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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나라 May 23. 2024

백제의 걸출한 학자를 만나다, 왕인박사 유적지

전남 영암 일주일살기 프로젝트


오월이지만 여름의 기온이 성큼 다가온 어느 날, 영암 왕인박사유적지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왕인박사유적지에 서니 광활한 주차장과 그너머 저 멀리 보이는 입구가 벌써부터 사람을 지치게 한다. 저기까지 걸어가야 하는구나! 하염없이 내려쬐는 햇빛이 야속하게만 느껴지는 날.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가 부족감이 없는 영암에서 처음 만나는 땡볕 투어라고나 할까.

하지만 뒤로 위엄있게 보이는 월출산과 그 앞에 고고하게 보이는 기와지붕들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자 한번 걸어보자!


왕인박사 유적지 입구


입구로 들어가니 친절한 해설사님이 대기하고 계신다. 이 분의 설명을 들을 수도 있으니 혼자서 천천히 둘러 볼 수도 있다. 학교 다닐 때 국사 책에서 만났던 인물, 왕인박사. 지금은 다 잊어버렸지만 전시관을 돌아보며 잊어버렸던 기억들을 소환하고 백제 문화의 우수성에 대해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왕인박사, 그는 누구인가?


왕인박사는 영암이 낳은 자랑스러운 인물로, 백제 근초고왕 때 일본으로 건너가 백제의 선진문화를 전파하여 일본의 문화 시조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왕인박사유적지는 바로 이 왕인박사의 탄생지라는 사실.


"일본에 백제문화를 전수한 인물, 왕인박사"


왕인박사는 백제인으로 일본 응신일왕의 초빙으로 논어 10권, 천자문 1권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그 해백한 지식으로 응신일왕의 신임을 받아 태자의 스승이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일본의 문화를 깨우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 그의 후손은 대대로 학문에 관한 일을 맡고 일본 조정에 봉사하여 일본 문화의 발전에 크게 공헌하게 되었다고 한다.

왕인은 구림 상대포에서 배를 타고 목포, 진도 울돌목, 완도, 거문도, 백도, 쓰시마, 기타큐슈, 사가를 거쳐 오사카에 도착을 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오사카는 한시간 남짓이면 도착을 하는데 이렇게 배를 타고 그 멀고 험한 길을 왕인박사는 간 것이다. 대단하다!!


왕인박사의 도일 경로와 백제 왕과 왕비의 복식


"귀국의 문화는 일본에 큰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8세기에 편찬된 '일본서기'에는 경전에 밝은 백제의 왕인 박사가 일본에 건너와 오우진 천황의 태자를 가르쳐 태자가 여러 전적에 통달하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중 환영만찬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읽은 만찬사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매년 왕인 축제 기간 중 6천여 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왕인유적에 참배하러 온다고 한다. 이들에게 있어 백제가 낳은 왕인 박사는 일본문화를 꽃피운 역사직 인물이자 학문적 스승인 것이다.



전시실을 나서 본격적으로 왕인박사 유적지 탐방에 나서면 주차장보다 더더 광활한 잔디밭을 만날 수 있고 그 끝에 단아하게 서 있는 한옥 건물을 볼 수 있다. 이 곳이 바로 '봉선대'로 각종 공연이 열리는 야외공연장이라고 한다. 정말 풍광은 기가 막힌다. 하늘과 월출산, 그리고 나무와 잔디 등 군더더기 전혀 없는 배경에 한옥 건물이 정말 멋스럽다.


봉선대(야외공연장)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향햐면 저 멀리 '왕인박사상'이 보인다. 양 옆으로 나무들이 있지만 정수리에 내리 꽂히는 햇살을 피하기는 힘들다. 거리가 정말 어마어마하다.(아마도 이날 햇빛이 뜨거워 더 그렇게 느꼈을수도 있다.) 한참을 걸어서야 왕인박사상을 만나게 된다.


왕인박사상


왕인박사상을 만나고 잠시 숨을 고르고 나면 다시 직선길을 이어진다. 그 길 끝쪽으로 왕인사당의 정문 격인 백제문이 보이고 백제문을 지나면 사당인 왕인묘가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박사의 위패와 영정이 봉안하고 있다. 사당을 나와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서면 왕인박사 탄생지인 성기동 집터와 왕인박사가 마셨다고 전해지는 성천이 있다. 성천의 물을 마시면 왕인과 같은 훌륭한 인ㄴ물을 낳는다고 전설도 있다고 한다. ㅎㅎ

백제문
왕인묘


왕인묘를 나서 서둘러 누각인 월악루, 신성스러움이 깊은 연못을 뜻하는 성담쪽으로 향했다. 정말 뜨거월악운 날이라 여기서 한숨 쉬어가려고 한다. 시원하게 내뿜는 분수가 멋지고 연못 한가운데 자리잡은 월악루가 아름답다. 우리 한옥은 정말 자연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ㅎㅎ

월악루에서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오후^^


월악루
성담


앗, 왕인박사유적지에는 월출산 사진전시관이 있었다. 아름다운 월출산의 사계와 실제로는 보기 드문 풍경을 지닌 사진들이 있어 찍어보았다. 유리에 비쳐 사진은 엉망이다. ㅜㅜ


유채꽃 배경 월출산


월악루에서 조금 입구쪽으로 내려오면 왕인문을 만날 수 있다. 왕인문은 2014년 일본 간자키시 건의로 왕인사당의 전통 한식목구조 '백제문'을 간자키시 왕인현창공원에 2018년 건립했다고 한다. 이에 간자키시는 2023년 3월 '왕인문'을 건립했다. 왕인문은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고 영암군과 간자키시 간의 우호를 다지며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반으로 삼고자 하는 의미를 담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왕인문을 지나면 벚나무가 많다. 벚꽃이 한창일 때 오면 정말 멋질 듯 하다.


왕인문, 멀리 왕인묘가 보인다.



왕인박사유적지에서는 매년 영암왕인문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2024년 올해는 3월 28~31일에 열렸었관광객 16만명이 다녀갔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다. 목련이 피고 벚꽃이 피는 계절 꼭 다시 한번 왕인박사유적지를 찾고 싶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커다란 공원이라 생각하고 편안하게 접근하며 왕인박사유적지를 즐기는 것도 좋다. 이런 곳이 집과 가까운 곳에 있다면 매일 와서 유유자적 걷고 싶은 곳이다. 일본에 우리 문화를 전파하고 아스카 문화를 꽆 피운 왕인박사를 생각하면 어깨가 으쓱해지고 자랑스러워지는 감정은 덤으로 안고 말이다.


영암에 오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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