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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helger Sep 01. 2016

독일 낭만 가도 에서 가장 예쁜 섬,  밤베르크

밤베르크 1.- 작은 베니스, 섬이 된 낭만도시

오,,,정말 한국 전통 의상이야?


얼핏 볼때는 한복이라는 총체적 이미지일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깃부터 치맛단까지 주문한 그대로 '비스포크 Bespoke'로 만드는 옷이 한복이다. 결정해야 할 디테일이 수백가지여서 한복디자이너는 한복을 지을 줄 알아야 그리고 그 한복을 입고 다녀보아야 비로소 한복을 완성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복을 배우고 이제 학생이었을 때와는 달리 한복디자이너의 감성으로 독일 문화 여행에 한복 추억이 더해진 나의 독일 문화 여행을 떠나보려고 한다. 그 여정의 시작은 낭만가도가 품은 아름다운 도시 밤베르크이다.


두 개의 물길로 둘러싸인 '섬 Insel'이라 불리는 밤베르크

한쪽엔 '레크니츠 Regnitz' 강이,  그 강의 오른쪽에는 '마인 도나우 Main-Donau' 운하가 흐르는 덕분에 이 도시는 양 옆으로 강이 흐르는 일종의 '섬'이 되었다. 이 마인-도나우-운하가 긴 팔을 뻗어 품고 있는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밤베르크 구시가지이다.    


작은 베니스 kleine Venedig

의 시선, 그대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는 바로 이 곳에서 시작한다.


운하 옆 그림같은 집들 . '작은 베니스'


'독일의 작은 베니스'라 리는 ! 똑같은 지붕, 똑같은 문? 노노...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그래서 더 화려한 중세풍 건물들이랄까~


운하 바로 옆에 자리한 옹기종기 중세 집들, 기본틀만해도 몇 백년이 족히 넘는 집들이다
 백조 가족도 운하에 산다, 갓 태어난 회색 깃털의 아가백조 두 마지도 콧바람 쐬러 나왔나 보다.

제방이냐 보존이냐...


운하 옆으로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중세시대의 건물들 (옛날 방앗간 마을, 좀 더 가면 무두질을 하던 건물들도 있다)이 다닥다닥 자리 잡고 있다. 나란히 나란히 울퉁불퉁한 처마와 지붕을 맞대고 있는 전형적인 중세풍 건물들이 '오....' 탄성을 자아내게 하지만, 1784년 대홍수 때에는 이 구역이 모두 침수되고 다리도 파괴되는 진통도 겪었다고 하니 제방을 설치하지 않고 버텨온 그 고집이 놀랍다. 운하를 건설하기 전까지는 가시 품은 장미처럼 위험한 곳이었을 듯 싶다.



밤베르크에서 가장 예쁜 다리


볼수록 진귀한 곳, 왼쪽으로는 이탈리아 착시회화가 바로크를 구현하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나무를 이리저리 대고 짚과 양 배설물을 짓이겨 발라 벽으로 마감한 그런 중세풍 건물이 붙어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 장난감 같은 건물이 온전히 보인다. 이 집을 바치고 있는 저 작은 삼각형 돌출부...  거구의 독일인들과 이 귀염 귀욤 한 건물들, 묘하게 재미있다 이곳!!



중세와 바로크의 공존


구시가지의 핵심은 어느 유럽 도시나 다 그렇듯 대성당을 중심으로, 제후가 살았던 성 Schloss과 마당과 Hof, 집무를 보았던 집무관 Residenz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밤베르크는 선제후이자 주교였던 '로타 프란츠 폰 쇤보른 Kurfuerstbischof Lothar Franz von Schoenborn(1693–1729)'으로 인해 약간은 다른 구조의 구시가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여기에 관해서는 따로 포스팅 할만큼 흥미진진한 역사의 뒷담화가 가득하다. 


운수대통한 곳


세계대전 중에 포격을 받지 않아 중세와 바로크 건축의 흔적이 잘 보존된 운수 대통한 곳!  대성당과 산업시설이 같이 있었던 쾰른과 비교해 보면그 복이 더 확연한데, 쾰른은 제 2차 세계대전 때 대성당 첨탑만 남기고 모조리 파괴되고 말았다.


이 도시는 15세기에 세속적으로는 제후이자 종교적으로 주교가 다스리는 주교령이 되었고, 이에 반하는 농민봉기가 있었으나 실패한다. 30년 전쟁때에는 스웨덴 군대에게, 7년 전쟁때에는 프로이센 군대에게, 나퐁레옹 침략 당시에는 프랑스 군대에게 도시가 유린당했으나, 군소 영주국, 제후령으로 산산조각 나있던 신성로마제국의 운명이었기에 다른 도시와 별반 다르다고 볼 수는 없다. 근대국가 성립 이후 양차 세계대전 때 폭격당하지 않아 독일인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중 하나로 남은 것이  어쩜 우리 지구여행자에게는 다행일 뿐이다.



성 미햐엘 교회 St. Michael Kirche (ehe. Kloster), 지금은 관청사와 레스토랑이 들어와 있다.


사실 밤베르크가 "순례자의 길이 시작되는 곳"임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성당과 교회가 수십개가 넘는다는 밤베르크. 모퉁이만 돌면 성모 마리아와 아기예수가 서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러 스페인으로 가지만, 사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이 밤베르크이기도 하다.


바로 이 '야콥스 교회 Jakobskirche'에서 산티아고 순례길까지는 2850 km, 밤베르크 야콥스 교회 안내판을 보니, 순례길의 표식인 조개를 형상화한 문양이 보인다.


야콥스 교회 안내판, 산티아고까지 2850 km
이 조개표시가 있는 곳에서 순례자는 숙소와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조개문양이 어떤 의미인지 인지하고 나니 밤베르크 대성당 앞에 주차한 빨강 차에서도 이 문양을 알아챌 수있다. 역시 안다는 것은 좀 더 섬세한 시선을 가능하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21세기에서 갑자기 중세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 약간씩 기울은 지붕, 1822년도 지은 건물도 상당히 최근에 지은 건물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이상한(?) 곳이다.




구시가지 전경,


밤베르크 대성당을 중심으로 좌우 비대칭의 탑이 솟아 있다.


끊임없는 보수공사는 유럽 유물관리의 기본인듯~


대성당을 지키고 있는 '푸른 기사 Der blaue Reiter', 그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대성당을 찾는 사람들은 이 멋진 기마상 위의 기사를 꼭 찾는다. 이런 기사가 신화를 낳고 전설이 되어......


대성당의 '푸른 기사'


중세풍 건물, 대성당 옆


지금 한창 연극무대가 설치중인 이 곳은 대성당 건너편, 레지덴츠 (왕의 집무관) 맞은 편에 있는 중정을 둘러싼 건물이다. 저 너머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바로크 풍의 레지덴츠와는 상당히 다른 인상을 풍긴다.



중정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곳이 레지덴츠이다.


독일 남부지역으로 내려올 수록 가톨릭의 흔적은 삶 도처에 스며들었다. 성모 마리아와 성상으로 치장한 평범한 건물들, 눈을 들어 보면 거의가 이런 그림같은 집들이다.


이런 집 자체로 유물, 도시의 역사를 만든다.


대성당으로 가는 골목길

밤베르크는 교회와 수도원을 합쳐 21개의 건물이 있고, 구시가지에는 중세시대의 건물과 융성기였던 바로크시대의 건축물들이 촘촘히 박혀있으며, 그 아름다움을 인정하여 유네스코는 이 도시의 구시가지를 1993년도에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었다.



낭만가도의 한 지점에서 한복 여행을 시작한다.

아름다운 한복, 동화같은 도시

 쓰고 한복 짓는 나는 여행을 떠나거나 출장을 갈 때 꼭 한복을 챙겨간다. 이 나라에, 이 마을에, 이 곳, 바로 지금 여기에서 한복을 입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좀 더 섬세해지고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다. 한복차림이 타국의 문화와 내 나라의 문화로 한층 더 깊이 데려가는 듯~


한복 챙겨오길 정말 잘했다~


2편-: 선제후 로타-프란츠의 바로크 사랑~


3편-:E.T.A. 호프만의 세 평 다락방


글, 그림 모두 Arhel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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