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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 Mar 26. 2020

2. 베트남 채용시장 편견 깨기

적자생존 멘탈갑으로 성장하기

지난 몇 년간 블로그에 끄적이며 또 금전적으로는 전혀 이어지지 않을 무작위의 구직자 상담들을 지속했던 건 너무 화려하고 핫하게 포장된 베트남 취업에 대해 다른 단면도 공유하면서 편견을 깨고 싶었기 때문. 아무래도 특이한 포지션에 있다 보니 지자체나 대학 연계 취업프로그램 현지 코디 요청도 종종 받았지만 아예 선을 그은 건 현지 고용주 쪽 상황 및 근무환경에 대해 이제는 대번에 그려지다 보니 멘탈이 준비가 안된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들 대상으로는 상담 정도 선에서만 그치고 주로 외국계 경력직 포지션에만 집중.

베트남인 인재 채용이 7할을 차지했기에 베트남 최저임금이 30만 원이 안된다더라는 기준으로 인건비 싼 나라 정도로 묘사되는 한국 언론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현장 얘기들을 살포시 끄적여 보려 합니다.


코로나 사태를 직면하면서 베트남 채용시장에도 아주 큰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 같은 예감. 일단 지금 상태는 외국인 대상 신규 워크퍼밋 발급 자체를 중단했고, 신규 비자 발급을 막아서 한국인이라면 아주 특수한 상황 아니고서야 아예 들어올 수가 없다. 자국인 입국도 막은 상황이니 이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


업계별로 실물경제 타격이 워낙 커서 여기저기 임금 삭감에 대량 해고, 무급휴가 등등의 얘기도 들리고, 중국에서 원자재 조달이 안되니 생산에 차질 또 수출 대상국이 미주/유럽인데 그쪽도 난리니 오더 캔슬에 이쪽저쪽 영향을 다 받는 베트남이라. 지금 시점에서 그동안 봐왔던 채용시장 이야기를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만고의 진리 될 놈은 된다가 베트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여기서 3년 이상 자리 잡고 커리어 이어나가는 사람이면 그동안 몸속에 쌓인 사리로 한국이든 어디든 가도 살아남으리라. 여기서 이 진입장벽이 내가 처음 베트남 왔을 때만 해도 비교적 낮았기에 한국인 수요에 비해 넘어오는 구직자들 풀이 한정적이라 구직 및 이직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은데 최근 몇 년간 어딜 가나 한국인들이 넘쳐나고 특히 나이대가 점점 낮아지니 8할은 공단 제조업체 공장 근무일 텐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뒤늦게 깨닫고 돌아가는 젊은 영혼들을 많이 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자. 외국에서 특히 제조업 중심국가인 베트남에서 특별한 기술이 없는 한국인을 대량으로 고용 가능한 곳은 우리 기업들의 제조 거점 공장들이라는 걸. 수천 명의 현지인 공원들이 있는 공장에서 자신의 위치는 무엇일지 그려보는 기회를 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만 오게끔 했으면.


경험에 언어를 얹고 타이밍이 맞으면 이직으로 이어지는데 이 연결고리가 투명한 공개채용이 아닐 때가 많아 지인의 추천과 네트워크로 진행이 많이 됨. 돌려 말하면 20만 명 가까이 된다는 교민사회가 따지고 보면 다 연결되어 있어서 현지에서 믿을 만한 사람을 찾고자 하는 뽑는 사람의 입장과 자기 평판 관리의 중요성을 함께 생각해 봤으면. *참고로 극소수의 주재원으로 부임하는 분들의 사례는 열외.


능력자들 혹은 용자들은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때는 화려한 건물에서 외국인들과 영어로 일하면서 잘 차려입은 사람들을 능력자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는데, 회사에서 전 세계 기업들 대상으로 각 분야 베트남인들이 채용되어지는 과정을 몇 년간 지켜보면서 캐파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고, 공장에서든 어디서든 묵묵히 자기 내공 기른 사람들은 다 길이 있는 듯. 허울보다는 코어다.


분명 여기 조직생활은 한국에서와는 또 다른 차원일 터. 한국이라면 생각지도 못했을.

물론 케바케지만 예를 들면 한국기업 현지 채용이라고 본사와의 미팅에 제외시킨다던지 베트남 사업 성공 여부에 따라 가장 먼저 정리 대상이 되는 1순위로 불안전한 고용관계, 직속상관이 부모님 뻘 20살 이상 차이나는 수직적 상하관계, 주 52시간은 먼 나라 얘기 주 6일제에 초과근무로 베트남 노동법도 적용 못 받는 외노자 생활, 더 이상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등등.


그에 반해.. 노동법을 아주 법조문에 충실하게 자국인을 보호하고 이를 어기면 강경한 조치가 취해지기에 베트남인들 스스로가 노동법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고 진출 외국계 기업들 아예 어길 생각조차 못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자기 권리 주장 철저하고 열려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현지인 캐파에 대해 딴지를 거는 사람도 많이 봤지만 일에 대한 철학과 문화가 다른 건 아주 분명하다. 분명 내가 홀로 사무실에서 한국인이니 또 다 동료로 지내는 사이니 편해서 말하는 건 좋은데 가끔은 한국과 일본 회사 문화는 비슷하잖아. 우리 베트남 사람들은 이제 그게 뭔지 알아서 다른 외국계를 더 선호해 라고 말하면... 서글프다.


인건비가 절대 싸지 않다. 특정분야는 인재풀이 한정적이니 부르는 게 몸값이다. 현지인들 억대 연봉자들도 보이고 비슷한 연차인데 한국인보다도 급여 높은 현지인들도 천지다. 그러니 제발 최저임금 거론하면서 인건비 싼 나라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그리고 베트남인은 대졸자 이상 영어가 안되면  취업을 할 수가 없다. 모든 이력서가 영문이력서, FDI 회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니 영어면접, 일상이 영문서류 영문 이메일. 생존을 위한 영어를 치열하게 한다 (물론 성조 때문에 초반에 적응하기는 힘드나)


문단마다 한 꼭지씩 글 쓸 수 있겠으나 포커스를 청년 구직자에 두느냐, 고용주에 두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기에 의식의 흐름대로 살짝씩만.

전통적인 회사생활만이 정답은 아닌 시대가 되었고 투잡 쓰리잡이 일상인 추진력 대박인 베트남 청년층들을 접하면서 자극받았던 이야기들, 베트남은 여성 특히 엄마들이 회사에서 우대받는데 왜 한국은 정반대인가, 외노자 커리어 고민, 베트남인 구직자들이 말하는 한국에 대한 편견 등등에 관한 주제로 다음번엔 시간을 좀 들여서 자료도 좀 덧붙여 보겠습니다.


지금이 평상시 대로라면 설 연휴 직후 베트남의 최대 이직 피크 기간인데 (3-5월), 회사와 구직자가 움츠러드는 코로나 시국에 5일째 집 밖에 못 나가고 있어서 유리멘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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