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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Jun 04. 2021

08. 모르는 게 약일지도

수십번 죽으면서 깼는데, 하드모드 였던 경우에 대하여

지난달에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이라는 명작 게임을 하고 싶어, 친구에게 닌텐도 스위치를 빌려왔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갓겜이라는 칭송을 듣는 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닌텐도 스위치가 꼭 필요하거든요.

PC를 넘어 모바일로 게임의 중심이 옮겨갔지만, 강한 소프트웨어가 약한 하드웨어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달이 넘게 플레이 한 '야숨'은 역시 갓겜이었어요.

빠르게 엔딩을 보려면 이주일이면 깼겠지만, 끝에 가서는 조금 천천히 게임 내 다른 것들도 즐기면서 하느라 많이 늦어졌습니다.

제가 닌텐도 스위치 게임은 처음이라, 게임 초반에는 정말 많이 헤맸어요.

오픈월드(이동이 자유로우며, 배경이 되는 대부분의 장소로 갈 수 있는) 게임이고 '모험'을 핵심으로 하는 게임이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처음에 몬스터들에게 한대맞고 죽고, 한대맞고 죽고 하는 치욕의 시간을 견디고 차츰차츰 성장해 갔어요.

하지만 역시 '갓겜'인 야숨은 저의 성장 속도에 맞춰 적들도 한층 강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지막 엔딩을 남겨두고, 막히는 퀘스트를 하나 찾아보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합니다.


게임을 제대로, 느긋이 즐기고 싶어 최대한 검색을 안 하고 혼자 씨름하며 '역시 갓겜은 쉽지 않군' 하며 엔딩까지 달렸는데 알고 보니 제가 플레이하던 모드가 'MASTER MODE' 였던 거예요.

MASTER MODE는 일반 MODE와 다르게 적들의 체력이 회복되고, 제 성장 수준에 맞춰 적들도 성장하며 이것저것 게임 내부의 요소들이 더 어렵다고 해요.

일반 MODE로는 더 이상 재미를 찾기 힘든 게이머들을 위한 조금 더 어려운 모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빌려온 그대로 하기도 했고, 보통 어려운 모드들은 HARD MODE라고 하니까 별생각 없이 계속 해왔거든요.

처음에 수십번을 죽어 가며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다행히 여유 있는 백수 생활 덕분에 게임을 충분히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겨 낼 수 있었고 오늘 드디어 엔딩을 봤습니다.


처음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못하고 있는 건지 알 수도 없고 불안하잖아요.

잘 끝낸 저는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 모드도 분명 재미있었겠지만 어떻게든 성취하는 맛은 적당히 어려울 때 더 좋습니다.


이제 6.7(월)이면 화훼기능사-실기대비반이 종강합니다. 총 11번의 수업이었네요.

저는 따로 특강을 두번 신청해서 듣고, 6.19(토)에 시험을 봅니다.

한달동안 많이 늘긴 했는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가끔 잘 됐다 싶어도, 선생님께 여쭤보기 무서워 학원에서는 조용히 있었습니다. (특강은 셋만 하니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시험이 다는 아니겠지만, MODE 표기처럼 하나의 기준이 되길 바랍니다.

아니, 기능사 통과를 바래요.




그제는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을 다녀왔습니다. 취업제도 신청하고, 여러 설명을 들었어요.

이사때문인지, 3월에 신청했는데 배정은 6월이 되어야 됐습니다.

담당자분께서 너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걱정이 많이 줄었어요.

어려울 땐 그냥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다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준비와 걱정이 도전과 결과를 만들어요. (결혼식 사회처럼요)

언제나 적당히 걱정한 뒤엔 적당히 도전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 적당히 걱정하고 적당히 도전할 일들을 소개합니다.

내일은 남한산성 저녁 산행을 처음으로 갑니다! 해가 좀 누그러진 오후 다섯시에 출발해요.

6.11(금)에는 얀센 백신 접종을 맞습니다. 그 뒤에는 고용노동부 2차 상담을 하러 가요.

6.16(화)은 분당에 오픈한 스시소라에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친구돈친구산)

이 외에도 서울버스투어(가칭)와 생일(6.8, 화)도 있어요.

한가하고 가끔은 바쁜, 그새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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