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에너지의 방향이 외부가 아닌 내면을 향해 있는 내향인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 홀로움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마음의 중심축이 단단하게 내 안에 자리 잡지 못했던 어린 시절. 아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홀로움’의 시간을 즐기지 못했다. 타고난 에너지 용량이 작고, 에너지 방향이 내면을 향해 있으면서도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해했다.
소외되면 어쩌나, 미움받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타고난 내향성을 감추고 자꾸만 외향적인 척 가면을 썼다. 타고난 나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소중하게 돌보지 못하고, 자꾸만 외부의 기준에 맞추려고만 애를 썼다. 친구의 호탕함이 부럽고, 친구의 에너지가 부럽고, 그저 내가 아닌 타인들이 부럽기만 했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삶의 고비를 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는 듯하다.
바로 그 순간. 각성은 일어난다.
삶에는 정해진 답이라는 것은 없고, 삶은 복잡한 듯 보이지만, 또한 단순하다는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소중히 여기며 그저 현재에 충실하게. 즐겁게 살면 된다는 걸 많이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틀에 박힌 말이 마음에 콕 박히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아픔의 시간을 꽤나 오래 겪고 나니, 어느 순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불안하거나 소외된 시간이 아니라, 나를 돌보기 위한 것. 관계를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주변 자극에 반응만 하다가 에너지를 다 소진시켜버리는 삶이 아니라, 자극과 반응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여백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솔리튜드. 적극적 고독의 시간이 꼭 필요함을 알았다.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홀로움’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