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음성 일주
사실 음식에 관한 한 전문가는 아니어서 '여기가 맛집이다!'라고 확언하기에는 늘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나름 선호하는 맛도 생기고 워낙에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세월이 갈수록 좋아하는 맛과 거리를 두게되는 맛이 생기게 되는 법.
나름 먹거리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충청도 음식에 대해선 사실 아는바가 별로 없다.
특별하다고 생각되는 음식은 올갱이 해장국 정도랄까.
하지만 이번 음성군을 여행하며 음성군의 '맛'에 스며들게 되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아닌 각 음식점들의 고유의 손맛을 알아보게 되었고,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인공조미료의 맛이 느껴지지 않고 슴슴하면서도 자연스런 맛을 탐닉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음식점 몇 군데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집 (대소면에 위치)
버섯짜글이, 간장돼지갈비 맛집
토, 일 휴무, 브레이크 타임 있음(14:00 - 17:30)
043-882-8355
'우리집'은 음성군 대소면에 위치해 있다. 대소면에는 한독, 오뚜기 등 다양한 회사들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공장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어감과는 전혀 다르게 너무나 깨끗하고 이쁜 곳들이다.
아마도 회사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는지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일단 주문과 동시에 깔리는 반찬들이 정갈하고 진짜 손 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다.
매일 바뀌는지는 모르겠으나 텃밭에서 막 뽑아 올리거나 갓 딴 야채들로 만든 창의적인 반찬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인심이 야박한 버섯전도 막 부쳐내어 충분히 서빙된다. 눈이 즐겁고 입이 즐거워지면 그제서야 식당안을 한바퀴 둘러보게 된다.
'이 집 잘한다~~!' 일행들의 칭찬이 이어진다.
원래 이 집은 버섯 짜글이가 시그니처 메뉴인듯한데 우리는 제육과 간장돼지갈비찜을 주문했다.
제육 볶음은 수도권의 맛과는 살짝 다른데 맛있다!!
간장돼지갈비찜도 별로 들어간 것이 없어 보이는 데 너무 맛났다!
고기를 먹고 있지만 건강한 맛이 느껴진달까.
또와유 식당(금왕읍에 위치)
만두 맛집
043-878-1991
브레이크타임 없음
또와유 식당은 음성군 금왕읍 무극시장에 위치해 있다.
원래 나는 만두 귀신이다. 특히 김치만두를 좋아하는 데 이집의 김치 만두는 정말 맛있다.
진짜로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준 만두 맛이 난다. 사실 이런 집만두의 맛을 찾기란 진짜 쉽지가 않은데 음성군 금왕면에 숨어 있었다. 새벽마다 직접 만두피를 밀고 천 개의 만두를 빚는다고 한다.
만두전골 '소'자를 시켜도 만두가 열개가 넘게 들어간다. 정말 푸집하다.
나중에 김치 만두를 포장해 와서 먹기도 했는데 역시 맛있다!
김치만두도 13개에 만원이라는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집에 많이 사가서 쟁여두고 먹고 싶은 맛.
떡볶기도 먹어 봤는데 만두전골이 더더 맛있다~~^^
오봉집 (맹동면에 위치)
낙지볶음, 보쌈 맛집
0507-1376-8085
브레이크 타임 있음(15:00 - 17:00, 주말제외)
오봉집은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해 있다. 맹동면은 충북 혁신 도시가 있어서 그런지 수도권의 신도시 분위기가 난다. 고층아파트가 즐비하고 식당가에 음식점도 많았다. 아 그리고 스타벅스도 있다. ㅎㅎ
맹동면에 위치한 함박산을 오르고 난 뒤 오봉식당으로 향했다.
무지 무지 배가 고파 더더욱 그랬을지도 모르는데...주문한 메뉴가 너무 맛있었다.
오봉 스페셜 메뉴는 59,000원인데 낙지볶음, 보쌈, 막국수로 이루어져 있다.
낙지볶음과 보쌈 김치가 같이 나오는 보쌈고기는 양도 많아서 네명이서 푸짐하게 먹었다.
낙지도 정말 실하고 아낌없이 들어가 있고 보쌈김치는 정통적인 방법으로 김치가 담아야져 있어 보쌈 전문점 같다. 막국수 양념도 맛있는데 무언가 과일 같은 것을 갈아서 단 맛을 낸 듯 하다.
밥과 미역국은 무한리필. 낙지 볶음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며 이 또한 맛있다.
반찬에 나오는 김가루를 솔솔 뿌려서 먹으면 우리가 다 아는 바로 그 맛!
대명식당 (음성읍에 위치)
제육볶음, 닭볶음탕 맛집
043-872-7487
브레이크 타임 있음(15:00 - 17:00)
대명식당은 음성군 음성읍에 위치해 있다.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유의할 것.
이 집은 원래 제육볶음을 잘 한다고 했으나 우리는 닭볶음탕과 해물파전을 시켰다.
원남 저수지 둘레길을 한바퀴 돌았더니 에너지가 완전 고갈되어 충전이 필요했다.
역시 줄줄이 나오는 반찬들이 맛있다. 반찬 맛집!
닭볶음탕은 특이했다. 약간 찜닭과 닭볶음탕의 중간 형태랄까.
간장이 많이 들어간 닭볶음탕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맛있다. 그리고 양도 푸짐하다.
음성군의 식당들은 대체로 양이 푸짐해서 좋았다.
간도 세지 않고 양념맛도 강하지 않고 짜지 않아 너무 좋다. 건강한 맛!
음성군을 가면 이 메뉴를 먹어야 해! 이런 것은 없지만 다양한 메뉴들이 음성군의 손맛을 거쳐 맛있고 건강하게 제공된다. 여행이 끝나도 생각나는 맛들이 많은 곳.
음성군, 알고 보니 맛집 맛집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