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당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애썼다. 정말 잘 했어.
제 자신에게 하고 싶은 다른 말들을 많이 생각했는데 제가 듣고 싶은 말은 결국 이거였어요.
고생했고, 잘 버텼고, 잘 해냈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가는데, 내 자신은 고군분투했고 외로웠고 쓸쓸했고 뿌듯했고 안도했던 나를 너무나 잘 알잖아요. 그래서 다른 말 다 필요 없고, 그냥 애썼다, 잘했다, 이 말이면 됐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유리처럼 쉬이 깨질 것 같은 아슬함으로 살아왔어요. 상처받고 넘어지고 흙과 피가 범벅이 된 채로 다시 일어서고, 막힌 벽 앞에서 문을 내어 넘어가기를 주저했어요. 나는 약한 사람이니 더 단단히 방패를 들고 더 뾰족하게 칼을 내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애쓰고 잘 살아왔던 올해의 나를 떠올리니 꽤 단단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었더라구요.
커다란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주저 앉아 울고 있는 것만 하지 않고, 흙을 딛고 바람에 맞서며 가지를 잡아 다시 일어서 있는 나를 이제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