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화림동계곡 선비문화길, 걸어볼까요?

함양일주일살기

by 별나라

1955년에 건립된 팔작지붕 정자로, 1854년에 선비 아홉 명이 시회를 열었던 전통을 기념하여 그 후손들이 세운 곳입니다

함양에는 '선비문화탐방로'라는 멋진 트레일이 있다. 경남 함양군 서하면과 안의면 일대, 화림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총 10.1km의 아름다운 길이다. 화림동 계곡 물소리를 끊임없이 걸으며 타박타박 걷는 맛, 트레일을 끝내고 맛난 음식을 먹는 맛, 그리고 그 가운데서 만났던 친절하신 분들과의 정겨운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선비문화탐방로는 총 10.1킬로미터의 길로, 1구간 정자탐방로는 거연정, 군자정을 출발해 동호정, 람천정, 황암사를 거쳐 농월정까지 이어지는 6.1킬로미터로 시간은 편도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2구간 선비탐방로는 농월정에서 오리숲, 광풍루까지 이어지는 4킬로미터 코스로 시간은 편도 약 1시간 소요된다.

광풍루

트레일은 전체 구간을 걸어도 좋고 1구간, 혹은 2구간만 걸어도 좋다.

1구간 시작점은 거연정과 1,2구간의 중간지점은 농월정, 그리고 2구간 끝인 광풍루에는 각각 큰 대형주차장이나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가 아주 편하다. 그리고 편도만 걸었을 경우 돌아오는 길이 걱정일텐데 이 세 곳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어 돌아오는 길은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20~30분에 한 대이긴한데 시간표가 잘 들어맞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광풍루 맞은편 오리

여행의 동선상 거연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반대로 광풍루, 오리숲에서 트레일 걷기를 시작했다. 차는 광풍루 앞 도로 주차장에 세우면된다. 광풍루가 있는 곳이 함양군 안의면인데 차에서 내렸을때부터 조용하고 한적한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도로변에서 가까운 안의 버스터미널의 정겨운 모습도 반갑다.


광풍루는 조선시대 관아의 공식 연회와 회의를 위해 지은 2층 누각이다. 1412년 태종 12년, 이안현감 전우(全遇)가 처음 세웠으며 원래 이름은 '선화루'였다고 한다. 1425년 김홍의에 의해 현재 위치로 이건되었고,

1494년 성종 25년, 현감 정여창이 중수하며 현재의 이름 '광풍루'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광풍'은 ‘비 갠 뒤 부는 맑은 바람’을 뜻하며, 시원하고 탁 트인 풍광뿐 아니라 넓고 쾌활한 인품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이름도 좋네!

자, 그럼 다리를 건너 오리숲에서 트레일을 시작해보자!!

옆으로 흐르는 화림동 계곡은 넓직하고 물이 맑다. 물소리가 거칠지 않고 시원하게 들린다.

화림동 계곡은 옛 조선시대에 과거보러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에 위치해 있다. 500년 전 조선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향하던 그 길목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고.

하늘이 흐리고 곧 비라도 내릴 것 같아 일단 가는 곳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길을 나섰다.

평일이고 2코스에서 1코스 쪽으로 진행하기 때문인지 트레일을 걷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한적하게 즐기기 좋았다.

선비문화 탐방길 2구간의 길은 나무 데크길도 있고 숲길도 있고 마을길도 있다. 한쪽으로는 금천을 벗삼아 주변 풍광을 둘러보며 걷다보면 지루할 틈도 없이 금방 시간이 간다.

2구간 절반 정도 지점에서 '구로정'을 만나게 되었다. 구로정은 1955년에 건립된 팔작지붕 정자로, 1854년에 선비 아홉 명이 시회를 열었던 전통을 기념하여 그 후손들이 세운 곳이라고 한다. 정자의 오르면 금천이 한눈에 조망된다.

구로정

모내기를 막 끝낸 듯 물을 댄 논이 연두연두하다. 이곳은 논농사도 짓고 양파농사도 짓고 블루베리도 키우고, 인삼도 심고, 버섯도 재배하는 듯 했다. 이 넓은 땅은 도대체 누가 농사짓는 것인지 신기하기만 하다. 한 두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 안될 듯 하다.

광풍루에서 시작해 농월정에서 끝이나는 2구간은 1시간 남짓이라 전혀 힘들지 않다.

오르막이나 길이 거칠은 곳도 없어서 그저 평탄한 길을 유유자적하며 걸으면 된다.

중간 중간 표지판도 나오고 거의 길도 하나라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이런 시골길에 개가 막 짖으면 참 무서운데 이 트레일을 걷는 동안에 그런 일은 없었다.

2구간을 걷는 동안 관북마을, 교북림 마을. 황대마을, 월림마을, 방정마을 등을 지났는데 모두 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아름다운 마을들이었다. 이런 마을에서 며칠 지내도 힐링되고 정말 좋을 듯 하다.


걷다보면 참 평범한 풍경인데 한 순간 너무 멋지게 느껴져 걸음을 멈출 때가 있었다.

하늘로 쭉 뻗은 산이 논에 비춰져서 데칼코마니를 이루었다. 멋진 풍경!

벼가 막 심어진 논과 인삼밭과의 조화도 좋고

이름모를 하얀꽃이 한가득 피어서 봐 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 그저 슬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농월정에 거의 다와갈 무렵, 그동안 꾹꾹 참았던 하늘에서 기어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에고 이를 어쩌나 싶어 농월정에서 풍월루로 돌아가는 버스를 검색해보니 시간이 거의 얼마 남지 않았다. 그사이 비는 더더욱 밀도를 높여가고....

농월정은 우리가 도착한 곳에서 다시 금천을 건너 숲속 어딘가에 있었는데...비는 내리고 버스는 곧 올 시간이 되어 농월정까지 가지 못하고 다리에서 바라만 보았다.

근데 다리에서 보니 물빛과 어우러진 기암절벽이 엄청 날이 서고 예리하게 아름다웠다.

사진이 현실을 충분히 담지 못하는 듯 ㅜㅜ

안의버스터미널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이 임박하여 정신없이 버스 정류장을 찾기 시작했는데....보이지 않았다. 보통 버스 정류장은 지붕이 있는 작은 건물이 있기 마련인데 이곳에는 없었다. 황급히 일하시고 계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공사중이라 지금 흔적이 없으니 그 앞에 그냥 서있으면 된다고 하셨다. 거의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버스도 모습을 보이고 무사히 승차했다.

근 한 시간을 걸려왔는데 버스로 돌아가는 길은 10이 채 걸리지 않았다.

농월정에서 탄 버스(좌), 안의버스터미널(우)

원래 계획은 광풍루에서 거연정까지 2구간과 1구간을 모두 걷는 것이었으나 비로 인해 강제종료되었다.

계획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함양 선비문화탐방길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걷는 것은 좋아하지만 등산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길이다.

아름다운 트레일 선비문화탐방길을 함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걸었으면 좋겠다.

화림동 계곡과 정자를 벗삼아 하루쯤 선비가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그나저나 안의면은 참 이쁘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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