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도무지. 잘 읽히지 않는 '울트라 러닝' 책을 들고 씨름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가버렸네요.
재미가 없으니, 10분 읽다가 50분 딴짓하고. 또 10분 읽다가 50분 딴짓하고. 딴짓하다 봤더니 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어서 메모하고 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린 느낌입니다.
내용에 한 번 몰입이 되면, 문체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건만(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오늘은 내용도 참으로 재미가 없고. 번역체는 더 재미없어서 급기야 졸았습니다. '울트라 러닝'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신 분들 계시다면.... 존경합니다. 졸다가 얼른 일어나서 " 어. 잠이 오니까. 디카페인 슈크림 라테를 사 먹어야겠군." 하고 (디카페인이 어디 졸음을 쫓아 주겠냐만.. 어제 마신 바나 프레소의 디카페인 슈크림 라테가 넘 맛있어서 핑곗거리가 필요했습니다) 맛있게 마셨습니다. :)
그래도 발췌독 한 부분 중에서 마음에 와닿은 부분들 나누고 싶어 한 번 들고 와 보았습니다.
잘 읽히지 않고, 그러다 보니 읽기 싫어졌고 이거 말고 '레버리지' 읽어야 되는데 하고 생각하다 보니
'울트라 러닝' 읽는 동안 계속 꾸물 거렸습니다. 내내 꾸물 거리다가 '꾸물거림'에 대한 부분을 발견하고 5분을 참고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꾸물거리는 이유는 다른 일에 대한 갈망이 더 크거나, 그 일 자체를 하기 싫어하거나 혹은 둘 다인 경우이다. 대부분 꾸물거림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우리는 꾸물대고 있지만 꾸물거리고 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대신 '더 쉬어야 한다. 늘 일만 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즐긴다.'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런 믿음 자체가 아니다. 실제 행동을 이런 믿음으로 가리려는 것이 문제다.
.......(중략)....
꾸물대고 싶으면, 딱 5분만 참고해 보자.
누구든. 무슨 일이든 5분은 견딜 수 있다.
-울트라 러닝, 스콧 영-
5분을 견뎌도, 더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속할 수 있는 '동력' 이 필요합니다. 또 뒤적뒤적 거리며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찾아봅니다.
우리는 자신이 꾸물 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산만한 환경도 무시한다.
많은 사람이 음악을 들을 때 집중이 더 잘 된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듣는 것이다. 음악은 낮은 수준의 산만함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저는 음악을 들으면 집중이 전혀 안됩니다. 가사 없이 멜로디만 있는 음악도 클래식 음악도 듣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으로 계이름을 찾아 건반을 누르고 있더라고요.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듣는다는 말. 딱 저한테 해당되는 말이에요.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력이 흐려졌고. 지루해서 뭔가 장치가 필요하다싶으면 가사 없는 음악을 정말 아주 잠깐만 듣고. 기분이 좋아지면 그때 음악을 끄고 집중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중학교 때 제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열심히 노래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길래, 나도 노래 들으면서 해볼까? 했다가... 공부가 하나~도 안되는 경험을 하고 난 뒤로부터 음악과 공부. 그리고 글쓰기는 분리합니다. 저는 멀티가 잘 안되는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유명한 리처드 파인만의 구절을 인용하더라고요.
"자신을 속이지 마라.
그리고 당신은 가장 속기 쉬운 사람이다."
여러분들은 혹시 자전거를 안보고 그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자전거를 직접 그려보기 전까지 그러니까 상상할 때는 제가 자전거의 구조를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직접 그려보았더니, 자전거 두 개의 바퀴 사이에 체인이 어디에 붙어있었는지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 겁니다. 안 보고 제대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으면서.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믿는 것. '더닝- 크루거 효과'를 몸소 체험하는 순간입니다. 내가 알고 있다고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거지요.
리처드 파인만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스스로를 잘 속이는 동시에, 가장 잘 속는 존재다 싶었어요. 어떤 것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 위해서는 사물을 분명히 설명하고 바보 같은 질문을 해 보래요. '질문하는 삶'을 살라는 거지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스스로에게 답해 보는 삶. '울트라 러닝'을 읽으면서도 결국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여전히 재미는 없는 책이구나 하는 것도 깨닫고요)
마지막으로 책에서 와닿았던 짧은 한 문장입니다.
뭘 마음을 먹었든지 간에 무조건 미루지 말고. 시작은 바로 지금. 당장. 오늘 해야 한다는 거.
비록 '꾸물거림' 이 길어지는 바람에 책 한 권을 가지고 지리하게 시간을 보내고. 딴짓도 엄청 했지만.
오늘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브런치에 글도 썼고. 아이와 산책도 갔고, 운동도 다녀왔네요.
미루지 말고 어쨌든. 지금. 여기서 당장. 시작하기.
시작은 늘 오늘해야 하니까요.
사실 요 몇 일 에너지 소비만 크고, 마음 먹었던 일들은 다 미루기만 하고 하지 않아서 자책할 뻔 했거든요. 근데 오늘 이렇게 다시 시작해서 다행입니다. 어찌되었든 과거는 과거이고. 후회는 접어두고. 일단 시작하기로 한 건. 지금 당장. 늘. 오늘 해야겠습니다. 밤이 늦어서 글을 어찌 발행하지 싶었는데, 이렇게 또 하나 발행하게 되었네요.
좋은 밤 되세요.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
생각쟁2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