속에 있는 단단한 생각쟁2가.

과거의 생각쟁2가 조금은 흔들리고 있는 현재의 생각쟁2에게 해 주는 말 같거든요.



잠시 동안 찾아오게 되는 오글거림의 고비를 넘기게 되면, 약간의 뿌듯함. 긍정의 마인드. 그리고 '나는 소중해'의 마인드로 무장하게 됩니다.


오늘도 그렇게 책을 한 번 꺼내 읽었다가, 포스팅에서 ‘요시타케 신스케' 이야기를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저는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요시타케 신스케의 동화들을 좋아합니다.

(사족입니다만, '나는 개다'와 '알사탕'을 지은 백희나 작가님도 무척 좋아합니다.)


저학년 담임을 할 때는 저희 반 친구들에게 '요시타케 신스케' 동화를 전파했지요.

<이게 정말 마음일까?>, <이유가 있어요. >, <도망치고 찾고>, <있으려나 서점> 등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들이 많습니다.


<있으려나 서점>은 저희 아이가 어릴 때 자주 꺼내 읽어서 너덜너덜해졌고요. <도망치고 찾고>는 그림도 그렇지만 글도 정말 좋아서, 동화책 본문 전체를 필사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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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속 삽화, 요시타케 신스케>



요시타케 신스케는 직장을 다니던 시절 회사에 잘 섞이지 못해서 낙서나 푸념 비슷한 것들을 잔뜩 그렸답니다.


어느 날 경리과 여직원이 그의 낙서를 보고선, " 그림 완전 귀여워요."라는 칭찬을 해 주더래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이 요시타케 신스케도 춤추게 했나 봅니다. 기분이 좋아진 신스케는 지금까지 자신이 그린 것들을 모아서 자비로 책을 만들었대요.


자비로 만든 책은 안타깝게도 팔리지 않았고요. 집에 쌓아 두는 것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나눠 준 책 들 중 한 권이 어느 출판사 직원 눈에 띄어서 "다른 그림도 좀 볼 수 있을까요?"라는 요청을 받았고요. 마침내 <일러스트 모음집>을 정식 출판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뒤의 스토리는 저희가 알듯이..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로 계속해서 많은 책들을 출간하고 있지요.


부서지기 쉬운 마음을 가진 내향인이라 고백했던 요시타케 신스케였지만, 좋아하는 그림과 글에 있어서는 나름 용감했다 싶습니다. 자비로 책을 내고, 안 팔린다고 집에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낸 책을 나누어 줬으니까요.


부끄럼 많은 내향인이라도,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는 알을 깰 수 있어요. 용감합니다. 그럼요. 그럼요. (이건 저를 비롯한 내향인 분들께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헤헷)


신스케 님의 일화를 읽고, 삶은 이런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우리 주변에서 맴돌고 있던 '기회'라는 녀석은 어느새 우리를 찾아오는 거지요.


우리는 찾아온 기회를 알아보고 꼭 붙잡으면 되고요. 설사 맴돌고 있었던 기회를 알아보는 눈이 처음엔 없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 보면 '기회' 였다는 걸 모르고 잡기도 하고, 결국엔 기회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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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pens up opportunities to you, and you either take them or you stay afraid of taking them."


"삶은 당신에게 기회의 순간을 활짝 열어 줍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그 기회를 붙잡거나, 아니면 두려워만 하거나."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인 짐 캐리가 한 말입니다. 짐 캐리의 말을 읽으니 마음 한쪽 구석이 찌릿찌릿합니다.


될 이유를 찾아 일단 기회를 잡기보다는, '내향적이라서 안 된다. 나는 체력이 좋지 않아서 안 된다. 부끄러워서 안 된다. 민망해서 안된다.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서 안된다.' 등등 도전할 수 없는 수 십 가지의 안 되는 이유만을 찾으며 제게 온 기회를 잡지 못했던 지난날들이 생각났거든요.


이미 지나가 버린 기회들은 어쩔 수 없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제 안 그러면 되니까요. 알을 하나씩 깨고 있는 ‘알 깨기 전문가’ 생각쟁2는 알을 깨면서 조금씩 달라졌고요. 이제는 정말 많이 달라진 듯하거든요.


‘두려움'으로 망설이느라 떠나보냈던 많은 기회들은 이제 아쉬워하지 않기로 하고요. 앞으로 우리를 찾아올 기회들을 꽈악 붙잡기로 해요. '기회'는 자신을 알아봐 달라며, 자신을 잡으라며 끊임없이 우리 삶 주변을 맴돌고 있으니까요. '노력'이라는 녀석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가 꼭 붙잡으셔야 해요. 꼭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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