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순간

지금까지 살면서 받은 가장 큰 감동은 무엇인가요? 누구로부터 어떤 일을 통해 감동을 받았나요? 

아이가 건강하게 쑥쑥 자라 유치원에서 연말 공연을 하는 날, 아마 모든 엄마아빠에게는 감동이 물밀듯이 몰려오는 날일거에요. 미리 준비한 옷을 입고 쪼르르 들어오는 아이들 속에서 딸을 발견할때 마음이 콩닥콩닥하기 시작해요. 저 멀리 있더라도 우리 아이의 얼굴은 눈썹 움직임까지도 다 보여요. 같이 있어도 보지 못했던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언제 저렇게 컸지 하는 마음에 낯설기도 하고, 리듬을 타며 몸을 흔드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스쳐가면서 뭉클해요. 엉덩이가 들썩들썩, 일어서서 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앞뒤옆에 있는 친구들의 부모들과 말을 하지 않아도 한 마음인 걸 느낄 수 있어요. 마음이 꿈틀대고 내리 치는 박수에 손이 얼얼하고 눈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차오르기도 하고 어서 만나 아이를 꼬옥 안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아이가 태어나 뒤집고 기고 걸음마하고 뛰어다니던 순간 순간들이 오늘의 이 감동을 위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처럼, 내가 아이의 엄마구나 학부모구나 책임과 애틋함이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처럼 다가오는 그 날의 기억은 강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