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와 함께 살아가는 법 1

내 몸안에 지친 아바타에게

by Aria mind

스트레스에 유난히 취약했던 나는,

카페에 앉아 있다가도 옆 사람의 아주 미세한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해 자리를 옮기자고 했고,

배려 없는 아니, 고의는 아니었지만 거슬리는 움직임들에도 지나치게 반응했다.

주체하지 못한 감정은 가끔 폭음으로 이어졌고, ‘건강하게 풀자’는 명분으로 무리하게 운동하다 관절을 망치기도 했다. 현실에서 도망치듯 떠난 여행은 순간 행복했지만, 결국 자금을 탕진하게 만들었다.


지나고 보니,

나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늘 직관적이고 빠르게, 눈앞의 불편함을 “당장 없애려는 방법”만 찾아 헤맸던 것 같다.

‘건강한 방식’이라는 말 하나로

그럴듯해 보이는 것들을 무작정 따라 했던 시기.

운동해라, 달려라, 자기개발하라…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이

그저 ‘해야만 하는 짐짝 같은 일’이 되어버린 나를 마주했다.

정작 중요한 건, 내 마음을 붙잡고 그 모든 행동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요즘은

나를 돌보는 습관을, 다시 처음부터 배워가는 중이다. 가장 먼저는 몸의 불편함을 인지하는 것부터 해보자.

숨은 얕게 쉬고 있지 않은지,

무의식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진 않은지,

걸을 때 발바닥 전체를 쓰고 있는지,

앉아 있을 때 몸을 다 무너뜨리고 있진 않은지…

이런 아주 작은 움직임을 의식하기 시작한 게 첫걸음이었다.

체크해주는 것,

“괜찮아.”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나를 진찰하듯,

약간은 제3자의 시선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기로 했다.

그 순간부터 나는,

내 몸을 2인칭화된 ‘아바타’로 상상하며 돌보는 연습을 시작했다.

‘아, 얘가 좀 지쳤구나.’

‘얘가 배고파서 힘이 없구나.’

‘햇빛을 못 받아서 쳐져 있었구나.’

그런 식으로 나를 들여다보고, 돌보게 되었다.

요즘 내가 자주 하는 것들:

몸을 카펫처럼 바닥에 늘어뜨리고 멍하니 있기

천천히, 몇 분만이라도 걷게 해주기

햇빛을 쬐게 해주기

촉감 좋은 무언가를 손에 쥐기

한숨처럼 천천히 숨 쉬며 “괜찮아.” 하고 말 걸어주기

왜 나는 이토록 스스로에게 다정하지 못했던가.




움직임도 결국 감정과 연결돼 있다.

그래서 변화를 주고 싶을 땐

‘건강하게, 아름답게’를 외치는 형태 중심의 운동보다,

지금 내 아바타가 원하는 움직임에 귀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그는 지금 안정을 원하는데,

‘늘 해왔던 거니까’라는 이유로 억지로 운동을 시키며

성취감이라는 어렴풋한 멋의 맛을 보여주고 혹사시키거나,

반대로 그는 활력을 갈구하고 있는데

요가 수업이 유행이라며 향기 가득한 공간에 데려가

몸을 이완시키는 데만 집중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그의 감정도, 몸도 정확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저 멋있어 보이는 옷처럼

겉에만 운동이라는 껍데기를 씌우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못난 주인을 가진 나의 아바타에게

오늘은 어떤 것을 알아주고

어떤 움직임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줄까

매일 묻고 있다.

우울할 때, 불안할 때, 흥분됐을 때, 열받았을 때, 무기력할 때

늘 그 상태에 맞는 ‘작은 움직임’을 찾아주려 애쓴다.


내 아바타는

나쁘게 말하면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고

좋게 말하면 잘 알아주고, 다정하면 그렇게 또 쉬울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주인인 내가 잘 알아주고, 잘 다뤄주어야 한다.





여러분의 아바타는 어떤가요?

그리고, 어떻게 돌보고 있나요?

저처럼 아직 낯설다면

이 질문부터 아바타에게 던져주세요:



1. 가장 성취감을 느끼는 운동은?

2.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3. 무엇에 소비할 때 행복한가요?

4. 무엇을 했을 때 가볍고 유쾌한가요?

5. 좋아하는 향기가 있나요?

6. 걷기 좋은 장소는 어딘가요?

7. 좋아하는 작가나 책이 있나요?

8.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공간은?

9. 어떤 장르에서 웃음이 나나요?

10.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나요?



다음 편에서는,

감정 상태별로 내가 그에게 선택해온 ‘작은 움직임 습관’들을 더 나눠보려 해요.

이 단순한 루틴들이 어떻게 일상을 바꿔주었는지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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