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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Dec 31. 2020

애썼다, 잘했어.

지금의 당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애썼다. 정말  했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다른 말들을 많이 생각했는데 제가 듣고 싶은 말은 결국 이거였어요.
고생했고,  버텼고,  해냈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가는데,  자신은 고군분투했고 외로웠고 쓸쓸했고 뿌듯했고 안도했던 나를 너무나  알잖아요. 그래서 다른   필요 없고, 그냥 애썼다, 잘했다,  말이면 됐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유리처럼 쉬이 깨질  같은 아슬함으로 살아왔어요. 상처받고 넘어지고 흙과 피가 범벅이  채로 다시 일어서고, 막힌  앞에서 문을 내어 넘어가기를 주저했어요. 나는 약한 사람이니  단단히 방패를 들고  뾰족하게 칼을 내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애쓰고  살아왔던 올해의 나를 떠올리니  단단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었더라구요.
커다란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주저 앉아 울고 있는 것만 하지 않고, 흙을 딛고 바람에 맞서며 가지를 잡아 다시 일어서 있는 나를 이제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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