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endtic Hannahism Dec 05. 2023

불편한 나를 긍정하기가 어려워서

알레르기, 무기력 그리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긍정하기

모든 순간의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 

길을 걷다 유리창에 보이는 내가 어여쁘지 않다.

다른 이에게 한 행동이 어리석게만 보인다.


유명한 이들은 큰 무대에 나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하라고 한다.

그들이 쉬이 강조하는 말과는 다르게 하루의 반 이상이 그렇지 못한 내 모습들로 가득하다

누군가에게 알레르기가 난 듯 SNS에 마음이 팔팔 끓도록 미움이 담긴 글을 쓰기도 하고

무기력이 나를 누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듯, 추워서 그런 것 이라며 나를 속이고

이불속에서 손가락 하나라도 나오면 싹둑 썰릴까 두려워 내놓지 못한다.

그렇게 불편한 내 모습이 있다. 

그리고선 커피 한잔에 갑자기 기운이 나 밖에 나서서 아침의 찬 공기를 마시며 

'오늘 잘 보내 봐야지' 하고 나약한 활기를 느끼곤 다짐을 해본다. 

그러나 다시 나는 똑같이 알레르기와 무기력함을 느끼곤 나오지 못한다.


나는 참으로 불편한 존재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기 좋아하고 가진 것을 드러내기를 힘쓰지만

나는 그럴 것도 없고 그저 불편하기만 하다. 


변덕이 심하다는 영국 날씨처럼 작은 것에 나를 좋게 보다가 

하나의 실수에 저 깊은 수렁까지 내려가 나는 왜이런가 하고 깊은 고민을 한다.

그러지 않으려 하면 할수록 나는 나를 RESET 하고 싶어 진다.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다면, 그러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까?' 하고 생각한다.

그 가정의 끝은 항상 '아니요'이다.


어쩌다 좋아 보인 내 행동도, 

미움이 담겼던 내 글도, 

예쁘지 않았던 외형도, 

무기력한 동굴 속 나도, 

시린 기운에 다짐한 내 열의도

전부 나로 이루어져 있기에 

다시 시작하여도 똑같이 반복될 것이다.


매번 나선형의 탑을 오르듯이 생각한다. 좀 오르는 것 같아도 제자리 같다.

'나는 마음이 자라고 있는 것일까? 어른이 되고는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한다.

긍정은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옳다고 인정함.]이라고 한다.

내가 나로 한 것들 인식하거나 무지 속에 했던 모든 것이 

나인 것을 그렇다고 생각하고 인정하는 것인 걸까?


나는 내가 불편하다.

이렇게 불편한 나를 긍정하기가 어려워서 생각이 많아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딱지 떼어내어 피를 낸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